암튼 간 걘 아니야
오빠라는 단어 쓰지 마


아침, 집 문을 열기도 전에 여주의 폰이 연신 진동했다.

알림창에 떠 있는 이름은 ‘꼰대오빠’.


세훈
💬“야 꼰대동생, 일찍 일어났냐? 나 아직 이불 속인데. ㅋㅋ”


최여주
💬 “ㅋㅋㅋㅋ 오빠가 꼰대지 나보고 꼰대래ㅋㅋ 얼른 일어나요”


세훈
💬 “하… 진짜 아침마다 힘들다. 나 오늘 하루종일 잔다에 한 표 건다.”


최여주
💬 “하….선배면 모범을 보이세요~“

여주는 폰을 들여다보다가 케케 웃음을 터뜨렸다.


최여주
“이 오빠 진짜 왜 이래, 완전 웃겨ㅋㅋㅋ.”

스스로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옆에서 운동화를 끈 매던 동민이 고개를 홱 돌렸다.


한동민
“…오빠? 지금 오빠라 했냐?“

여주는 폰을 잠그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최여주
“아, 그냥. 세훈 선배 있잖아. 어제 체육대회 때 말 걸었던.”

동민은 순간 말이 턱 막혔다.


한동민
“아… 그 선배? 근데… 너 지금, 오빠라 그랬어?”

여주는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최여주
“어제 선톡이 왔는데 대화하다보니 완전 웃긴 사람이더라고~얼굴에 가려졌을 뿐이지 개그맨이 따로 없더라니까?“


최여주
“그렇게 장난치다보니까 서로 ‘꼰대오빠’, ’꼰대동생‘으로 저장하면서 그렇게 부르게 됐어ㅋㅋㅋ”

다시 울린 카톡 알림에 여주가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내자, 동민은 괜히 무심한 척 앞만 보고 걸었다.

다시 울린 카톡 알림에 여주가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내자, 동민은 괜히 무심한 척 앞만 보고 걸었다.


최여주
(옆에서 흘끗 보며) “왜, 아침부터 기분 안 좋아 보여? 어제 늦게 잤냐?“


한동민
“아냐. 그냥.”

여주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다시 폰을 보며 킥킥거렸다.

동민은 시선을 창문 쪽으로 돌렸지만, 마음은 자꾸 여주의 웃음에만 꽂혀 있었다.


한동민
‘웃기긴 뭐가 웃겨. 뭐가 그렇게 좋다고 계속 웃냐…‘

하지만 그런 말은 끝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삼켜졌다.

여주는 카톡을 보내다 말고 옆에서 굳은 표정으로 걷는 동민을 힐끔 보더니 슬쩍 웃음을 터뜨렸다.


최여주
“야, 너 오늘 왜 이렇게 예민하냐? 나 뭐 잘못했냐?”

동민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


한동민
“아닌데. 그냥 평범한데?”


최여주
“에이~ 아닌데?”

여주는 일부러 동민 앞쪽으로 성큼 다가서더니 뒤돌아 걸으며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했다.


최여주
“너 표정 지금, 삐친 사람 딱 그거거든? 혹시… 질투하는 거야?”


한동민
“뭐? 내가 뭘 질투해.뭐.뭐. 네가 뭔데”

동민은 바로 반박했지만, 귀끝이 붉어진 걸 감추진 못했다.

여주는 그걸 보고 더 즐거워져서 폰을 흔들며 말했다.


최여주
“아, 진짜 웃겨. 그냥 오빠라고 저장해놨을 뿐인데. 너도 오빠로 불러주랴? 한오빠~”


한동민
“야, 그만해라.”

동민은 당황해서 눈을 흘겼지만, 여주는 이미 깔깔거리며 앞장서 걸어가고 있었다.

잠깐 멈춰선 동민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한동민
‘쟤는 장난처럼 말하는데… 왜 나만 진심인 거 같지?‘

그 뒤를 따라가며 괜히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 맞췄다.

학교 정문.

아직은 체육대회 여운이 남은 듯, 거리마다 운동회 얘기로 떠드는 학생들이 보였다.


세훈
“어? 최여주!”

여주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교문 앞쪽에 세훈 선배가 서 있었다.


최여주
“어… 선배애! 방금 일어났다더니 빨리 왔네?”

세훈은 다가와 시원하게 웃었다.


세훈
“응ㅋㅋㅋ너한테 톡하고 바로 준비하고 나왔어”


세훈
“어, 옆에 친구 너가 계주 응원하던 애 아냐?“


최여주
“맞아. 내 베프 한동민“


세훈
“안녕? 너 어제 진짜 열심히 뛰더라.”

세훈이 웃으며 손을 살짝 들어 인사했다.


한동민
“…네. 2학년 2반 한동민이에요.”


세훈
“그래그래, 동민이구나. 나 3학년 김세훈. 어제 완전 잘 뛰던데? 반 애들 다 놀랐겠다.”


최여주
“그래그래 동민이구나ㅋㅋㅋㅋ으 진짜 더 꼰대 같애ㅋㅋㅋ”


세훈
“ㅋㅋㅋ이게 어제부터 팔팔한 19세를 늙은이 취급하네?”


세훈
“나이차이 나면 얼마나 난다고?”


최여주
“으 …!그 멘트만 좀 빼요ㅋㅋㅋㅋ”


한동민
(헛기침 하며)“으흠…!저희 이제 들어가야 돼요. 종 치겠네.”


세훈
“어, 그러네. 앞으로 경기 있으면 불러. 내가 응원 제대로 해줄 테니까.”


한동민
“굳이요?”

세훈은 순간 멈칫했지만, 금세 다시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세훈
“장난이야, 장난. 괜히 긴장하네? 하여튼 학교에서 자주 보자.“

동민을 귀엽다는 듯이 쳐다보곤 픽 웃고 떠나는 세훈.

그 웃음의 의미를 눈치 챈 한동민은 기분이 나빴는지 눈썹을 찌푸린다.

짧은 정적. 여주는 괜히 동민 눈치를 보며 말을 꺼냈다.


최여주
“저 오빠가 원래 친화력이 좋은 사람인 것 같더라고?하하..?”


한동민
“오빠라는 단어 쓰지마. 니가 하니까 토할 것 같아.”


최여주
“뭐냐?나는 너 기분 안 좋아보이길래..어? 걱정했는데 어? 친구라는 놈이 위로해주는 사람한테 토할 것 같다고 하냐?“


최여주
“역시 검은머리 짐승은 키우는 거 아니라더니….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


한동민
“뭐래.”

작가
도대체 보넥도 언제 귀국하나요…………..

늦게 왔네요….sorry

다른 분들도 팬픽 업로드를 안 하시더라고요? 볼 게 없어서 앱 방문을 거의 안 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