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데빌! [BL]
03_그딴 학교, 나도 다닐 수 있다!



권순영
이거 놔봐. 나 오늘은 일찍 자야 돼.


우지
아직 11시밖에 안 됐다!


권순영
내일 학교 가야 되니깐 좀 일찍 좀 자자...


우지
학교? 그 저번에 커다란 건물 말이냐?


권순영
그래, 내일 8시까진 가야 된다 말이야.


권순영
그리고 내일부터는 너 혼자 집에 있어.


우지
왜! 나 혼자 심심하다!


권순영
너 그 저번에 한 짓은 기억 안 나냐.


권순영
그때 애들 난리가 나서 119까지 불렀다고...


우지
칫... 솔직히 그때는 너무 짜증났다!


권순영
됐고, 그러니깐 얼른 자.


권순영
내일은 대신 맛있는 거 부엌에 놓고 갈 테니깐.


우지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권순영
그래, 미안하지만 평일에는 너 혼자 있ㅇ...


이지훈
나도 인간 상태로 학교 그딴 것, 다녀주지!


권순영
ㅇ, 어?


03_그딴 학교, 나도 다닐 수 있다!



이지훈
왜 안 된다는 거냐!


권순영
미쳤다고 네가 학교를 다니겠다고.


권순영
네가 생각하는 그딴 학교 아니다.


이지훈
그냥 의자에 앉고, 밥도 먹고, 친구들이랑 있으면 되는 거잖아!


권순영
...갔다가 올 테니깐 가만히 있어.


권순영
나중에 갔다와서 얘기하자.

구구절절 애태우는 지훈에 비해 생각없는 순영은

현관문에서 다투다가 결국 바로 나가버렸다.


이지훈
매정한 수녕 같으니라고...


이지훈
나중에 오면 얘기해야지!



이지훈
...그나저나 혼자서 뭐하고 놀지.

한편, 꽤 아슬하게 도착한 순영은

곧바로 책상에 앉자 원우와 준휘가 다가왔다.


문준휘
좋은 아침~


전원우
이제는 덤덤하네.


전원우
그러고 보니깐 그때 너 뭐 때문에 쓰러진 거래?


문준휘
몰라... 상태는 개멀쩡한데 갑자기 기절해서 의사쌤도 놀랬대.


전원우
난 또 영양 실조 막 이런 거 있는 줄 알았네.


문준휘
에이, 먹는 건 기깔나게 잘 먹는데 무슨~


문준휘
그렇지 않냐, 권순영?


권순영
ㅇ, 어... 당연하지.

괜히 준휘 때문에 식은땀이 나는 순영이었다.


문준휘
야, 그나저나 너 사탕 좀 있냐.


권순영
있는데, 하나 줘?


문준휘
응! 아침부터 이상한 거 먹어서 입 존나 텁텁함.

순영은 곧바로 가방에 손을 넣고는

딸기우유맛 나는 사탕을 건네주었다.


권순영
자, 여기.


문준휘
고맙습니다~


전원우
아니, 얘 엄마가 쓰러진 거 듣고는 이제 아침부터


전원우
체력 때문인 줄 알고 홍삼 먹고 오게 함ㅋㅋㅋㅋㅋ


문준휘
아, 진짜 나 멀쩡한데 계속 내 입으로 쳐넣어;;


문준휘
도망치면 또 달리기는 빨라서는 잡히고 진짜...


문준휘
아침부터 SF 영화 하나 찍고 온다ㅋㅋㅋㅋㅋㅋ


권순영
그러면 홍삼맛 캔디로 준비할 거 그랬나.


문준휘
야, 미친놈아!!


권순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원우
이야, 니 가방에 단 것들 한 가득이네.


전원우
아직도 계속 먹고 있냐?


권순영
어쩌다보니 이젠 입에 사탕이 항상 있게 돼.


권순영
요즘은 사탕 종류도 많아서 먹기 좋고.


권순영
그리고... 입에 뭔가 없으면 내가 불안해서.


전원우
에휴, 저거 저러다가 당뇨병 오겠네.


문준휘
지랄, 니 먼저 생각하고 말하세요.


문준휘
카페인 중독인 새끼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권순영
맨날 여친 바뀌는 새끼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문준휘
그래, 맨날 여친이나 바뀌어지ㄴ...


문준휘
시발, 뒤지고 싶냐?!


전원우
권순영 나이스 샷~


권순영
꼬우면 사탕 밷던가요.


문준휘
...반박따윈 못 하니깐 사탕이나 쳐먹을게요.


전원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은 시간, 소파에서 뒹굴거리는 지훈은

눈에 초점이 없어진지 이미 오래였다.


이지훈
저 네모 박스 같은 거를 어떻게 작동하는지만 알려주지...


이지훈
나쁜 수녕자식...

지훈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었다.

그의 방 구경, 잠 자기, 꺼내놓은 치즈 까서 먹기...

온갖 지랄을 한 것 같지만 아직 12시도 넘기지 못 했다.


이지훈
...안 되겠어! 길은 아니깐 한 번 찾아가는 수밖에!

결국 지훈은 어느 신발도 신지도 않고는

아침에 순영이 하듯이 문을 열고 맨발로 밖을 나섰다.


이지훈
다시 봐도 크긴 크다...

어느새 걷다보니 저번에 보았던 익숙한 건물이 나왔다.


이지훈
저 큰 건물 중에 수녕은 어디에 있을까...


이지훈
그러니깐... 아, 저기로 가는 거였다!


선생님
자, 이 지수부등식은 같은 문자로 반복하니 t로 치환해서...

탁탁 소리와 함께 칠판엔 수학 기호들로 가득찬 시간 속에

고개만 앞뒤로 움직이는 준휘와

연필 소리를 조심스럽게 내는 원우와

그저 멍하니 칠판만 바라보는 순영이 있었다.

선생님
그러면 t의 제곱 마이너스 3t... 야, 문준휘!!!!


문준휘
ㅇ, 에... 네?

선생님
그래서 t는 자연수 중에 뭘 대입하면 된다고 했을까?


문준휘
어, 음... 3이요?

선생님
닌 교사 지도 불량으로 벌점 1점이야, 임마.


문준휘
아, 선생님ㅠㅠㅠㅠㅜ

선생님
시끄럽고 나중에 안전생활부실로 와.


문준휘
ㅠㅜㅡㅠㅜㅡㅠㅡㅠㅠㅠ


전원우
야, 권순영. 너 뭔 생각해.


권순영
어? 아니, 그냥 뭔가 좀 불안해서.


전원우
니 시험 점수 파탄 날까봐?


권순영
...그거 말고.


전원우
아님 너 사탕 안 먹고 있냐?



권순영
아니, 그냥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든다.

혼자 집에 두고 온 지훈 때문인지

유난히 걱정 한 가득인 순영이었다.

뭔가 금방 일이 하나 터질 것 같은 그런 걱ㅈ...

쾅!


이지훈
권수녕, 찾았다!!


문준휘
?


전원우
?

선생님
ㄴ, 너는 누구니...?

힘차게 문을 열고 난 지훈이 곧바로 순영을 불렀다.

순간 정적이 흐른 사이에 순영은 조용히 이마를 짚었다.


권순영
야, 이지훈.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이지훈
뭐야, 왜 다 나만 쳐다봐? 나 귀여운 거 안다고!


전원우
야, 쟤가 다른 친구 있었냐.


문준휘
노노, 저 새끼 찐따여서 우리밖에 없잖아.

선생님
그러니깐... 너는 어떤 일로 왔니?


권순영
저기, 선생님. 그게 아니ㄹ...

선생님
아, 혹시 네가 그 전학온다던 학생이니?


권순영
...네?


이지훈
ㄴ, 네! 제가 그 학생이요!


권순영
야!!

선생님
아직 수업 안 끝났으니깐 일단 교무실에 가 있으렴!

선생님
보아하니 순영이가 아는 사이인 것 같은데 데려다주고 와줘.


권순영
아... 알겠습니다.



권순영
내가 너 때문에 미치겠다...


이지훈
전학이 뭐고 학생이 뭔지 모르겠다만 다닐 수 있다는 거지?!


권순영
됐고, 내 슬리퍼나 신어.


권순영
뭐하느라 맨발로 여기까지 온 거야.


이지훈
앗, 인간 상태가 오랜만이라 깜박했다.

이미 더러워진 발에 지훈은 조금 큰 슬리퍼를 신었다.

걷기 불편했다만 방금 전까지 신고 있던 순영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권순영
그런데 너 입학서 같은 거 쓸 텐데 어떡하지.


이지훈
걱정 마라! 어떻게든 쓰다보면 괜찮겠지!


권순영
난 모르겠다. 네 운에 맡겨야지, 뭐.


권순영
니 이름만 쓸 줄 알면 돼.


이지훈
그래서 그 교무실이란 공간은 어디냐!


권순영
여기, 들어가서 맨 왼쪽 조금 화사한 곳 하나 있을 거야.


권순영
거기가 선생님 자리니깐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이지훈
응! 알았다!


이지훈
열심히 잘 싸우다가 돌아오겠다!


권순영
선생님 앞에서는 존댓말하고...

조금 혼자 두기엔 불안하지만 나머지 수업을 위해

겨우 발걸음을 돌린 순영은 그저 목이 탈 뿐이었다.


어느덧, 종례시간까지 찾아오고.

지훈에게선 감감무소식이었다.


전원우
와, 눈이 너무 감긴다.


문준휘
집 가서 바로 낮잠이나 자야지~


권순영
야, 혹시 교무실로 좀 같이 가줄 수 있어?


문준휘
왜... 거기까지 가기 귀찮은데.


전원우
그러고 보니 그 수업때 쳐들어온 애는?


권순영
그러니깐. 걔 때문에 한 번 가 봐야 될 것 같아서.


권순영
그때부터 소식이 없어.


이지훈
나 찾는 거냐?


문준휘
아씨, 미친!!?

언제부터 있었는지 눈 앞에 바로 인기척을 낸 지훈에

준휘는 놀라 뒤로 자빠졌다.


권순영
뭐야, 너 어떻게 됐어?


이지훈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


이지훈
이 몸이 내일부터 이 학교라는 곳에 다닐 수 있다!!


권순영
...내가 너 때문에 살질 못 하겠다...


전원우
어, 그러니깐... 안녕?


문준휘
우와, 되게 아담하네.


이지훈
...

지훈은 준휘를 쳐다보더니 이유 없이 뛰어올라

머리를 한 대 세게 쳤다.


문준휘
악! 왜 갑자기 때려?!


이지훈
감히 너 따위가 위대한 악ㅁ... 으읍!!


권순영
야, 내일 보자. 난 얘 좀 데리고 가야 돼서 먼저 간다.


전원우
ㅇ, 어. 잘 가라...?

순영은 입을 막고 지훈을 질질 끌어갔다.

덕분에 준휘와 원우는 영문을 모르겠다고...


- 비하인드

선생님
어머, 선생님! 오늘 보니깐 전학생이 왔더라고요!

- 왠 전학생이요...?

선생님
네? 저번에 2학년으로 전학생 오신다고 하셨잖아요!

- 아니요, 아직 올려면 멀기도 했다만...

- 1학년에 심지어 복학생으로 올 예정인데.

선생님
...

- ...

선생님
이, 일단 입학서는 제출했으니 제가 저희 반으로 넣겠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지훈은 자연스럽게 순영과 같은 반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