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년
29 데이트 (with 의건)



어린 의건
"주현아!"


어린 의건
"주현아!"

그것은 과거.

어쩌면 과거의 망령.

혹은 기억의 습작.

주현이 의건과의 행복했고 고통스러웠던 1년 중에서,

행복했던 6개월, 그 6개월의 초반에 있었던 일.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 그렇기에 가장 잊고 싶은 기억 중 하나.


어린 의건
"빨리 와!"

첫 데이트의 기억.

의건과의 첫 데이트이자, 인생의 첫 데이트.


어린 주현
"미안.. 좀 늦었지?"


어린 의건
"아냐, 나도 방금 왔어."

주현은 그 말에 더 미안해졌다.


어린 주현
'... 방금은 무슨. 2시간이나 늦었는데.'

그랬다.

별 생각 없이 약속 1시간 20분쯤 전 일어났는데,


어린 주현
'아냐!!!!'

그녀의 맘에 안 드는 코디를 바꾸고 바꾸길 수십 번.

덕분에 예상치 못하게 2시간 지각을 하게 된다.


어린 의건
"영화를 늦게 시작하는 걸로 예약해서 다행이다, 하하.."


어린 주현
"... 진짜 미안해."

그는 일부러 영화를 늦게 잡은 것임에 틀림없었다.

주현과 별 쓰잘데기 없는 말이라도 하고 싶었을 테니.

늦은지 10분이 지났을 땐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거고, 주현을 만날 생각에 설레 했을 거고,

30분 뒤엔 좀 늦네 했을 거고,

1시간 뒤엔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걱정했을 거고,

2시간이 지나자 자신을 싫어하는 게 아닌지 걱정했을 거다.

그 생각이 미치자 미치도록 미안해진 주현이었다.


어린 주현
"... 진짜 미안해. 어서 영화 보러 가자."

덕분에 당장 영화를 보기 위해 출발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어린 의건
"... 그래."

그러고는 먼저 가는 의건.

그런 의건에게,

포옥.


어린 의건
"으응?"

의건을 뒤에서 살며시 안는 주현.


어린 주현
"미안해. 용서해 줘."


어린 의건
"어, 응? 아니? 나 화난 적 없어!"

사실 조금 삐치긴 했지만,

이 백허그 때문에 잊혀졌다.

사람들
"어우, 꼴불견이다.."

물론 이건 만화가 아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지만, 그냥 그러고 있었다.

영화를 보러 온 그들.

한참 영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린 주현
"하하하."

웃고 있는 주현을 가만히 쳐다보던 의건은,

스윽.


어린 주현
"응?"

그녀의 손을 문득 잡은 의건.


어린 주현
'으아아아아아악!!!'

덕분에 속으로 소리치게 된 주현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의건.

주현은 어둠 속에 빨갛게 타오르고 있는 의건의 귀를 보지 못했다.

그도 떨렸다.

자연스럽게 손잡을 타이밍 잡다가 애매하게 잡았으니깐.

하튼 둘은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영화 데이트를 끝냈다.

그리고 그 다음.


어린 주현
"그럼.. 갈게!"

그 어색함을 갈 때까지 둘은 극복하지 못했다.


어린 의건
"으응.. 그래."

그리고는 뻣뻣하게 뒤돌아 가는 주현.

그런 주현의 등에 대고,


어린 의건
"주현... 아!"

소리치는 의건.


어린 주현
"으응...?"

주현이 돌아보자,

이번엔 귀뿐만 아니라 온 얼굴을 다 붉힌 채로 말하는 의건.


어린 의건
"좋.. 좋..."

호기롭게 부른 것과 달리, 의건은 잘 말하지 못했다.


어린 주현
"...?"

덕분에 주현은 의건이 뭘 할지 못했다.


어린 의건
"좋아ㅎ..."

그러더니,

큰 한숨 쉬고 말하는 의건.


어린 의건
"잘 가라고. 그리고.."


어린 의건
"사랑한다고."

담담하게 말하고는 뒤돌아서는 의건.

덕분에 주현의 얼굴까지 확 붉혀 버리는 의건이었다.

그래, 그건 행복했던 기억.


전정국
"배주현!!!!"

주현을 애타게 찾고 있는 정국.


배주현
"으음.."

그리고 건물 잔재에 깔려 있는 주현.


전정국
"어디 있어!!!!"

이건 행복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아픈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