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년
34 장미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3)



강슬기
"아니, 없는데?"

슬기는 정곡을 찔렸지만 뻔뻔하게 대처했다.

누가 보면 진짜 없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전정국
"전부터 이상했어, 너. 솔직히 있을 거야. 근데 이것 하나 가지고는 뭐가 확실하진 않을 거지. 안 그래?"

거의 셜록급 추리를 하는 정국.


강슬기
"그걸 니가 알아서 뭐하게?"

그러자 슬기가 차갑게 대꾸했다.

괜히 울컥한 정국.


전정국
"알아서 뭐하냐니... 당연히 주현이를 위해...!"


강슬기
"주현이를 위해? 그런 위인이 11년만에 고백하고 자빠졌냐?"


전정국
"그건 언제까지 들먹일 거야? 나도 이제 변하려 하는 거야, 알아?"


강슬기
"몰라. 난 몰라. 주현이를 누가 잘 케어해줄 수 있는지, 누가 안 변할지! 니가 뭘 알아? 나도 내가 알아서 생각하고 말하고 안 말하고 하는 거야!"

정국이 멈칫했다.

그래, 확실히 슬기는 생각이 있었고, 오히려 더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 눈치 등이 있었다.


강슬기
"내 통찰이 실패한 게 한 번이지, 강의건이 그런 거! 그때 내 심장도 무너져 내렸어! 주현이를 잘 지켜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남자를 찾았다 생각했는데! 그 남자는 쓰레기였고, 주현이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전정국
"......"


강슬기
"나 15살 이후엔 진짜 주현이 잘 지켜주려 했는데."


전정국
"하.. 맞다, 그 즈음에 주현이 가족이 차 사고로 다 돌아가셨댔지, 타이밍 참.."

그때였다.

사고?

갑자기? 그렇게 타이밍 맞춰서?


전정국
"혹시..?"


강슬기
"너도 그 생각 하냐? 맞아, 나도 그랬어. 나 주현이 상처 입고 강의건 조사해 봤는데, 온리원 상속 순위 1순위라는 거 알았지. 혹시 살해당하신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정국도 한 생각이었다.

너무 소설 같다고?

그렇게 말하기엔 이미 주현의 인생이 하나의 소설에 가까웠다.


강슬기
"근데 증거가 단 하나도 안나오더라. 이상하게 변호사들은 뭘 숨기는 것 같고."

슬기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정국도 일단 그 비밀에 관해선 넘기기로 했다.


배주현
"... 바보, 말미잘, 망할 놈, 병주고 약주는데 병이 너무 세서 약이 안 들게 하는 놈..."

그때 저 멀리서 주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정국
"...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왠지 듣기 이상한 말들과 함께.


강슬기
"그걸 어떻게 알아. 빨리 죽은 척이나 해."

그땐 몰랐다.


강의건
"......"

그 대화들을 의건이 듣고 있었을 줄.


강의건
'이거 곤란한데...'

의건은 당황스러웠다.

지금 저들이 하는 얘기들은 전부 사실이었다.

의건이 모르는 건 단지,


강의건
'차 사고? 어머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이 대목이었다.

이 정보는 의건이 하나도 접하지 못한 정보였다.

이상했다.

그래도 명색이 온리원 상속 순위 1순위인데, 그가 아무것도 몰랐다고?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했다.

마치 일부러 정보가 새 나가는 걸 누가 막은 것 같았다.


강의건
"... 제기랄. 그 망할 놈의 여편네가 진짜 제대로 막아 놨구만."

의건도 조사할 거리가 생긴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