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년

41 화창한 오후 (2)

진시안 회장

"자,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는 걸로..."

여기는 평범한 대기업. 그중에서도 평범한 회의장으로 보였다.

그때였다.

쾅!

사람들

"뭐, 뭐야?"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문 쪽이었다.

소리의 근원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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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하이, 다들 안녕."

의건이었다.

사람들

"잠깐... 저 망나니가 갑자기 여긴 왜?"

사람들

"망나니라뇨, 그래도 상속서열 1위입니다."

사람들

"좆까라그래. 경영은 1도 모르는 놈이 그냥 아들이라고 상속이라고? 그건 최대 주주인 내가 못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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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어이, 거기 이사님! 좀 닥쳐주시죠?"

최대 주주라는 자가 입을 다물었다.

사람들

"씨발... 망할 망나니 새끼..."

정확히는 조금 벌리고 있었지만.

그럼 이 회의장에 가장 상석에 앉아 있는, 회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놀랍게도 웃고 있었다.

진시안 회장

"오, 우리 사랑하는 아들. 정말 오랜만이야. 안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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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하하, 반가워 죽겠네, 이 바람둥이 여편네야."

'바람둥이' 란 말을 듣자 마자, 회장의 표정이 썩어 들어갔다.

진시안 회장

"바람둥이라니, 그래도 엄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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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병~신. 좆까세요~! 낳아주기만 하면 다 엄마냐?"

회장 표정이 더욱 더 일그러졌다.

진시안 회장

"다들 나가 보세요."

사람들

"하지만, 회장님..."

진시안 회장

당장.

사람들

"......"

아까 그 웃고 있던 얼굴은 다 어디로 갔는지, 어마어마한 포스만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궁시렁대면서도 나갈 수밖에 없었다.

진시안 회장

"그래, 아들아. 간만에 어쩐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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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와, 얼굴 또 변했네. 앉아있는 자리가 아니었으면 못 알아볼 뻔했어. 또 얼마나 돈을 쳐바른거야?"

진시안 회장

"의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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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우웩. 역겹게 부르지 마."

진시안 회장

"너 뭔가 할 얘기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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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어, 맞아."

회장이 씨익 웃더니 말했다.

진시안 회장

"그럼 엄마가 좋은 데를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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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와, 진짜 조용해 보이는 데를 찾았네. 대단하시다 아주."

진시안 회장

"의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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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역겹게 부르지 말라고. 이 늙은 주제에 예뻐 보이고 싶어서 환장한 여편네야."

진시안 회장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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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진시안 회장

"내 나이 42야. 강우주, 그 미친 늙은놈한테 꽃다운 나이 스물에 잡혀갔지. 너 그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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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진시안 회장

"역시 모른다는 눈치네."

진시안 회장이 미친 듯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진시안 회장

"넌 니 아버지가 엄청 깨끗하고 대단한 사람인 줄 알고 있지? 틀렸어, 병신아! 내가 왜 잡혀갔는 줄 알아? 강간당했어, 스무 살의 내가 45살 아저씨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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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뭐, 무슨 소... 난 아빠 아들이 아니었던 게..."

진시안 회장

"그 뒤로 내가 자기최면 걸었지. 넌 강우주 아들이 아니다... 넌 강우주 아들이 아니다...!!"

진시안 회장

"그래도 미친 듯이 죽이고 싶은 강우주와 달리 넌 그래도 자식이라고 잘 키우고 싶었지. 넌 내 꺼였어. 내 소유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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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진짜 미쳤구나.

표정도, 말투도 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친 사람 같았다.

진시안 회장

"근데 니가 다른 여자와 놀아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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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그래서 시킨 대로 헤어졌잖아. 헤어졌잖아!!!"

진시안 회장

"니가 니 의지로 헤어졌냐? 아까워, 너무 아까워!!! 니가 반항하길래 그년을 내가 죽이려 했는데 가족만 죽고 그년은 안 죽었지!!!"

의건은 정신이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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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그렇다는 건... 역시 당신이... 주현이 가족을..."

예상은 했지만 당사자에게 직접 들으니 배신감이 차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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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시발, 어떻게 엄마라는 작자가...!"

퍽!

의건은 순간적인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회장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그런데도 회장은 그냥 실실 웃고 있을 뿐이었다.

진시안 회장

"근데 요즘 보니깐, 니가 한국에 왜 돌아왔나 했더니, 그년 때문인 것 같더라? 효리하고 걔네하곤 왜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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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역시 내가 한국에 돌아온 줄 알고 있었군."

진시안 회장

"그럼, 난 니 모든 걸 안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의건이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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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진짜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당신."

진시안 회장

"아니, 미친 건 너지. 감히 내 경고를 무시하고 또 그년이랑 놀아나?"

회장이 씨익 웃었다.

진시안 회장

"민윤기!"

의건은 놀라 주춤거렸다.

민윤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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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넵,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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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역시...'

그때 그 주현이를 때리려던, 그리고 현재 주현이 폭행사건 범인인 사람이다.

근데 저 여편네가 뭐하려는 거지?

진시안 회장

"쟤 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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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서, 설마...

진시안 회장

"말을 안 듣는 강아지는 매가 약이지.."

회장은 이제 누가 봐도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였다.

진시안 회장

"쟤는 기둥에 묶어서 놓고 오고, 그 배주현이란 년 이번엔 확실히 죽여놔. 쟤 온 거 보니깐 죽이진 않았지? 너 이번에도 내 명령 불복종하면..."

진시안 회장

"진짜로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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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네, 회장님."

세상에. 그 민윤기마저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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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시바, 내가 쉽게 질 것 같아?!"

의건이 투지로 똘똘 뭉치고 있을 때였다.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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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응."

뒤에서 누가 뭔가 단단한 걸로 의건을 쳤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크큭, 병신. 설마 나 혼자일거라 생각한거야?"

의건은 흐려져가는 의식을 붙잡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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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주현아...'

그러나 할 수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주현이 아른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