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악연(휴)

# 05 그녀석의 사정 (1) - 병원 편

그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담을 넘느라

손에 묻은 먼지들을 대충 털어냈다.

살짝 핀 벚꽃들이 이따금 그의 머리카락에

떨어졌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의 휴대폰이 시끄럽게 울리지 않았다면

따스한 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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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왜?

울리는 전화를 무심하게 받아드는 태형이었다.

???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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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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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누구세요 ㅇㅈㄹ ㅋㅋㅋ.뭐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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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ㅋㅋㅋㅋㅋㅋ 담 넘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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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 ㅅㄲ...아직도 정신 못차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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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뭐 ㅋㅋㅋ 용건이나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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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유나가 너 복부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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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제수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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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 ㅁㅊ 새끼야 ㅋㅋㅋ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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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하여간..괜찮다고 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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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알따.

뚝-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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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놔...이 정 없는 자식..바로 끊어버리네

태형이는 폰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태형은 책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소파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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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피곤해...

그는 아침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

.

.

그는 벚꽃을 잠시동안 그저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는 말없이 한동안 그자리에 서 있다가

한참 이따가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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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왔다~~

태형은 책가방을 간의침대에 대충 던지고는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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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직 자냐..? 이거 마신다?

태형이가 이불을 뒤집어 쓴 환자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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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마시고 물어보는 건 도대체 뭐하는 자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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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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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다리는 어때...?

정국은 이불에 가려진 다리를 드러냈다.

다리는 붕대로 꼼꼼히 감싸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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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대로지 뭐...가끔씩 통증이 오는 거..? 정도

태형은 잘못 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정국이의 표정이 평소와 많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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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무슨 일 있지..? 나 촉 되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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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뭔 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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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솔직히 말해

태형이가 정국이의 멱살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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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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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니..나 몰래 연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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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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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솔직히 다 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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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연애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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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썸이냐!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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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야 새끼야 ㅋㅋㅋㅋㅋㅋ

둘은 한참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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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산책 갈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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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학교 안 늦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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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그리고 뭐..늦어도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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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ㅁㅊ새끼 ㅋㅋㅋ 철 좀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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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조용히 하고 그 썸 얘기나 해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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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ㅋㅋㅋㅋ 닥쳐 ㅋㅋㅋ

태형이는 정국이가 휠체어를 타는 것을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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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서...? 어떤 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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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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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떻게 만난 사이냐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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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 병원 환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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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쁘긴 이쁜가봐..? 눈 더럽게 높은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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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예쁘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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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ㅁㅊ새끼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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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동 간호사

얼른 오세요.신 유나 환자.정신 분열 왔습니다.

경비 아저씨

서두르죠.

한 무리 간호사들이 재빠르게 둘을 지나쳤다.

태형은 무슨 큰일이 났나? 하고 정국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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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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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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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저 간호사들 따라가! 빨리!!

태형이는 더 물을 거 없이 간호사들을 따라갔다.

정국이의 표정은 누가봐도 급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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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나와!!!

의사들이 방문 앞에 서 있는 병실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태형이는 경비원에게 가로 막혔지만

정국이의 완강한 의지 때문에 억지로 뚫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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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신 유나!!!

방 안에 여자는 들리지 않는 듯 보였다.

방 안은 난리도 아니였다.

.

의사 한 명이 진정하라는 태도로 몸을 낮추고 있었고

여성은 한 손에 칼을 들고 자해하려는 거 마냥

칼을 손목 가까이 가져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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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신 유나!! 그러지 마!

아직까지도 안들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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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나 어떡해요...나...흑..흑..

여자의 목소리는 찢어질 거 같은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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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신 유나!!! 그러지 말자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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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가망이 없어...아무것도...

그녀의 목소리는 쉰소리가 나서 소름이 끼쳤다.

얼굴도 꽤나 야윈 듯 보였다.

여자는 칼을 높이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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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신 유나!!

정국이의 외침과 동시에 유나의 팔이 손으로 떨어졌다.

동시에 태형이도 그녀를 향해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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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이거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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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하...하...

.

.

.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였다.

유나의 팔목을 잡은 태형이가 칼을 뺐으려는 찰나

유나가 몸부림치는 바람에 메스가 태형이 복부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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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어....?

유나는 드디어 제정신을 차린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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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제 좀 정신 차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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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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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저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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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ㅆㅂ 이거 꽤 아프네..

태형이는 정신을 잃으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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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김 태형!!!!!!!

동시에 유나도 기절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