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해, 싫으면 말고

친구해, 싫으면 말고 (1화)

학교는 언제나 똑같다. 똑같은 종소리, 똑같은 교실, 똑같은 복도.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만큼은… 너와 걷는 이 길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수빈

"오늘 체육 시간 완전 웃겼지? 너 넘어질 뻔 한 거, 나 아직도 생각나."

"야—! 너도 미끄러져서 바닥에 주저앉았잖아. 내가 말 안 해서 그렇지."

네가 웃을 때 눈이 살짝 접히는 거, 예전부터 봐온 건데… 왜 오늘은 그렇게 심장이 쿵 하고 울릴까.

수빈

"근데 너, 오늘 좀 이상하다? 말도 별로 없고."

"그냥… 피곤해서."

거짓말이다. 사실은, 방금 네 손등이 내 손에 닿았을 때, 숨이 막히는 줄 알았으니까

수빈

"그래? 알았어 그럼 내일 학교에서 보자, 나 간다!"

"응, 잘가 내일봐"

우린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 같이 웃고, 싸우고, 다시 화해하고 그런 친구. 그런데 오늘— 나는 네가 다르게 느껴진다.

평소라면 집으로 곧장 움직였을 발걸음을 멈췄다. 네가 사라진 골목 너머를 한참 바라봤다.

‘이게 뭐지? 내가 왜이래?’

'함께 걷는 길이 특별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는데…'

왜낯설게 느껴지는 걸까. 오늘따라 하늘이 좀 더 분홍빛인 것 같고 바람이 조금 더 따뜻하기도 한 것 같고 네가 먼저 가버려서 조금 아쉬워

(진동) – 띠링!

07:26 PM

수빈

"집 도착했어?"

07:26 AM

수빈

"오늘 왜 말수 없었는지 알려주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상한 감정을 꼭 숨겨야 할까 싶었다.

07:29 AM

"그냥 좀, 이상했어."

07:29 AM

"아까 학교 끝나고 너랑 걷는데 마음이..이상했어 몰라 그냥 모르겠어 이상해"

아 횡설수설 보내버렸다. 다시 보니까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다.

무심코 네 프로필 사진을 눌러본다. 아, 내가 찍어준 사진이다..

'그냥 갑자기 손을 잡고 싶었다고 보낼걸 그랬나'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