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쓸쓸하신

에피소드 1

1등석에 앉아 다리를 뻗고 시트를 뒤로 눕혀 기대있는 한 남자.

까만색 서류가방에는 노트북 하나와 USB 몇 개가 들어있었다.

르르르르르

울리는 전화기에 감았던 눈을 뜨고 전화기를 작은 손에 쥐었다.

오전 4:00

박지민 image

박지민

/ 안녕...?

전정국 image

전정국

/ 지민이형- 나, 정국이.

박지민 image

박지민

/ 아... 정국이. 왜?

전정국 image

전정국

/ 몇시 출국이에여?

박지민 image

박지민

/ 지금 비행기- 20분 정도 있으면 출발 할 거야.

전정국 image

전정국

/ 멀미약은 챙겨먹었어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 응- 열세시간인데. 멀미약은 먹어야지.

전정국 image

전정국

/ 태형이 형은 같이 안 와요? 윤기형이 계속 물어봐여-

박지민 image

박지민

/ 태형이? 김태형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덜 끝나서- 한 이삼주는 걸릴것같다는데? 막바지라, 금방 끝날거야.

전정국 image

전정국

/ 아 그래여? 형은 끝나써여?

박지민 image

박지민

/ 음... 아직 덜 끝났는데, 모레까지 논문 그쪽으로 보내주는 조건으로 출국하는거야. 비행기에서 끝내야지-

민윤기 image

민윤기

/ 야야- 박지민-! 김태형은?

박지민 image

박지민

/ 뭐야...? 누구야...? 윤기형?

민윤기 image

민윤기

/ 내 목소리도 기억 안 난다? 태형이는?

박지민 image

박지민

/ 태형이 이 삼주 있으면 올거에여-

전정국 image

전정국

/ 진챠... 전화할때 휴대폰 뺏지말라구여-!

박지민 image

박지민

/ 형들한테 물어봐- 뭐 필요한거 있는지- 면세점 들러서 뭐 필요한거 있으면 사 갈게. 빈 캐리어 하나 챙겼거든.

전정국 image

전정국

/ 음... 딱히 필요한건 없는데. 옷 몇벌정도만.

박지민 image

박지민

/ 알겠어-

전정국 image

전정국

/ 형, 근데 한국 들어오면 살 곳은 있어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 응- 일단 전세? 전세.. 응, 아파트 하나 구했어.

전정국 image

전정국

/ 철저하네여- 이제 출발하겠네여-

박지민 image

박지민

/ 응- 출발하려나보다. 끊을게-

전정국 image

전정국

/ 네- 좀있다봐여-

박지민 image

박지민

/ 아, 바로 병원으로 가면 되나? 그리고 지금 새벽 아니야? 왜 안 자고있어.

전정국 image

전정국

/ 한국시간 어떠케 아라여? 지금 형들 다 병원이에요, TA 생겨서. 나두 집에 오는데 콜 바다써여... 그리고 제가 공항 앞으로 나갈게여- 시간 되는 사람들은 다 나가기로해써여-

박지민 image

박지민

/ 어- 수고했어- (( 피식

전정국 image

전정국

/ 끊어여-

박지민 image

박지민

/ 응-

전화기를 비행기모드로 바꾸고는 양복 주머니에 잘 넣었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양복 자켓을 벗고는 비행기 창문을 열었다.

미국의 공항 풍경이 지민의 눈에 들어왔다.

처음 이 풍경을 봤을때는 얼마나 설렜는데.

지금은 뭔가... 모호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 다시 올 수 있으니까... "

오랜만에 가는 한국에 대한 설레임보다는

몇년간 지냈던 미국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출국을 결심했건만

비행기에 오르니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곧 이륙하겠습니다. 안전벨트를 꼭 착용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손님여러분 우리 비행기는 곧 이륙하겠습니다. 좌석벨트를 매셨는지 다시한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전 8:00

박지민 image

박지민

" 아으.... "

저장버튼을 누르고는 노트북을 껐다.

논문을 다 마친것 같았다.

노트북을 다시 서류가방에 넣고는 이륙할 때 닫았던 창문을 하늘이 다 보이도록 열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 ... 예쁘다. "

승무원

" 식사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어느것으로 준비해드릴까요? "

박지민 image

박지민

" 스테이크로 준비해주세요. 아, 술 있나요? "

승무원

" 포도주와인과 맥주 준비되어있습니다- "

박지민 image

박지민

" 그럼 와인 한 병만주세요. "

승무원

" 금방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또 필요하신거 있으신가요? "

박지민 image

박지민

" 아뇨- 괜찮습니다. "

승무원

" 10분 정도만 기다리시면 식사 제공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좋은 비행 되시길 바랍니다. "

박지민 image

박지민

" 네- "

10분 정도가 더 흐르고-

승무원이 다가와 지민에게 기내식을 건넸다.

지민이 기내식을 받아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이내 승무원이 와인잔과 와인을 건네주었다.

승무원

" 식사맛있게 하십시오- 와인의 도수는 3도입니다- "

박지민 image

박지민

" 네- 수고하세요- "

생각보다 약한 도수에 당황한 지민이었다.

기내식을 열어 빠르게 식사를 마치고는 하늘을 보며 와인을 마셨다.

미국 처음왔을때는, 여기 얼마나 앉고 싶었는지 몰라.

술은 커녕, 음료수만 홀짝거리며 먹었는데.

박지민 image

박지민

" 옛날 생각난다... "

빈 기내식을 승무원에게 건네고, 의자를 뒤로 끝까지 젖혔다.

노트북 가방을 꼭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자야지,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

.

눈을 비비며 잠에서 일어나 휴대폰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2:00

한국시간으로 오후 2시. 오래도 잤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 아으... 너무 많이 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