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관계는 엿같으니까.”

관계도 : 10% 겨울 그리고 봄

“여주~ 지금 대화 나눌래?”

“지금은 가능함? 다음교시에 할까?”

“지금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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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

지금은 3교시 쉬는시간, 매 시간마다 찾아오는 한지은에 미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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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미친놈.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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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그래서 할 말이 뭔데.

한지은

드디어 시간 되는 거? 여기서 말하기는 좀 그러니까 다른 곳으로 가자.

자기도 슬슬 짜증났는지 살짝 인상을 찌푸리다가 가자는 말에 입고리가 올라간 채로 앞장을 선 한지은을 따라갔다.

선생님

지민이 옆에_ 여주는 어디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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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잘 모르겠어요.

수업종이 치고도 10분이 지났지만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 여주에 한지은이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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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야, 김태형. 한지은이 서여주 데리고 갔냐. 무슨 일 난 건가?

지민이 앞자리에 앉은 태형의 등을 두어번 치고 속삭이자 김태형의 어깨만 으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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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서여주가 가만히 있을 거 같지는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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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런가.

언뜻 본 서여주는 적어도 맞고만 있을 거 같지 않긴 하던데,

서여주는 불안해 보이면서도 안정적이게 보이니까, 금방 돌아오겠지 걱정은 잠깐 접어든 박지민은_

빈자리를 힐끔보고는 수업에 마저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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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

아무런 생각 없이 한지은을 따라와보니 처음보는 체육관에 들어와있었다.

정리정돈은 커녕 먼지가 가라 앉아있는 걸 보아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구나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한지은

잠깐 여기 앉아 있어봐. 같이 다녔던 애들도 사과하고 싶대서 불러올게.

한지은이 턱짓으로 가리킨 곳은 메트 4장이 쌓여있어 그곳에 앉으면 한지은은 창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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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

다 알아봤다_

날 창고로 데리고 와서는 입고리가 뒤틀리며 올라가는 한지은을.

목적이 대화가 아닌 건 물론이고.

“한심해- ,”

한숨이 섞인 문장 하나가 허공에 흩날렸다.

매트위에 천장을 보고 드러누웠다. 조용하다.

촤아아 -,

눈을 지그시 감고 누워있을 때, 그 때.

내 얼굴로 차가운 액체가 쏟아진 건 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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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커흑…! 콜록 콜록…

머리와 옷이 젖기는 물론이고 코와 입에 물이 들어와 코끝이 아려왔다.

아무도 없을 거란 내 생각이 무색해지게 콜록거리며 벌떡 일어났을땐 이미 출구 쪽에서 키득거리며 나가고들 있었다.

+

뭘 야리냐ㅋㅋㅋㅋㅋㅋ 고상한 척 다하더니~ 등신년~ㅋㅋ

_라며 자기네들끼리 떠들다 문 밖으로 사라져 정말 혼자만이 남았다.

달칵소리가 마지막으로 정막이 찾아왔을 땐 문이 잠겼구나,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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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똑같아.

비로소 화양고 서여주는 연화고 서여주인 걸 인정하겠다.

축축히 젖은 교복으로 책상에 업드린 화양고 서여주,

온몸이 젖은 채로 창고에 드러누운 연화고 서여주,

머릿속에서 따로 떠돌던 그림들이 하나로 겹쳐졌다.

두 그림속에 있는 여학생은 춥지만 그렇지 않은 척 눈을 감아 잠들려고 한다.

채진솔

여주 어디 있는 지 모르지, 태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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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글쎄, 솔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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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무슨 일인데? 서여주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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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교시 쉬는 시간부터 안보여서_

4교시마저 끝난 시간, 점심시간이 시작돼도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여주를 찾는 그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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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서여주가 왜 안보여.

2학년 3반 앞에서 여주를 기다리다 그들에게 다가가는 민윤기

그는 여주와 점심을 같이 먹기위해 3분 전부터 기다리다 여주가 없어진 거 같다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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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선배님_ 여주가 3교시 이후로 안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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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한지은이 데리고 간 거 같던데, 잘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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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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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시발.

태형의 입에서 한지은이라는 이름을 들은 민윤기는 욕을 낮게 읖조을리고는 여주를 찾으러 나섰다.

채진솔

우리도 여주 찾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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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디에 있는 줄 알고 찾으러 다니겠다고 그래 ..

괜히 찾으려 나섰다가 한지은과 잘못 엮이게 될까봐 이번엔 진솔이 나서지 않았으면 하는 김태형이다

채진솔

……여주 찾을 때까지 나도 밥 안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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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생각보다 단호하게 나오는 진솔에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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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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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가자, 찾자. 찾으면 되겠네.

투정부리는 진솔을 타이르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준 태형은 진솔의 양쪽 어깨를 잡아 마지못해 계단쪽로 발길을 옮겼다.

채진솔

….여긴 학생 출입 금지인데…..

태형과 떨어져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지하로 내려온 진솔은 [학생출입금지]라는 글씨에 머뭇거렸지만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복도 끝, 작은 문 하나가 그녀를 맞이했고 진솔은 본능적으로 발길을 서둘렀다.

달칵, 달칵 -

있는 힘껏 당기기도, 밀기도 해봤지만 단호하게 잠겨 열릴 기세가 보이지 않는 문이었다.

채진솔

아, 저기가 잠겼네.

문 위쪽 고리에 자물쇠가 잠기지 않은 채로 걸려있어 빼기망 하면 열릴 문일 것 같았지만 쉽게 닿을 높이가 아니였다.

발꿈치를 들어 낑낑거리던 진솔뒤로 인기척 하나가 나타났다.

“너 누구냐?”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선생님인줄 알고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면,

한지은

뭐야 채진솔?ㅋㅋ

입안에서 혀를 굴리는 한지은과 마주하게 되었다.

채진솔

……….

한지은

니가 여길 왜 와, 왜 오냐고. ㅋㅋ

채진솔은 한지은 자신의 머리를 쳐 흔들리는 머리에도 두 입을 꾹 닫고 있었다.

그 모습이 답답했는지 한지은 짧은 조소를 내밷었고,

그리고 그와동시 채진솔의 얼굴은 순식간에 왼쪽으로 돌아갔다.

채진솔

…아아…-….

그녀의 붉은 왼쪽뺨이 맞았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한지은

뭐라도 된 것처럼 나대지마. 재수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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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솔이 누나- 여기있어요?

때마침 전정국을 선두로 지하로 내려온 남자들에 채진솔을 향해 들었던 한지은의 손은 공중에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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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 야. 그 손 안내려?

한쪽 볼이 붉어진 채 주저 앉아 있는 채진솔과 그녀를 향해 손을 들고 있는 한지은, 뻔히 그려지는 전 상황에 다들 눈이 돌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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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괜찮아, 솔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우물쭈물 거리던 한지은을 밀고 김태형은 채진솔앞에 한 쪽 무릎을 꿇어 부어오른 볼 상태를 확인했다.

채진솔

….응, 괜찮아 - 여주는 찾았어?

한지은

…아, 서여주 찾는 거였구나 - 미리 말하지 _

한지은

여주 반에 올라가는 거 내가 봤거든.

한지은에 말에 박지민의 입고리는 비틀렸다.

하지만 곧바로 제자리를 찾은 그의 입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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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썩어 빠진 그 표정부터 치우고 말해.

문에 걸려있던 자물쇠는 박지민에 의해 저 멀리 내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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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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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저기있네.

전정국의 손가락 끝이 매트에 누워있는 여주를 향했고 채진솔은 주저없이 달려갔다.

채진솔

여주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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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 아, …. 채진솔..?

누군가 어깨를 급히 두드리길래 눈을 뜨면 채진솔과 익숙한 얼굴들이 서있었다.

채진솔

너…. 몸이 왜이렇게 축축해…?!

채진솔

한지은이 그런거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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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

대답할 시간도 주지않고 쉴 틈 없이 질문을 해오는 채진솔의 볼이 빨간 게 보였다.

채진솔의 턱을 잡아 자세히 확인하면, 붉다 못해 피가 고여있는 손톱자국도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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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그거 한지은한테 맞은 거. 너 찾으려다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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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뭐….?

또 나때문에 다쳤다고?

나때문에 맞았는데도 미워하기는 커녕 걱정해주는 중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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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

채진솔

별거 아니야, 이거 - 금방 괜찮아져.

채진솔

난 진짜 괜찮은데, 안 추워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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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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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야, 채진솔.

채진솔

응….?

다가오지 말라고.

그러다 너가 얼어버릴거라고.

_왜인지 그 두 마디를 채진솔에게 전하기 어려웠다.

내가 자기 이름을 부르면 항상 웃음’꽃’을 피우며 대답하는 채진솔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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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아니다, 됐다.

매트에서 일어나면 따라 일어나는 채진솔이었다.

꽃을 피우는 봄은,

꽃이 지는 겨울과 어울릴 수 없는 봄은 봄이다.

겨울 다음으로 찾아올 계절, 봄_

겨울에게 꽃을 알려줄 그런 계절.

나름 신경 쓰고 쓴 건데 알아봐주시는 분이 계셨군요ㅠ

복선을 찾으면서 보시면 조금 더 재미있으실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