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20cm

어제는 최연준이 도와준 덕분에 다행히 그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았다.오늘도 여주는 두 손을 꼭 쥐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김여주 image

김여주

제발요...오늘도 그냥 지나치게 해주세요..제발 마주치는일 없게해주세요ㅠㅠ편히 집에 가고 싶어요ㅠㅠ

기도를 다 한 여주는 매일 그랬듯이 제일 먼저 교실문을 나갔다.오늘도 최연준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교문앞에 다다랐다.

맙소사.그 분들이 교문앞에 덩그러니 서있었다.마주치지 말게 해달라고 빌었던 소원은 무효가 돼버렸다.

울상이 돼버린 여주는 모르는척 지나가려고 했다.하지만 순순히 놔줄리 없는 그 사람들이 여주를 불러세웠다.

김일진

누나

여주는 소스라치게 놀라고는 금세 아무것도 아닌양 꿋꿋이 걸어갔다.그 사람들은 여주의 팔을 덥석 잡아버리고 억지로 서게 만들었다.

김일진

누나. 나 봤으면서 왜 그냥 지나가요..속상하게

여주의 머리속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그저 하느님을 원망하는것밖에 할수가 없었다.

김여주 image

김여주

얘들아 미안. 나 오늘은 진짜 급한일이 있어서 꼭 가야되는데...오늘만 좀 봐주라.

김일진

아~그래요?급한일이 있구나...그래도 안되죠 저희가 어떻게 찾아왔는데

김일진은 옆학교의 일진이다.언제부턴가 하학후 집에 혼자가는 여주를 눈에 들여 시간날때마다 여주의 학교앞에 찾아온다.그리고는 여주가 자신의 말을 듣지않는다면 폭행으로 이어져간다.

급한일도 꼭 가야하는 일도 없었던 여주였다.하지만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무슨일이 일어날지는 안봐도 비디오였다.한참후 여주의 눈에 들어온것은 다름아닌 최연준이였다.

자신에게 언제든지 도와줄수 있다고 말한 최연준이라면 지금 이 상황도 도와줄것만 같았다.여주는 지나가는 연준이 자신을 돌아봐주길 기다리며 아련한 눈빛으로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드디어 최연준과 눈이 마주쳤다.

눈에 눈물이 가득 찬 여주를 본것같은 최연준의 눈빛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눈맞춤이 1분이 지나갈쯤 연준의 친구들은 빨리 가야된다며 재촉하고 있었다.그렇게 연준은 여주를 끝까지 돌아보면서 갈길을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