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20cm(연준시점)

처음부터는 아니었다.의도적으로 한말도 아니었다.매일 그애가 당하는 모습만 멀리서 지켜봤었다.분명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지만,그렇다고 내가 오지랖이 넓은것도 아니었다.

그애의 이름이 김여주다.수빈이랑 같은반이었던 여주를 멀리서 볼수밖에 없었다.여주는 항상 누구에게나 잘해준다.그래서인지 애들의 놀림거리로 되는것이 일쑤였고 괴롭히기까지 하는 애들도 있었다.

그날이었다.인성이 좋지않기로 소문난 선배와 부딪혔던날,처음으로 여주한테 말을 걸었다.그리고 나도 감당하지못할 말을 해버렸다.내가 뭐라고 언제든지 도와줄수있다는 말을 한건지.지키지도 못할말을 하지나 말았을걸.후회의 연속이었다.

다음날이었다.알바점장님이 오늘은 꼭 늦지말고 와야된다고,중요한 미팅이라고,1초도 늦으면 안된다고 했었다.그래서 친구들과 1초도 늦지않기 위해 부랴부랴 걸어갔었다.

학교교문앞에 이르자 훤히 보이는 저 실루엣은 누가봐도 김여주였다.오늘은 또 항상 찾아오던 그 남자아이들한테 잡혀있었다.

김여주와 눈이 마주쳤다.

아차 싶었다.보지말걸.내가 오늘은 도와주지 못하는데...여주는 나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알바시간은 촉박하고 도와주고는 싶고 내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었다.

친구들의 재촉에 알바에 끌려왔지만 아무것도 집중할수가 없었다.머리속에서 계속 여주의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집에 돌아갈때까지 그 생각에서 벗어날수가 없었다.오늘도 다쳤으면 어떻게 하지?오늘도 울면 어떻게 하지?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그렇게 밤을 지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