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를 물다
#1. 발칙한 장난질




삑._



전정국
_ 어, 왜 또

등장인물
_ 오늘 안 잊었지?

등장인물
_ 너, 또 안 나오면 뒤진다


전정국
_ 알아, 끊어

등장인물
_ 야 진짜 와얃..

뚝..-



전정국
하...


전정국
굳이 미국까지 출장 보낸 이유가 참..

_

등장인물
아, 진짜 내가 뭘 믿고 차를 맡기는데~! (영어)


김희재
정비공인데, 차에 관한건 전문이죠.^^

_


전정국
?


전정국
..한국인인가

_


등장인물
아 바빠죽겠는데, 비켜요

탁._

남자는 여자가 귀찮았는지 손을 휘적이며 지나간다.


김희재
...


_


전정국
..요즘도 길거리에서 저러나,

탁.-

정국은 다시한번 여자를 슥 보다 차 문을 열었다.


철컥._

ㅊ..처컥,,ㅊ..


전정국
...?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여러번 키를 돌려보았지만 시동이 걸리는 가 싶다가 중간에 도로 꺼지길 반복했다.



전정국
...


그때였다.

똑똑.-

누군가 창문을 두르리며 말을 걸어왔다.


김희재
저기요~?

그 여자였다.

지잉..-

창문을 서서히 내리며, 그 여자와 눈을 마주했다.

그리고 이내 여자는 먼저 입을 열었다.



김희재
저기, 시동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김희재
제가 봐드릴까요?


전정국
...?


덜컥.-

여자는 자연스럽게 차 후드를 열어 엔진 상태를 확인 했다.



김희재
역시, 여기가 문제였네

...


전정국
길거리 정비공이라..


김희재
왜요?


전정국
운이 좋네요


김희재
...(피식)


김희재
연장 가져올게요, 기다려요

...

그렇게 여자는 능숙하게 차를 정비했다.

끼익..-


김희재
...

청바지에 얇은 흰 민소매 하나를 걸친 여자는

무더운 날씨 탓인지, 그녀의 몸에선 땀 방울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머리에서 귀 뒤, 목덜미를 따라 등까지 흘러내리는 모습이 한 장면의 슬로우모션 같이 느껴졌다.



김희재
왜, 그렇게 봐요

여자는 정국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그에게 물었다



전정국
한국인은 오랜만이라,


전정국
반가워서요


김희재
ㅎㅎ


김희재
난 또, 제가 차에 장난이라도 칠까봐


김희재
감시하는 줄 알았네요

라며 다시한번 피식 웃는다


전정국
...


전정국
...그쪽, 여기 살아요?


김희재
네, 요 길거리에 눌러 앉았죠


전정국
정비장은 어딘데요


김희재
..길거리 정비랄까ㅎ


전정국
그거, 불법 아닌가?


김희재
..왜요, 신고하시게?


전정국
일단 생각해보죠


김희재
...-


자, 다 됐어요


김희재
돈은


전정국
여기,

정국은 여자에게 돈뭉치를 건냈다.


김희재
...오우,


김희재
보기보다, 화끈하시네요^^ (영업용 미소)


전정국
그럼,


김희재
아, 저기요

여자는 가려던 정국을 붙잡았다.


전정국
..?


김희재
여기, 제 연락처요


김희재
차 또 고장나면 불러요

여자는 정국에게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포스트잇을 건넸다.


전정국
...


전정국
그러죠

그렇게 그여자와는 더 마주칠리 없다 생각했다.

...




...

하지만,



전정국
언제


전정국
이런 발칙한 장난을 쳐 놓았을까.


돌아가는 길 차 엔진이 다시 먹통이 되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전정국
...하,,

어이없게도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제대로 당할 줄이야



전정국
...

슥.-

정국은 차 구석에 던져버린 포스트잇을 찾아 그 여자의 번호를 확인했다.


전정국
...


전정국
...나, 호구 잡혔네.

...

..

.


_


등장인물
오랜만이네? 희재


김희재
그런가

등장인물
오늘 수입은 꽤 짭잘한가봐?


김희재
..(씨익)


김희재
어디, 말끔한 호구 한놈 잡았지^^

등장인물
ㅋㅋㅋㅋㅋ

등장인물
근데, 너 그러다 언제 된통 당하는거 아니야?


김희재
괜찮아, 오늘만 살면 돼

탁.-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 날인가?"



김희재
...?


김희재
아,


김희재
아, 고객님? (미소)


전정국
고객..ㅋ

웃음이 나왔다

저 뻔뻔스러운 태도에



김희재
왜요, 차가 또 문젠가요?


전정국
응, 누가 내 차에다가 귀여운 짓을 하고 갔네


김희재
^^


김희재
그러게, 그 똥차 좀 버리고


김희재
새 차 하나 뽑지 그래요?


김희재
돈도 많은 것 같던데


전정국
곧 망가질텐데, 뭐하러


김희재
...


김희재
...좀, 험한 일을 하시나봐요


김희재
경찰?


김희재
아님, 마피아라도?


전정국
뭐, 그런건 그쪽이 알 필요 없고


전정국
어떡할거지, 내 차는?


김희재
일 끝났는데, 봐드릴까요?

..


전정국
따라와요.

...

..

.



...

원래, 이렇게 먹고 사나?


김희재
뭐가요


전정국
나 같으면 사기친거 걸렸음 튀었을 것 같은데, 굳이 따라오네.


김희재
돈은 벌어야죠


전정국
...아


전정국
돈이면, 뭐든 하나?

정국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위 아래로 시선을 움직였다.


김희재
..뭐든, 이라..


김희재
뭐, 그쪽이 상상하는 뭐든


김희재
다, 하죠.


김희재
서비스도 잘해요^^


전정국
...하?

정국은 저 발칙한 태도가 굉장히 거슬렸다.

무슨 자신감인지, 기어오르는 저 여자가

어처구니 없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그 모습마저 섹시하다란 생각만 들었다.



전정국
근데, 잘 못 봤어요


김희재
?


전정국
날 호구 잡은 것 같은데, 나 그쪽한테 줄 게 하나도 없어요


전정국
그래도, 괜찮아요?


김희재
...(피식)


김희재
그쪽이라면,


김희재
서비스는 무료예요 (미소)


전정국
...무료 말고, 다른 건 어때요


김희재
다른게 뭔데요?

슥.-


전정국
여기, 제 연락처예요


김희재
..?


전정국
난 그쪽 맘에 드는데,


전정국
연락 줘요

정국은 명함 하나를 건네고 건너편 또 다른 차로 향했다.

부웅..-



김희재
...


김희재
차가 하나 더 있었네?

희재는 정국이 준 명함을 만지작 거리며 그가 떠나가는 길을 따라 한참을 바라보았다.

...

..

.

_

시간이 흘러...

정국은

희재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일어났어요?"


김희재
으응, 좀만 더

희재는 졸린 얼굴을 찡그린다.


전정국
(피식)


전정국
피곤해요?


김희재
응, 누구 때문예요-


전정국
ㅋㅋㅋ


전정국
그럼, 조금 더 자요


전정국
전 일이 있어서, 먼저 나가요


전정국
아침 차려놨으니까, 일어나면 먹고


김희재
네네..- (졸려)

쪽.-


전정국
그럼, 갈게요


김희재
응, 돈 많이 벌어와요 자기ㅎ

희재는 이불 속에 얼굴만 빼꼼히 내밀며 나가는 정국을 향해 '배시시' 미소를 짓는다.


띠링.-


전정국
...


전정국
...'피식'

정국은 핸드폰을 든 채로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았다.



김태형
연애한다더니


김태형
좋냐?


전정국
...안 가?


전정국
안 바쁜가봐?


김태형
허,


김태형
말 돌리긴


김태형
하여튼, 진짜 이상해 요즘


전정국
뭐가


김태형
내가 20년동안 널 지켜보면서


김태형
지나가는 여자들은 수도 없이 봤지


김태형
근데, 이번엔 꽤 오래 간다?


김태형
잘 나오던 클럽, 연회, 파티에도 안 비추지..


김태형
참..


김태형
사람이 변했어


전정국
...


전정국
그래서?


김태형
심심하다고ㅜ


김태형
너 없이 나 혼자 얼마나 외로운지 알아??ㅜㅜ


전정국
혼자 잘 놀잖아, 나 말고 아는 사람도 많으면서 뭘


김태형
찐 친구는 너 밖에 없다ㅜ


김태형
알면서


김태형
윗것들이 더 썪어 빠졌단거


전정국
...ㅋㅋㅋ


김태형
근데,


김태형
그래서


김태형
여자친구는 정비공이라며?


김태형
게다가 너보다 2살 연상,,


김태형
와.. 네 취향이 정 반대 아니야?


김태형
연상은 죽어도 안 만나던 녀석이..


전정국
...가라.


김태형
아 진짜..;ㅋㅋ


김태형
그래도, 뭐


김태형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접근하던 여자들과는 다르겠네


김태형
찐 사랑을 하고 있는거 아녀 요고~?ㅋㅋ


전정국
...이제 나가 진짜;ㅋㅋ

정국은 자신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누르며 태형을 쫓아낸다.


탁.-


전정국
...

...띠링-


> 커피, 배달 왔는데요


> 자기, 언제 끝나?


전정국
..귀엽긴,

탁.-

정국은 희재의 문자를 보자 서둘러 사무실을 나선다.

...

..

.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사랑인 줄 알았던

그 사람이 어떻게 날.......

...

처참하게 이용했는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