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를 물다
#2. 돌아오세요



"꺄으흐"


김희재
아, 하지마ㅋㅋ진짜


김희재
빨리 출근해요ㅋㅋ


전정국
괜찮아, 약속 오후에 잡혔어


김희재
으응, 안돼 ~


김희재
오늘은 내가 약속있어ㅋㅋ

희재는 큰 캐리어를 질질 끌고 나왔다.



전정국
짐은 뭐 이렇게 많이 쌌어


김희재
아


김희재
꽤...


김희재
오래 있을 것 같아


김희재
엄마가 많이 편찮으셔서..


김희재
아마 그동안 못 보겠지


전정국
응


전정국
...알지만, 보내기 싫다

와락..-

정국은 아쉬운 만큼 희재를 진하게 끌어 안는다.



김희재
..ㅋㅋㅋ


김희재
아, 이렇게 끌어 안으면


김희재
나 못가요, 자기야


전정국
...으응, (부빗)


김희재
...귀엽네


김희재
오늘따라 어리광이 늘었다?


전정국
알면, 좀 봐줘요


김희재
..ㅋㅋㅋㅋ


전정국
...

스윽.-

정국은 살며시 희재의 목에 목걸이를 채운다.


김희재
..(흠칫)

희재는 감싸 오는 목걸이의 차가운 감각에 순간 몸을 움츠렸다.


김희재
..?


김희재
뭐예요, 이거?


전정국
내 목줄


전정국
멀리까지 가는데 목줄이라도 채워두려고


김희재
..(피식)


김희재
나 구속된건가?


전정국
응, 절때 풀지마


김희재
네네, 주인님~


김희재
ㅋㅋㅋ


전정국
맘에 들어?


김희재
...으음,


김희재
근데, 여기...


전정국
?

정국은 희재의 눈동자를 따라 목걸이에 시선을 옮겼다.

쪽.-

쪼옥.- ㅉ..



전정국
하,,?


김희재
ㅎㅎ

희재는 정국이 목걸이에 시선이 꽂히자 훅 들어와 그에게 입을 마주고

능글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전정국
훅 들어오네


김희재
고마움에 표시랄까?


전정국
맘에 들었다니, 다행이네요


김희재
ㅎ



김희재
아무튼, 이제 나 가야 돼요


전정국
조심히 다녀와요


김희재
...


김희재
...응


전정국
보고 싶을 거야


김희재
응, 나도..


김희재
다녀올게

철컥.-

희재는 뒤를 돌아 문 밖으로 나섰다.

정국은 그런 희재의 뒷모습을 따라 씁쓸한 얼굴을 한 채 바라보았다.

그렇게 희재의 모습은 점점 멀어져 갔다

까마득히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그러나,

2주 뒤에 돌아오겠다는 그녀는 2년째 돌아오지 않았다.

...

..

.



정말, 감쪽이도 사라져버렸다.

그 흔적도 없이


여러차례 수소문을 했지만, 김희재라는 여자는 존재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국은 희재를 찾기 위해 모든 요소를 동원했다.

그렇게 2년의 시간동안 그녀를 찾기 애썼지만...

소용은 없었다.

그녀와 처음 만났던 길거리, 자주 찾았던 바, 어머니가 계신 고향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



전정국
...


전정국
...하,


김태형
...오늘도 예민하네


김태형
잠은 잤어?


전정국
..잤을리가

정국은 희재가 사라지고 나서 불면증이 생겼다.

새벽까지 잠에 들지 못하다 1~2시간 뜬잠에 들곤 다시 눈이 떠지길 반복했다.

벌써 2년째, 약 없이는 잠에 들기 어려워졌다.



김태형
...곧, 한국 돌아가는 거 알지?


전정국
..벌써 그렇게 됐나


김태형
알잖아, 지금 한국본사 난리난거


김태형
일급 자료들이 다 어디서 유출 됐는지...


김태형
지금 너네 할아버지 뒷목 잡고 쓰러지셨을 거다


전정국
가면, 확인해 봐야지

...





"어라, 또 오셨네"


전정국
여기도, 이제 마지막이라

등장인물
...어디 먼 곳으로 가시나봐요


전정국
한국에 일이 있어서


전정국
가봐야죠

등장인물
..

등장인물
여긴 이제 안 오시겠죠..?


전정국
그렇겠죠

마지막이니까..


그녀가 자주 갔다던 바

내가 그녀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고작 이 장소뿐이었다.

그녀가 알려준 이름, 나이, 직업, 고향

모두 거짓이었지만

유일하게 진짜라고 믿고 싶은 장소

이자, 2년동안의 기다림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얄팍한 희망 하나를

유일한 희망이자 빛이라 붙잡았지만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는 듯 하다.

이제 곧 여길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현실에

또 한번, 나는 너를 묻어가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지금껏

너와 이별하고 있었다.

...

..

.


3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_



김태형
호텔로 바로 갈거지?


전정국
됐어, 지금 출근할게


김태형
뭐?


전정국
짐은 너가 알아서 가져가 줘


전정국
난 곧 바로 회사로 갈테니까


김태형
야;;


김태형
너 오늘 비행기에서도 잠 못 잤잖아;;


김태형
괜찮아? 진짜 너 이러다 쓰러져;;


전정국
어차피 새벽4시라, 호텔 가봤자 잠 못자


전정국
그냥 출근하는게 낫지.


김태형
..


김태형
..너, 그거 일 중독이야;;


전정국
응, 부탁해.

정국은 그렇게 말하곤 먼저 회사로 향했다.




김태형
...하, 저 새끼;


김태형
존나 불안하게..

...

..

.






등장인물
오후 2시에 'Beback' 컴퍼니에서 약속 있으십니다.


전정국
어, 준비해.


똑똑.-


전인국
오랜만이야, 동생?ㅋㅋ


전정국
하, 언제 왔어.


전인국
방금~


전정국
..

이름 전인국, 정국의 형인 둘은 이복형제이다.

한국 본사의 대표였지만, 일급 자료 들이 유출 되면서 그동안의 전인국의 기업 비리 논란과 문란한 사생활로 본사에 큰 타격이 가했다.

그러다 보니, 할아버지는 미국에 있는 정국에게 전인국을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항상, 사고를 치는 형 때문에 정국의 몫은 형 뒤 처리였다.



전정국
좀 쉬지 그래?


전정국
그 후로 할아버지한테도 깨졌을텐데.


전정국
이왕, 이렇게 된거


전정국
해외 좀 있다 와.


전정국
잠잠해 질 때까지.


전인국
...


전인국
새끼,


전인국
이제 그 자리가 마냥 네 자리 같지?


전인국
..시발,


전인국
어떤 새끼가 자료를 유출한거야...;


전인국
하,,내가 그새끼 꼭 잡고 만다.


전정국
...


전정국
그전에, 생활 좀 바꿔 보지 그래.


전정국
내가 언제까지 형 뒤치닥꺼리만 해줄거 같아?


전인국
뭐?


전정국
정신 좀 차리고 살라고.


전정국
할아버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전정국
우리 피해는 주지 말자?


전정국
응? (미소)

정국은 경고의 미소를 지으며 지그시 인국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전인국
...


전정국
그럼, 난 이만


전정국
약속이 있어서.

탁.-

정국은 그대로 사무실을 나갔다.





전인국
...


전인국
...시발,

...





_


등장인물
처음 뵙겠습니다, "beback" 대표 박##입니다.

대표는 60대 후반, 아니 70대 정도의 나이대 처럼 보인다. 할아버지 연배정도의..


전정국
네, 처음뵙겠습니다.


전정국
"IBT" 대표, 전정국입니다.

등장인물
...대표치곤 꽤 젊으신 분이네요ㅎ

등장인물
나이가..


전정국
28입니다

등장인물
이야, 아주 창창할때네?

'beback' 대표는 정국에게 은근슬쩍 말을 놓는다.


전정국
(미소)


전정국
한창, 머리가 잘 굴릴 나이죠


전정국
확실히 제가 아직 어려서인지, 일 머리 능률이 좋습니다

등장인물
...크흠,

등장인물
그건 그렇고 요즘

등장인물
"IBT"에 여러 논란이 있던데, 힘드시겠네

등장인물
아무래도, 우리가 IBT와 좀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등장인물
걱정은 된다만, 잘 할거라 믿네요


전정국
그럼요.

정국은 늙은 대표의 떠보는 듯한 말투에 신경이 거슬렸지만, 여유롭게 미소를 유지했다.


등장인물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지 와요

등장인물
내 도와드리리


전정국
말씀이라도 감사하네요.

등장인물
ㅎㅎ


등장인물
사적인 얘기지마는, 혹시 결혼은 했는가


전정국
아뇨, 아직 미혼입니다

등장인물
허허, 그런가?

등장인물
그럼 우리 딸내는 어떤가?

등장인물
얘가 보기보다, 참 참하고 싹싹한게

등장인물
신부 감으론 딱일 텐데


전정국
...^^ (미소유지)


전정국
아직 결혼 생각은 없습니다.

등장인물
그려?

등장인물
그려도, 만나 봐요~

등장인물
내 이리로 오라고 했으니 곧 올겁니다


전정국
...^^

...하,

저 늙은이가..;

우리집 할범보다 더 하네..진짜;


전정국
^^

정국은 무례한 대표의 태도에 기가 빨리는 것 같았다.


드륵.-

등장인물
???: "안녕하세요"

누군가 조용히 테이블 근처로 가가왔다.

등장인물
어, 왔구만


전정국
...?


박지희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박지희
박지희라고 합니다 (싱긋)


전정국
!...

순간

내 모든 사고가 멈췄다.

내가 사랑했던 그 여자와 너무 닮아서..아니, 똑같아서

헛것을 본거라고...마치 꿈 같이 느껴졌다.

그토록 수소문에도 그녀의 털끝 하날 찾지 못했는데, 2년이 흐르고 나서야 예상치 못한 곳에 떡하니 서있는 그녀를

마주하니, 아무말 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저, 벙찐 채 바라볼 뿐

...

미치도록 보고싶었던 그녀인데 부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확실했다.

김희재,

내가 사랑한 여자인 것을

...

..

.




_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