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여주는 필요없습니다만
57. 과거-영원히 너 하나만을


*이번편도 성운이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김재환
[내가 싫다고 하면 어쩔거죠?]


김재환
[나도 이 아이처럼 노예가 될려나?]

그 아이는 웅이를 보호하듯 꽉 감싸며 우리를 여전히 노려보았다. 다들 난감해하는 표정으로 나와 재환이를 바라봤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그 침묵을 재환이가 깼다


김재환
[뭐, 나한테는 선택지가 없어보이는데]


김재환
[안내해줘요]


김재환
[그게 그쪽 임무 아닌가?]


하성운
[맞지]

나는 자리에 일어나 나를 감싸던 망토를 벗어 재환이를 덮어주었다


김재환
[뭐해?]


하성운
[지금 그 상태로 있으면 감기에 걸리십니다]


하성운
[귀하신 분이 감기에 걸리면 안되지]


김재환
[.......싸가지]


하성운
[하?]


하성운
[호의를 배푼건데 싸가지?]


김재환
[너가 내 호위를 안해서 다행이다]


하성운
[왜 그렇게 생각해?]


김재환
[그야 사절단으로 왔으니깐]

나는 순간 욱한 감정에 내 인생을 뒤바꿀 말을 해버렸다. 그토록 싫다고 빽빽 소리를 쳤는데 이성을 잃고 주어담지 못할 말을 해버렸다


하성운
[할거야 호위도]


김재환
[하?]

재환이는 잠시 입을 움찔거렸다. 마치 하고싶은 말이 있는 사람처럼. 그러나 이내 포기를 한것처럼 보였고 내 말에 순순히 따랐다


김재환
[그래, 안내해]

나는 창문을 바라보다가 날 뚫어저라 바라보는 재환이에게 말했다


하성운
[......왜?]


김재환
[몇살이야?]


하성운
[너랑 2살차이나]


김재환
[어? 내 나이를 알고있어?]


하성운
[그정도는 알고있어야지]


김재환
[나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아?]


하성운
[이름, 나이]


김재환
[그럼 나도 너 이름을 알고싶어]


하성운
[내가 너보다 2살 많다는걸 잊었니?]


김재환
[응]


하성운
[하........]


김재환
[그럼 형이라고 불러줘?]


하성운
[야랑 너라고 부를 생각이었니?]


김재환
[응]

그의 당당함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재환이는 빙그레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김재환
[웃으니깐 이쁘네]


하성운
[내가 웃은것처럼 보여?]


김재환
[아니]


하성운
[하.......]


하성운
[하성운]


김재환
[응?]


하성운
[내 이름이라고]


김재환
[하씨야?]


하성운
[하성운이면 하씨겠지 멍청아]


김재환
[그래서 그렇게 한숨을 많이 쉬는구나?]


하성운
[너..... 시비걸고싶냐?]


김재환
[한숨 그만 쉬라고]


김재환
[나 방에만 있을거니깐 형은 호위....안해도 돼]

재환이는 풀이죽은 표정으로 자신의 무릎에 누운 채 곤히 잠들어있는 웅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하성운
[........안쉴게 한숨]


김재환
[어? 진짜?]

내 말에 재환이는 화색을 하며 나의 손을 잡았다


김재환
[한숨쉬면 빨리 늙는대!]


하성운
[누가?]


김재환
[내가]


하성운
[.........]


김재환
[진짠데?]


하성운
[그래......]

아직 어린애는 어린앤가보다라 생각이 들었고 동생을 대신해서 왔다던대 그건 부모님의 등쌀에 밀려서 그런건가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첫째를 내보내나?


하성운
[여기...온거]


하성운
[왜 온지 알아?]


김재환
[볼모로 온거 아니야?]


하성운
[알긴 알고있네]


하성운
[그럼 원래 너가 아니라 3왕자였던건 알고?]


김재환
[응]


김재환
[알아]


하성운
[근데 왜 왔어?]


김재환
[그야....]


김재환
[지킬려고 내 소중한 것을]

재환이는 나를 향해 씁쓸하게 웃어주었다. 나는 그 미소의 의미를 아주 잘 알고있다. 나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마지막 미소였으니깐. 그리고 그 미소를 지어보낸 사람을 내 주군으로 삼기로 했으니깐.

나는 재환이에게 검을 건내고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하성운
[당신을 주군으로 삼겠습니다]


하성운
[육신과 영혼을 오직 주군만을 위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김재환
[왜....?]


김재환
[알잖아.... 나 죽을지도 모르는거.....]


하성운
[그래서 지키기 위해 기사의 맹세를 하는겁니다]

재환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검을 받으며 말했다


김재환
[만일 내가 죽으면 이 아이의 주군이 되어줘]


하성운
[싫습니다]


김재환
[이 아인 분명 너가 원하는 주군의 모습이 될거야]


하성운
[다른 동생분들이 있을텐데 왜 굳이 이 아이를....]


김재환
[그 아이들에겐 편이 있는데]


김재환
[이 아이에겐 없거든]


하성운
[계약자이십니까?]


김재환
[응]


김재환
[이레니와 계약했어]


하성운
[이레니.....]

그 이름을 들은 난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야 이레니는 신들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존재였으니깐

놀라서 그 자리에 굳어버린 나에게 바다를 가르키며 재환이는 말했다


김재환
[저기 봐봐!]


김재환
[이쁘지?]

재환이 옆에 있는 창문 너머 펼쳐진 그 바다도 정말 이뻤다. 잊지 못할 정도로. 그러나 내가 아직까지 절대 잊지 못하는건 그 바다가 아니라 그때 너의 모습이었다.

살짝 열린 그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널 더 신비롭게 만들었고 햇살은 널 더 빛나게 만들었다. 눈부신 너를 보는 나는 내 모든 시선을 다 너에게 빼앗기게 되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너아닌 다른 사람이 내 시아에 들어오지 않게 되고 어디서든 너를 찾으려고 바삐 움직이는 내 시선,그리고 너가 없어진 나는 너와의 추억을 찾기 위해 울고 또 우는 내 시선을 갖게 된게.


하성운
[이쁘다.... 아주]


김재환
[그치? 나중에 나랑 꼭 가자!]


하성운
[응. 꼭 너랑 갈거야. 그땐 너가 소개해줘. 이곳을]


김재환
[응!]

그날 이후 난 바보같은 짝사랑을 10년동안했다. 물론 지금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어쩐지 짝사랑을 10년을 한게 아니라 연애를 10년을 한 기분이었다.


하성운
[후.....]


김재환
[웬 한숨이야?]

재환이는 나에게 안기더니 내 품에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김재환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하성운
[할말이... 있어 재환아]


김재환
[음? 와인 마시다가 갑자기?]

정말 그 상황은 술기운 없이는 절대 못버텼다. 솔직히 말하지면 그 와인은 나와 재환이가 웅이를 다시 웅이의 고향으로 보내준 기념으로 마셨는데. 그건 내가 그럴싸하게 지어낸 개뻥이었다. 나는 와인이 가득 담긴 술을 마시고 말했다.


하성운
[결혼하자. 아니 나 뭐라는거야! 재환아 나랑 사귀자, 아니 좋아해, 아니 그게 아니지, 사랑해?]

맨붕에 빠진 나를 보고 재환이는 얼굴이 빨게진 상태로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김재환
[크흡... 왜 이걸 이제 말해 바보야]


하성운
[그야... 너가 날 싫어할 수도..... 아니 그게 아니지! 너 내가 널 좋아하는거 알고 있었어?]


김재환
[응! 나 처음 본 날부터 아니야?]


하성운
[으으....]

재환이는 나를 향해 싱긋 웃어주더니 내 입에 살짝 자신의 입술을 포게었다


김재환
[사귀자. 아 물론 지금 우리 사이가 연인과 다름 없던거 같은데.... 조금 애정표현을 많ㅇ....]

나는 아까 재환이가 했던 것처럼. 아니 그보다 더 진하게 입을 마추어 재환이의 뒷말을 집어삼켰다. 재환이가 숨이 찼는지 읍읍 거리면서 내 가슴팍을 퍽퍽 때리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마주 닿은 입을 천천히 땠다.


하성운
[ㅅ..싫었어?]


김재환
[싫은건 아니구.... 아니 좋았는데..... 왜이렇게 잘해?? 어???]


하성운
[글쎄? 한번 더 해보면 알지 않을까?]


김재환
[아 진짜!!]

그러면서도 싫다는 말 없던 재환이를 보고 쿡쿡 웃었다. 그러자 재환이가 나를 휙 침대로 밀치고 말했다.


김재환
[내가 형보다 더 키가 커서 키스할때 불편하지 않았어?]


하성운
[야! 김재환!! 너 진짜!]


김재환
[왜? 이렇게 해야지 더 편하게 할거 아니야]


김재환
[어때? 침대 위에서 바라보는 내 얼굴은?]

나는 재환이의 허리를 감싸고 휙 돌려 내가 재환이를 내려다보고 재환이가 나를 올려다보게 했다


하성운
[이렇게 해야지 내가 더 편한데?]


김재환
[아.... 진짜!]

나는 재환이의 볼에 입을 마추며 눈꼬리를 야릇하게 휘어접었다. 마치 놀리는 듯한 입꼬리는 덤으로.


하성운
[그래서 침대 위에서 본 너의 남자의 얼굴은?]


김재환
[설레네 아주]

우리는 마치 짜고 맞춘듯 서로에게 천천히 다가가다가 입과 입이 닿기 직전까지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입에 짜릿한 감각이 느껴지자 그제서야 눈을 감고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1달을 방밖에 나서지 않고 둘만 시간을 보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보니 시간이 미친듯이 흘러만 갔다.


하성운
[재환아]


김재환
[응?]

나는 내 품에 꼭 안겨있는 재환이의 이마에 입을 마추고 말했다


하성운
[우리 바다갈까?]


김재환
[바다?]


하성운
[10년 전에 너가 나한테 데이트 신청했잖아. 그거 데이트 해야지]

재환이는 내 손을 잡고 꼼지락 거리면서 물어보았다.


김재환
[그럼 우리 첫 데이트인가?]


하성운
[응! 우리의 첫 데이트지. 어때? 바다 가는거?]


김재환
[아주 좋아]

그렇게 놀러갈 계획을 짜던 도중이었다. 갑자기 방 문을 부시고 기사들이 들어왔다


하성운
[지금 뭐하는 짓들이지?]

그 중 한 기사가 고개를 까딱이자 다른 기사들이 우리에게 다가와 재환이를 휙 데리고 갔다.


하성운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재환이는 당황한 표정으로 끌려갔고 재환이를 구하기 위해 기사들을 행해 달려갔지만 10명 남짓한 기사들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성운
[김재환!! 김재환!!!]

재환이는 괜찮다며 미소를 띄어주었고 그 미소가 재환이의 마지막 미소였다.

반역이란다. 웅이를 다시 웅이의 고향으로 데려다 준게

역모란다. 나와 재환이가 바다로 데이트를 가기위한 계획이

내가 기억하는 재환이의 모습은 멀쩡한 곳 하나없이 두 눈을 뜬 채로 차갑게 식은 모습이었다. 나는 재환이의 두 눈을 감겨주고 입에 살포시 입을 마추었다.

역시 차가웠다.

그게 마지막일 줄 알았으면 사랑한다고 말해주는거였는데... 나는 너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널 사랑했다고 말해줬어야했는데... 아니 조금 더 빨리



하성운
.....

성운이는 머뭇거리다가 바다로 갈려는 걸음을 돌려 다시 돌아갈려는 그때 동현이와 웅이를 만났다


하성운
아....


김동현
바다가자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