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여주는 필요없습니다만
58. 약속의 바다



하성운
바다라니요?


하성운
전 어렸을때 바다랑 좋은 추억이 없어서 같이 못갈거 같습니다


하성운
아쉽지만 두분이서 다녀오시지요

웅이는 그런 성운이를 향해 한번 미소를 지어보냈다. 그런 웅이를 힐끗 보고 동현이가 성운이에게 누군가의 분골함처럼 보이는걸 건냈다


김동현
인사해


김동현
형이야


하성운
ㅈ....재환....이요?

성운이는 손을 벌벌 떨면서 동현이가 건낸 분골함을 받아들었다. 마치 재환이의 마지막 온기처럼 차가웠다.


하성운
재환이 답지 않게 차갑네요

성운이는 분골함을 쓰다듬었다. 이미 눈물은 분골함을 받아든 그 순간부터 흐르기 시작했고


김동현
형의 마지막 유언이었어. 어짜피 제스틸 놈들은 자신의 유골을 제대로 주지 않을거니깐 이곳에 자신의 유품을 유골대신 묻을게 분명하다고


김동현
뭐.... 지금 형의 묘소에 정말 형이 아끼던 유품이 있고, 지금 이 분골을 넣지 않는게 형의 유언이니 난 그걸 따르려고 해

동현이는 성운이를 향해 싱긋 웃어주며 말했다


김동현
타지에서 힘들었지?


하성운
아니, 재환이 고향이여서 제스틸보다 더 편했어


하성운
어머니의 고향이기도 하고


하성운
좋았습니다. 재환이와의 추억이 없어서


하성운
그래서 싫기도 했지만


하성운
난 한순간도 잊어본적이 없어.....


김동현
조금 쉬었다가 와


하성운
응.... 고마워


하성운
내 손으로 지키지 못했는데...


하성운
내 손으로 보내주게 해서.....진짜.... 고마워.....

성운이는 한걸음 한걸음 바닷가로 걸어갔다. 웅이는 성운이의 심정을 100프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의 표정은 그를 본 이래로 가장 행복하게 웃었던거 같다


전웅
행복해보여


김동현
우린 저 바다에 추억이 가득하겠네?


김동현
너와 나의 프로포즈


김동현
성운이형과 형님의 첫 데이트


김동현
우리 이제 집으로 돌아갈까?

웅이는 동현이가 내민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전웅
응!


성운이는 터벅터벅 재환이를 꼭 안고 한걸음 한걸음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자신의 옆에 펼쳐진 그 풍경은 그날 그 바다보다는 아니였지만 이뻤다. 첫 데이트 장소로 아주 찰떡이었다.

성운이는 걸어오는 동안 꾹 참고있었던 눈물을 흘렸다. 한참을 목놓아 울고 또 울었다. 그곳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지, 만약 누군가 있었다면 성운이는 절대 울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울던 성운이는 비틀 거리면서 분골함을 열었다. 밀가루처럼 하얗지만 그보다 더 곱고 슬펐다.


하성운
이젠... 자유롭길 바랄게


하성운
이 바다처럼 어디로든 너가 원하는 곳으로 파도를 타고 떠나길 바랄게


하성운
영원히 너 하나만을 가슴 이곳에 세길테니깐


하성운
넌 부디 그곳에서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


하성운
안녕...


하성운
안녕 재환아...

성운이는 바다에 뼈가루를 뿌리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던 이들이 있었다


김재환
이거 놔!!!


김재환
놓으라고!!!!


황민현
그만해 김재환!


황민현
가서 뭐할건데?

재환이는 성운이 쪽으로 가기 위해 발버둥쳤고 그걸 민현이가 막았다


황민현
가서... 어쩔거냐고 김재환


김재환
...

재환이는 포기했는지 힘을 풀고 그 자리에 풀썩 앉아 울기만 했다. 성운이도 재환이를 보면서 울고, 재환이도 성운이를 보면서 우는 그 모습을 보고 민현이는 살짝 고개를 돌려 눈물을 삼켰다.


황민현
성운이는


황민현
이제 널 놓아줘야해


황민현
그게 죽은 사람이 바라는 일이고


황민현
산사람의 일이야


황민현
아우야... 그 누구도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법이야


김재환
운명따위가 뭔데....


김재환
그까짓게 뭔데 우리 사이를 갈라둔거죠?


황민현
운명덕분에 너와 성운이가 만날 수 있었던거지

민현이는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는 재환이를 안아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전웅
성운인 괜찮을까?


김동현
형은 괜찮을거야


전웅
그치...


전웅
아, 잠만


김동현
어?

웅이는 마차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


전웅
성운이가 형이야?


김동현
웅아, 위험해

동현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웅이를 바라보았고 웅이는 그런 동현이에게 멘붕에 빠진 표정으로 되물었다


전웅
진짜 성운이가 우리보다 형이야?


김동현
형님보다 2살 많았으니깐 우리랑 7살 차이나지?


전웅
나... 그동안 성운아 성운아라고 불렀는데.....


김동현
위험하니깐 앉아


김동현
성운이형이 안 알려줬으니깐 이제부터 부르면 되지


김동현
자리에 앉아 그러다가 넘어질랴

웅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앉으려는 그때 마차가 갑자기 급정거를 해버렸다. 그 덕분에 웅이는 동현이에게로 안기듯 넘어졌고 동현이는 그런 웅이를 잡아주며 쿡쿡 웃었다


김동현
내가 넘어진다고 했지?


전웅
우..웃지마!

동현이는 웅이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마추었다. 사실 동현이는 가볍게 입을 마출 생각이 없었지만 갑자기 멈춘 마차문을 벌컥 여는 소리때문에 웅이가 자신을 휙 밀치고 자리에 앉았다


김동현
'이미 봤을텐데'

동현이는 자신과 웅이를 방해한 주인공을 노려보는 바라보았다. 동현이의 시선 끝에는 정국이가 서있었다


김동현
전정국?


전정국
폐하, 웅이 좀 데리고 가겠습니다

정국이는 웅이의 손목을 잡고 빨리가자라고 말하며 웅이를 끌어당겼다. 웅이는 어어 소리를 내며 끌려갔고 동현이는 그런 웅이의 손목을 잡은 정국이의 손을 뿌리치고 웅이를 보호하듯 안았다


김동현
상황 설명이나 해

정국이는 한숨을 쉬며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전정국
웅아, 우리 부모님한테 가자

부모님이라는 말에 동현이는 웅이를 스르륵 놓아주었다. 정국이는 동현이의 반응을 보고 이야기가 끝나면 나오라는 말을 끝으로 마차에서 내렸다.


김동현
...다녀와


전웅
정말?


김동현
내가 여기서 널 막을 수는 없잖아


김동현
대신 약속하나만 해


전웅
뭐?


김동현
돌아오면 황후가 되겠다고


김동현
그동안 내가... 준비를 해둘게


김동현
물론 너가 돌아와서 바로 결혼하잔 소린 아니야


김동현
내가 그 자리를 너에게 주고싶어서 그래


김동현
하나뿐인 그 자리를


김동현
하나뿐인 너의 옆자리를 가지고 싶어서


전웅
생각해볼게


김동현
애태우는거야?


전웅
응, 이거 밀당인데?

웅이는 쿡쿡 웃으며 동현이의 이마에 입을 마추었다


전웅
이건 당기고


전웅
결혼은 생각해볼게


전웅
이건 미는거


전웅
마지막은 당겨볼려고


전웅
약혼하자, 나랑


전웅
그러니깐 잘 준비하고 있어 자기야

웅이는 동현이의 입에 길게 입마춤을 해주고 말했다


전웅
이건 아까 못한거

웅이는 동현이를 향해 싱긋 웃고 마차밖으로 나섰다. 동현이는 그런 웅이가 가자 벽을 따라 스르륵 앉으며 붉어진 얼굴을 팔로 가렸다


김동현
진짜 전웅...


김동현
너 약속 도장 입에 찍은거다

물론 웅이가 들을리는 없겠지만 동현이는 궁시렁 궁시렁거렸다. 열린 마차 문 밖에 펼쳐진 바다가 그렇게 얄미워 보이는건 처음이었지만 유일한 목격자였기에 동현이는 바다를 향해 말했다


김동현
너 봤지?


김동현
너가 유일한 목격자다

그러다가 동현이는 푸핫 웃었다. 사랑에 빠지면 바보가 된다더니 딱 자신을 향해 하는 말인거 같았다. 바보라는 단어가 썩 좋진 않지만 앞에 '웅이만 바라보는'이라는 수식어만 붙이면 완벽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문을 닫았다

앞으로 2주일. 그 안에 웅이를 황후로 만들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2주일이 지난 다음 웅이에게 멋지게 프로포즈를 할 계획까지 세울 예정이었다. 그래 장소와 시간은 웅이가 황궁으로 오고 조금 시간이 지난 그때가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