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예쁜아 (부제: 50일의 동거)
1화


사람들은 다 나를 '도경수' 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속에는 '백현이의 친구' 라는 뜻이 담겨있다.

변백현을 만난 이후로는 난 백현이의 친구 자체가 되었다.

로맨스 소설을 보면 여주인공의 친구처럼 아무것도 아닌 인물인 것처럼,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친구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어른들이 강제적으로 사귀게 한 친구이다. 지금도, 당시에도 소심했던 나는 변백현을 친구로 받아들이지 않고 일부러 거리를 두었다.

최민수
"엇, 경수 너가 어쩐 일이야? 캐리어는 또 뭐고?"


도경수
"어? 나... 그..."

최민수
"일단 안에 들어와서 얘기하자."

최민수
"엄... 여기에 어쩐 일로 왔어? 저 짐들은 또 뭐고."

나는 최민수의 손가락을 따라가 거실 앞 쪽에 떡하니 누워있는 내 짐, 즉 캐리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설명을 차근차근했다.

최민수
"그니까 네 말은... 아줌마가 자꾸만 예전부터 백현이 백현이 타령만 하니까 짜증나서 변백현이랑 놀고 있는데 갑자기 싸우고, 또 집 가서 아줌마랑 싸우다가 짐 챙겨서 지금 여기에 왔다고...?"


도경수
"...응...."

최민수
"아이고... 경수야..."


도경수
"...아무래도... 내가 잘못한 거겠지...?"

최민수
"...허유, 너도 참 그동안 안달나게 살아왔네."

나는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잔잔하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최민수 때문에 눈물을 찔끔 흘렸다. 아주 찔끔.

최민수
"너도 속상하고, 아줌마도 속상하시겠다. 일단 오늘은 내 방에서 같이 자고 내일 집에 가서 아줌마랑 얘기도 해보고 그러자. 응?"


도경수
"...하... 내일 또 엄마 얼굴 어떻게 봐..."

최민수
"내가 있잖아~"


도경수
"뭐야, 너도 갈 거야?"

최민수
"나 원래 내일 너네 집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너가 우리집에 와서 이런 사태 벌어진 거지... 너네 집 놀러간다 해도 내가 있으니까 이 오빠 믿고 얘기 해봐라."

나는 오빠는 뭔 놈의 오빠야! 하면서 최민수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와, 와, 도경수... 아습... 나는 고통스러워하는 최민수를 흘겨보며 네 집에는 할 거 없냐? 하고 게임기를 보이는 대로 덥석 잡았다.

사실 놀이터에서 둘이 싸운 건 아니고, 내가 짜증나서 변백현한테 짜증을 낸 거다.


도경수
"......"

나는 변백현과 즐겁게 -어색하게- 노는 척을 했는데 갑자기 감정이 울컥해서 놀이터 구석탱이에 있는 작은 기구 계단에 앉았다.

변백현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자기는 모르는 여자들이 꿈뻑 죽어나가는 미소로 내게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옆자리에 꼭 붙어서 같이 앉았다.


변백현
"우리 경수, 갑자기 삐졌어?"

우쭈쭈하는 듯한 변백현의 말투에 울컥하고 화가 나서 그 자리에 일어나서 화를 냈다.


도경수
"야, 넌 사람 우습게 보이지?"


변백현
"? 그게 무슨 소리야, 경수야?"


도경수
"난 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변백현."

이 말을 하니까 변백현은 세상이 무너진 듯한 표정을 하고 -추가하자면 엄청 울트라캡숑짱 화난 표정- 나를 바라봤다. 살짝 무서웠지만 그동안 서러운 것들을 변백현에게 화를 내며 털어놓았다.


도경수
"도경수가 아닌 변백현 친구로 자라온 내 자신이 너무 싫고, 어른들이랑 비교당하고, 친구도 내 마음대로 못 사귀고 다 짜증나!!"


도경수
"너... 이 말도 무슨 말인지 모르면..."

넌 진짜 나쁜 놈이야... 나는 갑자기 흐르는 눈물에 소매로 벅벅 닦으며 엉엉 울었다. 그냥 슬프고, 화가 났다. 변백현이 허, 하고 내 얼굴 주변까지 변백현의 향기가 퍼지자 변백현 얼굴이 다가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변백현의 어깨를 쳤다.


도경수
"눈물도 닦아주지마... 제발, 내 눈에서 사라져..."

그렇게 놀이터에서 나 혼자 화낸 사건이 마무리되고,

도경수 엄마
"경수 왔니? 일찍 왔네. 백현이 심심하겠다, 얘. 가서 더 놀아주지~"

항상 엄마는 이런식이였다. 뭐만 하면 백현이, 백현이, 백현이. 내 걱정은 안해주고 항상 백현이, 백현이, 백현이. 나는 엄마한테도 버럭 화를 냈다.


도경수
"엄마는 왜 자꾸 말에다가 백현이를 붙여?!"

도경수 엄마
"...경수야?"


도경수
"이제 진짜 지겨워! 변백현 걔만 생각하는 엄마도 싫고, 변백현 걔랑 비교하는 엄마도 이젠 싫어!"

엄마 내 심정 모르면 연 끊든지 알아서 해! 난 갈 거야. 나는 이 말을 끝으로 방에서 캐리어에다가 짐을 싸고 방을 나서는 길에 벙쪄서 아무 행동도, 아무 말도 못 하는 엄마에게 말했다.


도경수
"당분간은 민수한테 가 있을게요."

그 말을 끝으로 나는 현관문을 세게 쿵! 닫았다. 이렇게 엄마랑 싸운 것도 끝을 냈다.

최민수
"어후, 배고파. 너 요리할 줄 알아?"


도경수
"당연하지~ 근데 너 아줌마는 언제 들어오신대?"

최민수
"아, 우리 엄마랑 아빠가 나만 쏙빼고 해외여행 가셨더라. 어휴, 내가 못 살아. 정말..."

나는 그래? 하고 주방으로 걸어갔다.


도경수
"...냉장고에 재료가 어떻게 하나도 없을 수가 있냐..."

최민수
"...장, 같이 보러 갈까?"


도경수
"오케이. 돈은?"

최민수
"...너 돈도 없이 집 나왔어?"


도경수
"...응."

최민수
"허유... 하긴 그럴 만도 하겠다. 내가 계산하고 거스름돈은 너 가져라."

나는 좋은 친구를 뒀다라는 생각을 하며 신발장 쪽으로 다가갔다. 최민수는 그런 나를 따라 신발장으로 걸어갔다.


도경수
"뭐 먹고 싶어?"

최민수
"음... 카레?"


도경수
"오오, 통했네~ 그래, 카레 재료 사야겠다."

당근이랑 고기랑 양파랑 카레 가루 사야되니까 메모장에 적어놔봐, 나 또 까먹을지 몰라. 최민수는 내가 불러주는 대로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았다.

카레 가루까지 다 계산을 하고 민수와 수다를 떨며 가다가 최민수가 갑자기 멈칫했다. 잘만 가다가 얘가 왜 이래?

최민수
"아씨... 마트 갈 때 몰래 과자사려고 했는데..."


도경수
"야, 과자 먹으면 살쪄. 안돼, 먹지마."

아 진짜 도경수!! 돈은 다 나한테 있는데?! 내가 침착하게 팩트를 알려주자 최민수는 열받았는지 앞서가는 내 뒷통수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도경수
"하아- 그렇게 과자가 먹고 싶냐?"

최민수
"응!!"

나는 하아- 한숨을 쉬고 최민수를 향해 고개를 틀고 꼭 과자를 사 먹고 말겠다는 최민수의 표정에 헛웃음을 냈다.


도경수
"허, 알겠다, 알겠어. 너 그대신 쓰레기 너가 다 버려야된다-."

저번에 너 집 왔을 때 중간에 너무 더러워서 내가 과자 봉지랑 통이랑 다 치웠잖아! 최민수를 째려보며 이렇게 말하니 최민수가 히히- 웃으면서 나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최민수
"어? 근데 저기 변백현 아냐?"

응, 변백현? 나는 최민수가 변백현이 있다고 해서 급격히 표정이 일그러졌다. 최민수가 내 표정을 쓱 보더니 내 기분이 지금 안 좋다는 걸 눈치챘는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최민수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다, 그치? 다음에 과자 사자."


도경수
"아니야, 나 때문에 과자 안 살 수는 없잖아. 가서 사자."

나는 변백현 때문에 곧장 최민수네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매우 컸지만 과자를 안 샀다고 나중에 떼쓸 최민수가 생각나서 그냥 모른척해야겠다며 편의점으로 향했다.


변백현
"......"


도경수
"......"

결국엔 마주쳤다. 변백현은 나 찾아다니느라 허기가 졌는지 컵라면을 먹고 있었고, 나는 손에 삼각김밥을 들고 변백현을 쳐다보았다.

최민수
"경수야 가ㅈ, 아. 백현아, 안녕."


변백현
"응..."


도경수
"...가자."

나는 계산을 마친 뒤라서 최민수를 끌고 편의점을 나섰다. 그런데 이를 막는 이가 있었으니,


변백현
"...어디가."

정색하면서 말하는 변백현이다. 내가 봤을 때는 지금 변백현의 화남 지수는 64.2%였다.


도경수
"이거 놔."


변백현
"싫어, 일단 내 집이라도 괜찮으니까..."


도경수
"됐다고!"

내가 소리를 치르자 변백현이 스르르- 내 잡고 있던 손목을 풀었다.


변백현
"...난 경수 너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나는 상처받은 눈을 한 변백현을 무시한 채로 최민수를 끌고 편의점 밖으로 나섰다.

최민수
"도경수, 너 괜찮냐?"

나는 최민수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가 눈물이 주르륵 나는 것이 느껴지자 화들짝 놀라 손가락으로 볼에 흘러내린 눈물을 닦았다.


도경수
"흐아... 나 울었었구나..."

최민수
"으이구... 과자 한 봉지 산다고 왜 이 난리람... 집에 가서 내가 기분 풀어줄 테니까 빨리 가서 놀자."


도경수
"...미안해, 나 때문에 과자도 못 사고..."

최민수
"에헤이, 미안해하지 마. 너가 요리해주면 내 기분도 풀려서 놀아줄 것 같은데..."


도경수
"뭐어? 너 진짜!"

나는 최민수를 잡으러 뛰다가 아까 상처를 받은 변백현이 계속 신경쓰여 걱정까지 되었다. 아... 걔 괜찮나... 그리고 아까는 내가 심했나...


도경수
"...아 몰라, 지도 나한테 사과해야하는 거 천지인데."

최민수
"응? 뭐라고??"


도경수
"ㅇ, 아무것도 아냐! 근데 너 잡히면 죽어!!"

나는 웃으면서 최민수를 잡으러 갔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 박혀져있는 이 감정은 뭘까? 그냥 다음에 생각해야겠다.


작가(토깽)
안뇽하세요... 이거 쓰는데 한 4일...? 7일...? 걸린 토깽입니다...


작가(토깽)
뭐 1화에 왜 그렇게 길게 쓰냐,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작가(토깽)
이 부분은 그냥 말그대로 첫부분이에요


작가(토깽)
다시 말하자면 엄 백현이랑 경수가 어릴 때부터 강제로 친해진 타입? 인데 경수가 지금 가출해서 이 현실을 부정하며 -유일한- 친구 민수의 집에 50일의 하루하루를 보내는 스토리입니다!


작가(토깽)
휴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


작가(토깽)
아 참, 제가 연재하는 작들은 이 작 완결내고 연재를 해볼게요ㅠㅠ (니가 뭔데랑 키스노트 연재 할 것 같아요!)


작가(토깽)
그럼 전 진짜 갑니다❤️


작가(토깽)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