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예쁜아 (부제: 50일의 동거)
2화


최민수
"아이고... 하아... 경수야, 배고프다..."


도경수
"그니까 도망을 가긴 왜 가는데!"

최민수가 주먹을 내리찍는 시늉에 움찔하자 그 모습이 웃겨 한참 웃다가 최민수가 진지하게 배고파- 이러길래 얼른 주방으로 달려갔다.

최민수
"아- 도경수 너가 해주는 요리 얼마만에 먹냐-."


도경수
"...그러게, 너한테 밥 먹이는 게 얼마만이냐."

최민수
"헤헤... 오랜만인 기념으로 좀 맛있게 만들어줘~"


도경수
"...너가 너무 얄미워서 그런데, 너 밥에다가 쥐약을 섞을까?"

최민수
"응? ㅇ, 아니..."

어유... 도경수, 맨날 쥐약탄다 그러지... 최민수가 궁시렁 거리는 걸 들으면서 카레 재료들을 싱크대에서 씻었다. 그렇게 카레는 점차 완성되어갔다.


도경수
"다 됐다! 야 최민수 빨리 밥그ㄹ,"

뭐야? 기껏 카레 다 해놨는데... 카레 만드는 중에 곁눈질로 최민수를 봤는데 꾸벅 졸고 있길래 다 만들어졌을 때는 일어나겠지, 하다가 아예 고개를 탁자에 박고 자길래 웃음이 나왔다.


도경수
"푸흡-, 최민수 왜 이렇게 자냐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조심스레 최민수의 폰을 꺼내 일어나면 놀릴려고 최민수가 자는 모습 -정확히 말하면 얼굴- 을 찍었다. 찰칵 소리가 안나게 찍고 최민수를 급히 흔들어 깨웠다.


도경수
"야, 최민수. 카레 다 됐어, 일어나."

최민수
"......어...?"


도경수
"밥 먹으라구, 밥-."

최민수
"어? 어..."

최민수는 입가에 묻어있는 침을 닦아내고 바로 앉았다. 카레를 탁자 위에 두고 최민수가 먹는 모습을 구경했다.

최민수
"근데 너 앞으로 이렇게 쭉 지낼 거야?"


도경수
"어?......나도 잘..."

최민수
"아, 알겠어 알겠어. 너 맘 알겠으니까 너도 와서 이거 먹어. 겁나 맛있어, 진짜로."


도경수
"...난 입맛이 없어서 못 먹겠다..."

...입맛이 없기는, 개뿔... 변백현때문에 그러면서. 나는 최민수가 중얼거리는 것이 다 들리지만 일부러 안 들리는 척 하면서 괜히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했다.

최민수
"죄 없는 냉장고 좀 건들지 말고, 재료나 냉장고에 쑤셔 박아."


도경수
"어? 어어."

나는 장바구니에 있는 재료들을 한 개, 한 개씩 꺼내 냉장고에 가지런히 넣어놓았다. 우리 집도 아니고 남의 집 냉장고였기 때문에 좀 더 조심히 넣었다.

최민수
"아유~ 배부르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넌 좀 쉬어."

살다살다 변백현때문에 최민수가 날 배려하는 모습도 보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최민수가 피식 웃는 것까지 보고 최민수 방으로 익숙하게 들어갔다.

미술은 관심 1도 없으면서 벽에 주르륵 그림들을 걸어놓은 최민수 방에 괜히 웃음이 나왔다. 참, 올때마다 신기하다니까. 어릴 때 생각도 나서 기분이 좋아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다이빙했다.


도경수
"오? 침대도 예전이랑 변한 게 없네!"

나는 아직도 예전처럼 폭신하고 보들보들한 침대 매트리스 촉감에 감탄을 했다.


도경수
"...예전처럼이라고 생각하니까 참, 이 방 완전 오랜만이네. 변백현때문ㅇ..."


도경수
"어우, 나 진짜로 미쳤나보다... 왜 갑자기 변백현이 튀어나와...!!"

나는 정신을 차리자는 마음으로 내 뺨을 찰싹 찰싹 때렸다. 어느새 최민수는 내 옆에 누워 만화책을 보고 있었고, 침대 앞에 바로 위치한 거울에는 넋이 나간 나의 얼굴이 비춰졌다.

최민수
"......어, ㅋㅋㅋㅋㅋㅋ 야야, 도경수, 이거 봐봐ㅋㅋㅋㅋㅋㅋ 겁나 웃겨ㅋㅋㅋㅋㅋㅋ 도경수~~ 도경수...? 야, 도경수!!!"


도경수
"어어? 왜왜, 어디?"

최민수
"...에휴, 변백현 보고 싶냐."


도경수
"너 진짜 죽고싶냐? 내가, 걔를?"

어이가 없네. 나는 이제부터 최민수의 저녁밥에 쥐약에다가 플러스 해서 설사약까지 투하할 것이다.

최민수
"예전에 변백현이랑 너랑 사귄다는 소문도 돌았었ㅇ,"


도경수
"아; 진짜, 그 얘기는 꺼내지도 마. 완전 싫어..."

최민수
"너... 사람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도경수
"참나. 너나 잘하세요, 최민수 씨."


도경수
"아 맞다, 예전에 너도 그... 김수정이랑..."

최민수
"아 진짜!!! 너, 걔 이름 부르지도 마!!!"


도경수
"참, 어이가 없네. 아 예예."

나는 최민수를 살짝 흘겨보고 거울을 보았다. 거울 앞에 놓여 있는 핸드폰을 집어 배터리를 확인했다. 고작 5%지만 문자가 왔다,라는 알림 개수는 489개나 와있었다.


그러나 문자가 1000개가 와있건, 무한 개가 와있건 확인해도 좋을 게 없으니 핸드폰 무음을 유지하던 것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무음 모드를 유지했고, 서랍에 있는 충전기를 꺼내 핸드폰을 충전시켰다.


도경수
"나 이거 충전 좀 할게."

최민수
"응, 그래라-."


도경수
"넌 근데 만화책이 그렇게 재밌냐?"

최민수
"어, 너도 볼래?"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거부한다는 표시를 했다. 최민수가 그래? 하면서 만화책으로 고개를 돌리고 나서야 나는 핸드폰을 슬쩍 들어 나에게 온 문자들을 확인했다. 뭐, 내용은 뻔했다.


변백현
변백현) 도경수 내가 미안해...


변백현
나 너랑 화해하고 싶어...


변백현
변백현) 편의점에서 봐도 왜 인사를 안해...?


변백현
나 너랑 화해해서 어릴 때처럼 놀고 싶어... 응...?

뭐 이렇게 등등등. 이젠 내가 안달나는 입장이 아닌 변백현이 안달이 나는 입장이 되어 마음 속으로 끓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아직은 갑갑했다.

그동안 쌓여온 게 많아서 그렇다,라고 합리화를 시키며 핸드폰을 다시 거울 앞에 내려놓았다. 하지만 너무 찝찝하여 짜증이 날 정도였다. 이거 봐, 문자 보면 더 안 좋은 거였어...

최민수
"아 거 참, 시끄럽네. 왜 이렇게 핸드폰을 가만히 못 내버려 두냐?"


도경수
"미안..."

최민수
"안되겠네. 너 오늘 폰 압수."


도경수
"그래그래..."

얘가 진짜 이상하네... 나는 최민수가 내 폰을 압수하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최민수 옆에 누웠다. 최민수는 만화책을 읽고 있던 것을 멈추고 내 핸드폰을 집어 내 눈 앞에 흔들고는 이내 서랍으로 핸드폰을 넣었다.

최민수
"야야야야, 도경수, 도경수- 일어나봐-"


도경수
"아... 왜... 지금 몇 신데..."

최민수
"아, 지금 6시 6시...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도경수 빨리 일어나보라고-"


도경수
"아 왜왜-"

아 얘는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나는 나를 이젠 미친듯이 흔들어 깨우는 최민수 덕분에 꿈에서 깼다. 근데 무슨 일이지?

최민수
"아니 변백현 나한테 연락왔다고."


도경수
"아 그럼 답장을 하면 될 거 아니... 뭐라고?"

최민수
"변백현이 나한테 연락했어... 대박..."

변백헌 얘 너한테만 연락하더니... 내 집에 너가 있으니까 문자했나...? 나는 최민수의 감탄이 담겨있는 혼잣말을 무시하고 폰을 뺏어 문자 내용을 보았다.


변백현
변백현) 저 너가 최민수 맞지?


변백현
나 변백현인데


변백현
6시에 우리 좀 볼 수 있을까?


변백현
할 얘기가 있어서ㅎㅎ 문명공원에서 만나자~

아... 이거 카톡이네... 최민수가 자고 있는 것으로 거짓말을 해서 너랑 못 만났다, 이렇게 해서 변백현을 못 만나게 할 수 있었는데 메세지가 아닌 카톡이여서 읽은 것이 표시되어 그런 거짓말은 안 통하게 생겼다.


도경수
"아... 미안해... 카톡인 거 모르고 봐버렸네..."

최민수
"나... 가야겠지...?"


도경수
"......"

최민수
"아... 나 변백현이랑 얘기한 적 한 번도 없는데..."

경수야... 나 무서워... 변백현을 무서워하는 최민수에 나는 미안해했다.


도경수
"...일단 가봐..."

최민수
"엉...? 어..."

변백현이 최민수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최민수에게 일단 가보라고 했다.

최민수
"그럼 밥 먼저 해먹고 있어, 나 후딱 갔다올게..."

패딩조끼만 입고 방을 나서는 최민수를 따라 나도 방에서 나왔다.

최민수
"...경수야...살아남을게..."


도경수
"그래, 그래라... 갔다 와라-"

최민수는 나에게 손을 흔들고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섰다. 나는 그런 최민수의 뒷통수를 멍하니 보고 한참 서있다가 최민수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섰다.


도경수
"...그냥 가만히 변백현 따라갈 걸 그랬나..."

내 유일한 친구가 최민순데... 걔가 나 등 돌리면... 나는 하기도 싫은 상상을 한 번 하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도 그 애가 나한테는 가장 짜증나고, 속상하다 그 자체의 존재였다는 걸 그 애가 깨달으면 좋겠어..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내 폰에는 어떤 연락이 안 왔는지 확인하러 방으로 향했다.

최민수가 어디 서랍에 넣었지... 나는 서랍들을 뒤적거리다가 딱딱한 것이 손에 닿자 그것이 핸드폰이라는 걸 알고 꺼냈다.


도경수
"...어 뭐야, 아무것도 안 왔네?"

최민수가 폰을 충전시키며 서랍에 넣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폰은 여전히 5%였다. 충전을 시키려고 충전기에 손을 댔다.


도경수
"진짜... 변백현 마음에 안 들어."


변백현
"왜 내가 마음에 안 들어."

중저음이지만 조금 더 낮고 안정적인 목소리. 이 목소리의 주인은 변백현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최민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벙찐 내가 있었다.


작가(토깽)
안뇽하세요ㅠㅠ 완전 오랜만이죠ㅠㅠ


작가(토깽)
저 완전 바빠서,,, 팬픽 쓸 여유도 없었네요ㅠㅠ


작가(토깽)
앞으론 정말 올릴 시간 없어도 꼬박 꼬박 쓸게요,,,


작가(토깽)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