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트로피컬 미드나잇

#04_한 여름밤의 꿈 1

솔직히 신고 먹을까 무서워요. 진심으로.

낮게 깔린 분위기에 한동안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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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괜찮아요. 큰일도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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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센 척하지 말라니까? 손 떨리는 것도 어쩌지 못하면서 어디서 구라를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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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

동현이 작은 미소와 상반된 차가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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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 나 기대기 싫어서 그래요. 여기서 뭐가 달라지지도 않을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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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그럼 형이 쟤 지금 잡아서 죽이고 올까? 뭐가 더 너를 위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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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굳이 저를 위하지 마요.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좀 불편한 상대라는 거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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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그럼 나랑 하루만, 딱 오늘만 사귀어. 이러면 아무 사이는 돼? 딱 하루만 기댈 수 있게 해줄게.

웅의 말에 동현이 마른 세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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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은 진짜 성격 별로예요. 하루 지나면 나 더 멀어질 건데 괜찮아요?

반어법을 사용한 수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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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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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 나 그냥 동현이라고 불렀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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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응, 마이동.

동현이 웅이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는 피식 웃음 지었다. 아까 전의 일은 새하얗게 잊혀만 갔다.

둘은 손에 봉지를 하나씩 사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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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직도 악몽 자주 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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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음, 전보다는 나아. 그리고 커플로 맞추는건 속 안 보이고 이게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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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래요, 좋네요.

드림캐처가 담긴 봉지를 내려놓고 웅이 침대 위에 뛰어들었다. 동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웅을 어이없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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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마이동, 형이랑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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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 우리 사귄 지 30분 지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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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전에 사귄 건 다 삭제야? 우리 그래도 할 거 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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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제발 닥쳐요.

동현이 한숨을 쉬고는 조심스럽게 그의 옆에 누웠다. 웅은 해맑게 웃으며 동현은 폭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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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진짜 많이 안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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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나도요.

동현이 웅의 뒤통수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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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아무리 그래도 나 선 넘으면 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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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은 이미 충분히 넘었어요. 우리 애초에 처음 사귈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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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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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마이동, 마이동. 나랑 사귀면 잘해줄게. 너 내 애인 해줘.

문득 기억이 떠올랐다. 어찌나 시끄럽게 짝사랑을 하던지 같은 과는 물론 웬만한 학생들은 다 웅의 짝사랑 상대를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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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그만큼 널 많이 좋아했어. 이제는 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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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럼 다른 남자랑은.

동현의 말 뒤에 이어질 말을 아는 웅이 짧게 입을 맞추며 말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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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동현아. 딱 하루만 우리.

심장의 움직임을 들으며 동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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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럼 형 나한테 하고 싶은 거 다 해, 하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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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우응, 이따 밤에 할 거야.

웅이 동현에게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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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어쩜 사람이 이렇게 투명한데 불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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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쉿.

웅이 아주 짧게 혀를 넣었다 빼고는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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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애들 장난도 아니고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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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우리 동현이 애타게 하기?

동현이 입술을 닦자 그는 괜히 입술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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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닦아? 서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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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서운하던가요.

동현이 스르륵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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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근데 뭐 하려고 일어선 거야?

웅이 자신을 따라 일어선 동현을 백허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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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화장실 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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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 미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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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장난이야, 우리 호텔에서 시간 썩히긴 아까운데 시장 둘러보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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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조금만 쉬다가, 방금 들어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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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응, 동현이 하고 싶은 대로 해.

웅이 손에 힘을 주더니 동현과 함께 침대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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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후, 침대 꺼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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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조금만 이러고 있다가 일어나자.

웅은 동현의 몸 이곳저곳을 더듬으며 귀를 살며시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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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 형.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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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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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나 기분 나아지게 한다면서 사귀자더니 형이 더 좋은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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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너도 원하는 거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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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됐어요.

동현이 나무처럼 가만히 있는 동안 웅은 귀에 바람을 불거나 괜히 깨물면서 장난을 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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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이러다 내가 형 덮치면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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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지금까지 맨날 내가 위였던 건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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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

동현이 웅을 밀어내고는 그의 배 위에 앉았다. 당황한 웅을 향해 얼굴을 더 가까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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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한 번 뒤집어요?

동현이 웅의 왼쪽 귀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