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트로피컬 미드나잇

#05_한 여름밤의 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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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한 번 뒤집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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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뭔 개소리야, 비켜.

웅이 그를 힘을 주어 밀었지만 동현은 꼿꼿이 버티고서 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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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진심 아니잖아, 갑자기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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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왜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나도 다 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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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꼭 그런 멘트 날리면서 지랄하는 것들이 다 안 컸더라, 비켜 김동현.

웅이 손가락으로 동현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 그제서야 동현이 웃으며 자리를 비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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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은 본인이 선 넘으면서 내가 넘는 건 절대 안 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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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마이동은 어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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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겨우 한 살이에요. 그리고 형보다도 점잖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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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그럼 너 나 깔고 뭉갤 자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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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하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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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잘도 하겠다.

웅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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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이제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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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응, 나가요.

지갑과 핸드폰을 챙긴 뒤 방을 나갔다.

여러 가게들이 모인 길거리에는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가시지를 않았다.

또다시 길을 잃지 않게 서로의 손에 깍지를 낀 채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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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오, 동현아. 저거 봐. 예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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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어차피 안 하고 다니잖아요, 저런 거.

웅이 가리킨 건 코발트블루색 실팔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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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동현이랑 커플로 하면 잘할 자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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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럼, 보라카이 온 기념으로 하나 할까?

동현이 실팔찌 하나를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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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163페소니까 얼마 안 되네, 근데 색깔 똑같은 거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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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same color, no? (같은 색 없어요?)

허접한 실력으로 질문을 던졌지만 가게 주인은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같은 색의 팔찌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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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이건 제가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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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헉, 아냐. 내가 맞추자고 한 거니까.

그럼에도 동현은 팔찌 2개를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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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잃어버리지 말고 잘 하고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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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응응!

동현이 웅의 손목에 팔찌를 채워주며 신신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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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근데 동현이는 내일이 되면 어쩔 거야? 이 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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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하고 다닐 거예요, 어차피 의미 부여 안 하면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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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나는 의미 부여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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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나 좋아하지 마요. 난 안 좋아할 거니까.

따뜻하게 감싸 쥔 손과 참 모순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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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너 힘들면서까지 복수를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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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원래 이별은 힘들잖아요.

웅이 그의 어깨에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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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형은 진짜 너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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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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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동현이가 날 사랑하지 않을 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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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사귄 첫날에 이런 소리 하는 건 형뿐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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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무서운 걸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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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 근데 형이 무서워할 미래는 꽤 멀 거야. 이 지랄해도 둘 다 못 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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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우린 사랑해서 멀어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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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응, 그렇죠.

동현의 손이 웅의 허리춤에 올라갔다.

눈을 맞춰 웃으며 대화와는 상반된 행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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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저거 먹을까? 망고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야 된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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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오, 좋아요.

사람이 가득 들어차기 직전인 아이스크림 가게 안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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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 난 키스할 때 아니면 침 섞이는 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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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헐, 좀 상처다.

웅이 아이스크림을 입 앞에 갖다 대자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웅이 슬픈 척을 하자 동현은 그제야 아이스크림을 받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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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이거 왜 인기 있는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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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그치? 맛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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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내일 먹으면 맛없겠지만.

동현은 단 것을 애정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웅은 애정했다. 그리고 증오했다.

애정이 없는 이와 애정이 없는 것을 먹을 때 느껴질 최악의 맛을 도무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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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 이따 차 빌려서 시내 구경 갈래요? 바다도 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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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응!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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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근데 밤에 안전지대 나가면 위험하다니까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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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어차피 시내는 안전하대, 괜찮아.

웅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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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래도요. 근데 형은 호텔 어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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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나 너랑 같아. AB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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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럼 나 오늘 형 방에서 자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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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어, 당연하지. 언제든지 와.

웅의 얼굴 위로 환한 표정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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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오늘은 거기서 밤새워야겠다. 영화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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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마이동 데이트 계획 세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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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응, 세우는 거야.

동현이 녹은 것만 남은 아이스크림을 긁어 웅의 입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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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저녁에 예쁜 거 많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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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래야죠, 하고픈 거 하면서 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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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아아, 수영장이랑 칵테일바랑 합쳐진 거 있는데 거기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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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좋다.

동현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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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형 아직 복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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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응, 있는데.

웅이 동현의 손을 잡아 배 위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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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하 씨. 갑자기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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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솔직히는 다른 남자 꼬시려 만든 복근이긴 한데, 동현이나 꼬셔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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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당당도 하네요.

손을 빼내고는 괜히 헛기침을 했다.

웅은 부담스럽게 동현을 향했고 동현은 그를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