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들리면 응답해
EP. 7 “블러드 1”


뭐야..

이거 완전 잡종 새끼잖아?

비린내가 나는 검붉은 색의 액체. 그걸 우리는 피라고 부른다.

몸 속에 흐르는 뜨거운 것도

상처가 나면 뿜어져 나오는 것도

우리의 주식인 것도 피라 칭한다.

07. 혈액


정호석
“V, 넌 보스한테 가.”


김태형
"무엇?"


정호석
“몰라서 물어? 여기 있어봤자 방해만 되잖아 넌.”


김태형
“보스한테 가면 뭐가 달라져요?”


정호석
“명령이야.”


김태형
“.. 씨발”

총알이 박힌 자리에선 피가 넘치듯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깨 부근에 하나, 팔꿈치 부근에 하나. 바닥으로 툭툭 떨어진 핏방울들이 고여 웅덩이가 생긴다.

반질거리는 피 웅덩이에 비치던 태형의 몸이 다른 곳을 향해 빠르게 사라지며 호석의 몸 위로 물둘레가 하나 둘 피어났다.

``탈칵.‘

자리에 혼자 남겨진 호석이 권총을 재장전한 뒤

``탕-!‘

곧장 방아쇠를 당겼다. 날아가는 호석의 총알을 맞출 기세로 여러 총알들이 호석을 향해 쏘아진다.


김남준
“정호석!”

``푹-. 투둑..‘


정호석
“... 씨발”

차가운 칼날에 밀린 피들로 웅덩이 하나가 더 생겨난다.

``쨍그랑-!‘

귀를 한가득 매꾸는 총성 사이로 날카로운 파장음이 들려왔다.

흰 와이셔츠에 피를 대충 닦으며 비상구 문을 열은 태형이, 총을 재장전하며 복도 끝 문을 급히 열었다.


김태형
“보스!”

깨진 창문과 사방에 튀긴 유리 파편. 바닥에는 구겨진 종이 몇 장과 벽과 이어져있는 피로 엉망이었다. 휑하게 빈 방 안에선 탄약 냄새와 약간의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뻑 나가버린 정신으로 깨진 유리창을 빤히 내다보던 태형이, 사방에서 들려오는 총성을 인지하며 도로 방을 빠져나간다.

비상구로 향한 태형이, 저 밑에서 올라오는 남준, 호석과 마주친다.


김태형
“형! 보스, 보스가 없어요!”


정호석
“뭐?”


김태형
“유리창도 깨져있고, 피가, 아니 당장 찾아야 돼요.”


정호석
“.. 김남준이랑 먼저 갈테니까 넌 애들 데리고 와.”


김태형
“탄은 충분해요?”


정호석
“그럴리가.”


김태형
“그럼 제꺼 가져가요. 전 새 거 가져갈게요.”


정호석
“.. 고맙다.”

태형의 총을 받은 호석이 시선을 돌리며 말을 전했다.


김태형
“그거 진심 맞죠?”

태형이 물었다. 먼저 저 밑까지 내려간 남준을 따라 빠르게 내려가던 호석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슨다.


정호석
“탄 몇 개 안 남았어. 가면서 뒤지지나 마.”


김태형
“운전 똑바로 해 개새끼야!”


전정국
“보스께서 위험하다잖아요-”


김석진
“.. 보스 데리러 가기 전에 저승사자가 먼저 데리러 오겠는데?”


전정국
“.. 진짜 뒤지기 싫으면 닥쳐요.”


김태형
“야, 앞에 나무, 야, 야! stop!!!”

먼지냄새가 진동하는 외진 곳의 큰 창고

거친 숨소리에 피비린내가 가득 섞여 탁한 공기 덩어리들과 섞인다.


김민규
“소리가 안 들리면..”


김민규
“어떻게 해야 돼?”


김민규
“귀병신들이 드라마에선 입모양도 읽던데.”


김민규
“너도 알아들을 수 있냐?”


박지민
“... 뭐라는 거야, 미친 새끼가..”


김민규
“진짜 못알아들어? 하아-나도 안 들리냐?”


박지민
“... 무슨 얘기를 하든 안 들리니까 집어 치워.”


김민규
“허.. 참, 당황스럽네..”


배주현
“야. 머리가 안 돌아가면 몸이라도 써, 개병신아.”


김민규
“계속 맞기만 했는데도 상태는 그대로잖아.”


김민규
“그러다가 갑자기 피 토하고 죽으면 어쩌냐? 그럼 우리도 죽어 미친년아-”


배주현
“.. 꺼지기나 해.”


김민규
“너 말 좀 가려서 하지 그래?”


배주현
“빈 깡통이 존나 요란하기는..”


배주현
“야. 니네 애들은 언제 오냐.”


배주현
“저 병신이 총도 쏘고, 유리창까지 깼다는데. 니네 조직은 차도 없어?”


박지민
“... 대화하기 싫은 마음은 없는데, 안 들리니까 답을 못 하겠네.”


배주현
“... 보스는 왜 하필 귀병신을 찍고 지랄이야..”


배주현
“아, 김민규.”


김민규
“또 왜.”


배주현
“너 얘한테 총 쐈다면서. 어디 쐈길래 애가 아파보이지를 않아.”


김민규
“어..”


김민규
“여기.”

민규의 손 끝이 지민의 왼쪽 어깨를 찍었다.


배주현
“스치기만 한 건가?”


김민규
“까보면 되지.”

지민의 와이셔츠 어깨 부분을 잡고 아래로 힘껏 내린 민규에, 채워진 단추 두어개가 투둑 뜯어져 튕겨나간다. 벗겨진 와이셔츠 사이로 보이는 붉은 지민의 어깨가 생체기 하나 없이 말끔하다.


배주현
“여기 쐈다며. 왜 상처가 없어?”


김민규
“.. 반대쪽인가?”


배주현
“오른쪽에는 피도 없어 병신아.”


김민규
“.. 이새끼 뭐야”


정호석
“뭐긴 뭐야. 우리 보스지.”


김남준
“씨발, 청소 좀 하고 사세요.”


김민규
“.. 뭐야”


배주현
“씨발..”


정호석
“뭐 알아내기는 했냐.”


김민규
“귀 병신 데리고 뭘..”


김민규
“니네들은 총 안 쏘고 뭐하냐, 씨발 새끼들아!”

여러개의 총구들이 호석과 남준을 향해 겨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