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선수 전정국
19화 또라이 과장님



야근을 하는 여주를 위해 도시락을 사 온 정국이.

그 도시락 하나를 커플처럼 알콩달콩 나누어 먹고 있는 여주와 정국이다.



최진욱
"여주씨, 여기 있으셨군요"


이 둘의 달달한 분위기를 깬 건 다름이 아니라 여주가 일하는 병원의 병원장님의 아들이였다.



민여주
"ㅇ,아. 네, 과장님"


최진욱
"할 얘기가 있는데, 식사 마저 하시고 제 방으로 오시죠"


민여주
"... 네, 알겠습니다"


과장은 여주한테 할 말을 하고 정국이를 보며 기분 나쁜 웃음을 보인 뒤 갔다.

사실 병원장님의 아들 과장은 예전부터 여주한테 집적대었다.

억지로 둘이 있는 식사 자리를 마련한다던지.

반 강제로 개인적인 일을 따로 여주한테 시키고는 했다.



민여주
"미안해요, 정국씨. 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민여주
"오늘 와 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


민여주
"더 늦기 전에 이만 가 봐요"


표정이 좋지 않은 여주를 보자, 정국이는 단번에 알아챘다.

그 과장이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은 확실히 아니라는 걸.



전정국
"저 여주씨"


전정국
"안 가면 안돼겠죠...?"


정국이의 이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여주를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과 그 과장이라는 놈이 여주한테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하는 말이였다.



민여주
"... 사실은 저도 가고 싶지 않아요"


민여주
"정국씨랑 같이 있고 싶어요..."


맑았던 여주의 눈방울에 어느새 눈물이 차올라 있었고,

한마디만 더 꺼내면 우수수 솟아질 것 같았다.

그런 여주의 팔을 가볍게 잡아 당겨서 자신의 품에 끌어 안았다.



전정국
"그럼 제가 문 밖에 기다리고 있을게요"


전정국
"만약에 좋지 않은 느낌이 들면 큰소리로 헛기침을 해주세요"



전정국
"제가 바로 들어가서 여주씨를 데리고 나올게요"


민여주
"고마워요, 정국씨..."


여주는 정국이의 품에 더욱더 파고 들어 안겼다.


..........


똑똑-]



최진욱
"들어와요"


덜컥-]



민여주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과장님"


최진욱
"...ㅎ, 일단 여기 와서 앉아요. 여주씨"


오늘따라 느낌이 좀 좋진 않았지만, 밖에는 정국이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안정이 되었다.



민여주
"그럼 제가 뭘 해야 합니까?"


최진욱
"오늘은 여주씨한테 시킬 일 없어요"


민여주
"ㄴ,네...?"


민여주
"아니... 그럼 왜 저를 부르셨습니까?"


최진욱
"여주씨, 보고싶어서 불렀어요"


역시나 그렇지 과장은 여주를 사적인 일로 부른 것이다.



민여주
"... 과장님, 이런 사적인 일로 절 부르셨다면 가봐도 될까요"


여주가 조금 불편한 말투로 딱딱하게 말하자, 웃던 표정이 굳더니 입을 연다.



최진욱
"당연히 안돼죠"


최진욱
"방금 같이 있었던 그 남자 분한테 가시려는 거잖아요"


민여주
"과장님, 이건 저의 사적인 일 입니다"


민여주
"사적인 일까지 관섭하시면 저 더이상은 못 참습니다"


최진욱
"하하하하하"


단호하게 말하는 여주의 모습이 뭐가 웃긴지 큰 목소리로 웃는 과장.



민여주
"지금 뭐가 웃기신겁니까"


최진욱
"여주씨 일이 어떻게 사적인 거예요"


최진욱
"여주씨의 일이 제 일이고, 제 일이 여주씨 일인데요"


민여주
"어떻게 제 일이 과장님 일이고, 과장님 일이 제 일인거죠?"


민여주
"저희는 사적인 관계가 아닌데 말이죠"


최진욱
"왜, 우리가 사적인 관계가 아니예요"


최진욱
"여주씨랑 전 결혼 할 사이인데"


그건 또 누가 멋대로 정한 개 같은 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