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2. 옷자락


깽그랑..-

빈 깡통이 튕겨져 나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등장인물
뭐야?


최연준
안녕, 또 보네^^

연준은 그들을 향해서 터벅터벅 다가갔다.

등장인물
뭐야... 저 녀석은...

등장인물
..야야, 최연준이잖아,,;


최연준
내가 뭘 좀 찾으러 왔는데 말이야


최수빈
...(꼼지락)

수빈은 연준의 뒤에 붙어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최연준
빌려간 바이크는 언제쯤 돌려주려나?

등장인물
...뭐야, 뭔 바이크?

등장인물
야.. 누가 바이크 빌렸냐?

등장인물
...시발,,

등장인물
그게 최연준 바이크였어..? (속닥)

등장인물
하, 미친놈아..;; (속닥)


최연준
^^


최연준
그래서 말인데, 이제 좀 돌려줬으면 하는데.

등장인물
...(움찔)

모두들 연준의 단정한 어투에 그렇지 못한 분위기에 압도됐다.

연준의 뒤로 짙은 그림자가 등골이 시리도록 소름끼치게 느껴질 정도다.

등장인물
...

등장인물
...여기..

무리 중 한명이 연준에게 바이크 열쇠를 건넸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최연준
고맙다.

그렇게 연준은 손쉽게 열쇠를 받아냈다.


최연준
가자, 이제


최수빈
...!?


최수빈
아, 네..!

수빈은 그런 연준을 따라 나섰다.

...

..

.

"하.. 시발새끼들.."


최연준
더럽게도 탔네;

연준은 바이크에 기스난 부분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최수빈
...죄송합니다


최수빈
변상해드릴게요..


최연준
됐어


최연준
딸배 바이크에 흠집 정도야..


최수빈
...죄송합니다,,

수빈은 잔뜩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최연준
...


최연준
...됐고, 네가 운전해

연준은 헬멧 하나를 수빈에게 던졌다.


최수빈
..!!

수빈은 어떨결에 헬멧을 덥석 받아들었다.


최수빈
...에?

수빈은 멀뚱히 연준을 바라봤다.


최연준
뭐해, 운전 안 해?

연준은 자연스럽게 헬멧을 쓰고 바이크 뒷자리에 걸터앉았다.


최수빈
...아,


최수빈
...제가 운전해요?


최연준
왜, 싫어?


최수빈
아, 아뇨..!


최수빈
그,


최수빈
그, 제가.. 바이크 면허는 없는데...


최연준
...


최연준
...뭐?


최수빈
...면허가 없어서,,


최연준
...


최연준
...허?


최연준
그럼 면허도 없으면서 바이크를 빌려달라 했던 거야?


최수빈
...네,,


최연준
...허, 참..

연준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헛웃음을 지었다.


최수빈
...(민망)


최연준
진짜 무슨 깡이냐..ㅋㅋ


최연준
진짜 웃기는 놈이네ㅋㅋ


최수빈
...하하.


최연준
야, 타.


최연준
형님이 바이크 연수 시켜주마ㅋ

연준은 툭툭 뒷자리를 가르켰다.


최수빈
..아, 네..!!

수빈은 허겁지겁 뒷자리에 올라 탔다.

...

..

.

부아앙..-

엔진 소리가 먹먹하게 귓가에 울려퍼진다.


최연준
야, 꽉 잡아라


최수빈
네?

엔진소리와 바람소리에 연준의 목소리가 뭉개졌다.


최연준
꽉 잡으라고, 허리.

연준은 한손으로 수빈의 손을 끌어다 자신의 허리에 툭 얹어놓았다.


최수빈
...!(흠칫)

수빈은 토끼 눈이 되어서 연준에 허리를 붙잡은 손은 뻣뻣하게 굳어갔다.


최수빈
...(민망)

연준의 곧게 뻗은 척추를 따라 붙잡은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갔다.

연준의 교복 셔츠 위로 비치는 등근육이 꿈틀거린다.


최수빈
,,,

수빈은 눈 둘 곳 몰라 연준의 옷자락 붙잡고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다.


최연준
무섭냐ㅋㅋ

연준은 미러로 수빈의 상태를 확인하곤 귀엽다는 듯 웃어댔다.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바들거리는 모습이 연준의 눈에 여우에게 잡아먹힐 듯 공포에 떠는 토끼 한 마리처럼 보였다.


최연준
사내새끼가 이것도 무서우면 어쩌냐


최수빈
...별로 안 무서워요 (중얼)

무서운 것 보다, 붙잡고 있는 옷자락이 더 신경쓰인다고요...


최연준
ㅋㅋㅋㅋㅋ

연준은 그런 수빈의 마음은 모르는 듯 눈을 질끈 감은 수빈이 웃기기만 하다.

...

..

.




"얜 뭐냐"


최연준
뭐?


이진우
네 무릎에 머리 베고 잠든 녀석 말이야..


최수빈
...(잠듦)


최연준
...아, 얘?

연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무릎에 잠든 수빈을 가르켰다.


이진우
그래, 걔..;;


최연준
그러게, 언제 잠들었지?


이진우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이진우
쟤는 2학년 아니냐고, 왜 3학년 반에 있는 건데;;


최연준
그러게


이진우
그러게?


이진우
그러게는 무슨;


이진우
누가보면 네 애인줄 알겠어..


최연준
고딩엄빠임?ㅋㅋ

등장인물
솔직히 최연준이라면 뭔가 있을 법해ㅋㅋ


최연준
뭐래, 시발ㅋㅋ

등장인물
아, ㅇㅈ

등장인물
뭔가 일진짱 아빠 되다? 뭐 그런거

등장인물
미친놈; 인소 작작 봐ㅋㅋㅋㅋ


최연준
아, 애 아빠로 만들어버리네..ㅋㅋ


최수빈
...우응..-

수빈은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에 뒤척인다.


최연준
아, 시발.. 다 닥쳐.


최연준
우리 애 깨잖아.

등장인물
미친ㅋㅋㅋ 우리 애 이지랄ㅋㅋ

등장인물
육아 달인이셔.


최연준
쉿.

등장인물
ㅋㅋㅋㅋㅋ


이진우
...


이진우
...미친놈,,

...

그렇게 언제부턴가 연준의 옆에는 수빈이 따라왔다.

학년 층수가 다름에도 쉬는 시간이면 매일같이 수빈은 연준의 반에 찾아갔다.

가끔은 연준이 먼저 찾는 일도 늘었다.

연준도 오는 사람 막지 않는 성격이라 수빈의 애착인형이 된 사실은 점점 익숙해져 있었다.

어쩐지 최연준 옆에 제일 오래 붙어 있는 녀석이라면 최수빈이 아닐까.

는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하, 이제야 살 것 같네"


최연준
하, 시발.. 담배 냄새;


이진우
후~^^

진우는 연준의 얼굴에 후 하고 입김을 불어넣었다.

매캐한 담배 떫은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최연준
시발;;


이진우
ㅋㅋㅋㅋㅋ

진우는 연준의 반응이 재밌다는 듯 킥킥 웃어댔다.


최연준
아, 씨; 코 썩었어.


최수빈
..형, 괜찮아요?


이진우
아. 너무하네ㅋㅋ

등장인물
최연준, 저 새끼는 생긴 건 연초 필 것 처럼 생겨가지고 비흡연자인게 놀랍;

등장인물
ㄹㅇㅋㅋ


최연준
골초들아, 니네가 금연 좀 해


이진우
애새끼, 으른의 맛을 모르노


최연준
담배 피우면 다 어른이게?


최연준
으른의 기준이 심각하다, 친구야

등장인물
ㅋㅋㅋㅋ


이진우
하ㅋ 새끼..ㅋㅋ


최연준
^^


최수빈
...


최수빈
형은 담배 피우지 마요


최연준
그래, 난 누구와 달리 단명하고 싶진 않네


이진우
...어째, 그거 나한테 하는 말 같다?


최연준
아, 찔렀나?


최연준
이 집 낚시터 명당이네?


이진우
아놔ㅋㅋ..


최수빈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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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