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3. 빼앗기기 전에


"최연준 분리불안이냐.."


최수빈
뭐가요


이진우
네 친구들은 어디 두고 3학년이랑 겸상을 해?


최수빈
안돼요?


최연준
이진우 니 꼰대냐...


최연준
좀 같이 먹을 수 도 있지

등장인물
ㄹㅇㅋㅋ

등장인물
이진우 이새끼 또 질투하네ㅋㅋ


이진우
아니;;


이진우
내가 언제;;


이진우
최수빈 저 자식이 최연준 옆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니까 그렇지...;;


이진우
야, 진짜 니는 친구 없냐..


최수빈
네


이진우
...어?


최수빈
...


최연준
...얌마, 왜 애를 기죽여.


이진우
아니 그게..;;

등장인물
이진우 인성..;;


이진우
...하?




"야, 최연준"


최연준
왜


이진우
오늘 학교 끝나고 ㄱ?


최연준
오늘은 안돼


이진우
...왜?


최연준
오늘 수빈이랑 ㄹ체 할거임


이진우
?


이진우
너 게임 안 하잖아


최연준
요즘 재밌더라, 수빈이가 추천해줬는데


이진우
...허?


이진우
아, 진짜...-


이진우
니 없으면 누나들 안 온다고..-


최연준
ㅅㄱ


이진우
...;;

틈만 나면 최수빈이야..;;

애한테 뭐 꿀 발라놨냐.....




"다녀왔습니다"

할머니
연준이 왔니?


최수빈
형, 왔어요?


최연준
많이 기다렸냐


최수빈
아뇨, 별로..

어느새부터 수빈이 연준의 집에서 기다리는 일이 늘어났다.

학교 끝나고 연준이 알바 간 사이에 수빈은 연준의 집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최연준
할매, 밥은 먹었어?

할머니
수빈이랑 먹었지~

할머니도 수빈이가 있어서 혼자 계시는 시간이 덜 외롭다며 좋아하셨다.

할머니
우리 똥강아지 배고프지? 밥 차려 줄까?


최연준
괜찮아ㅋㅋ


최연준
이미 먹었어요~

할머니
..그려?

할머니
에잉, 할미는 들어가서 자야지..

할머니
강아지 밥 안 먹고 다니는 간 아닌가 기다렸것만..-


최연준
ㅋㅋㅋㅋㅋ


최연준
할매, 서운해?ㅋㅋ

할머니
오냐


최연준
나 밥 안 먹고 다녀도 혼낼 거잖아-

할머니
에잉! 밥은 먹구 댕겨!!


최연준
ㅋㅋㅋㅋㅋ


최연준
알겠어, 들어가서 주무셔요~


최연준
조용히 공부할게

할머니
...에잉, 염병천병..

할머니
공부는 무슨..-

할머니는 중얼거리며 방으로 들어가셨다.

탁.-


최연준
...


최연준
...어떻게 아셨지?


최수빈
...?


최연준
네가 말했냐


최수빈
...아뇨,,


최연준
우리 할매 참.. 촉이 좋아..


최수빈
...ㅎㅎ


최수빈
그냥, 형이 공부 안 하는 것쯤은 알고 계신..


최연준
...


최연준
...야,


최연준
...야, 나 서운해?


최수빈
ㅎㅎ..




좁은 방칸

황토색 장판 바닥

틈 사이사이 곰팡이 냄새가 묻어 있는

옛날식 보일러 후끈한 장판에 나란히 누웠다.

앞에 보이는 누렇게 바랜 천장과 노란 전등

수빈은 딱히 개의치 않았다.

사실..

그보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최수빈
혀엉..

수빈은 늘어진 팔을 휘적이더니 연준의 팔 소매를 잡았다.


최연준
?


최수빈
너무 더워요...

수빈은 한국식 옛날 장판의 맛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제 곧 4월인데 이렇게 뜨뜻한 장판에 등이 지져지니 그럴만도 했다.



최수빈
..형은 안 더워요?


최연준
...


최연준
...별로

연준은 이미 민소매 하나 걸친 채 포기한 얼굴이다.


최수빈
...

수빈은 단정하게 잠구던 셔츠 단추를 모조리 풀어냈다.

차마 벗지는 못하고 걸치고 연신 손부채질만 해댔다.


"아, 시발.."


최연준
...뒤졌는데?

연준은 게임오버가 뜬 폰 화면을 수빈에게 들어보였다.


최수빈
...


최수빈
...형, 아무래도


최수빈
게임에 소질이 없는..


최연준
...야


최연준
네가 알려준 거잖아-


최수빈
형이 그렇게까지 못할 줄은 몰랐..


최연준
...뭐?


최수빈
...는 아니고~


최연준
다 들었어. 인마.


최연준
이리와.

연준은 수빈의 목덜미에 헤드락을 걸었다.


최수빈
읍!


최연준
이 자식이,

꽈직.


최수빈
아아..! ㅈ..잠


최연준
형이 게임에 소질은 없는데 어릴 때 태권도를 다녔단 말이지^^


최수빈
...읍,

헤드락은... 레슬링인데..

수빈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느새 격해지던 손의 힘이 풀렸다.

털썩.-


최연준
하아..-


최연준
붙어있는 것도 열난다 시발..-

연준은 더운지 수빈에게서 스륵 떨어져나갔다.


최수빈
...ㅋㅋㅋ


최수빈
형, 그럴거면 보일러를 좀 줄여요


최연준
안돼..-


최연준
할매 추우면 잠 못자


최수빈
...

이럴 때 보면 참 효자다

생긴 건 말 드럽게 안 들어 쳐먹게 생겼는데 말이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알바를 연달아 나가면서도 힘든 내색하지 않는 사람이다.

오지랖은 또 많아서

그때에 나 같은 사람을 보면 안 도와주곤 못 배긴다.

사납게 생겨서는..

또 정에 취약하단 점이 약점인 사람이다.



최수빈
형,


최연준
?


최수빈
저 내일도 와도 돼요?


최연준
...뭐야, 뭘 새삼스럽게


최연준
이미 제 집처럼 드나들고 있는 주제에


최수빈
ㅎㅎ..


최수빈
내일도 올게요


최수빈
형 게임 실력 늘려면 한참 멀었거든요


최연준
...하?


최연준
이게 또 승질을 긁네?


최수빈
ㅎㅎ.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빼앗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최연준의 옆에 질 좋지 않은 놈들에게 그가 물들기 전에

싹을 뽑아 놓아야 겠다는

...뭐 그런 생각

...

..

.




"연준이는 안 온대~?"


이진우
미안, 누나ㅋㅋ


이진우
오늘 최연준 이 새끼 바쁘다네..~

등장인물
아쉽다~


강태리
연준이?


강태리
연준이? 아 그 귀여운 애?

등장인물
귀엽지~, 또 잘생겼잖아~


이진우
그 새끼가 잘생기긴 했지


강태리
흐음~


강태리
나도 좀 소개해주라~ 응?


이진우
걔 요즘 바빠서 잘 안 오는데..ㅎㅎ


이진우
누나, 나는 어때요?


강태리
진우는 귀엽지ㅋㅋ


이진우
항상 나만 애기 취급이야..

등장인물
ㅋㅋㅋㅋ진우 삐진다

등장인물
애새끼, 고삐리 아니랄까봐ㅋㅋ


이진우
아, 형 애새끼 아니라니까요..-


강태리
ㅋㅋㅋㅋㅋ


강태리
그래그래


강태리
나중에 연준이도 같이 데리고 와~


강태리
오랜만에 보고 싶네


이진우
...


이진우
함 물어볼게요

...

..

.




-


-


...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