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5. 추궁


이른 새벽


부스럭..

부스럭.. 부스럭...



최연준
우으,..


최연준
속쓰려..

연준은 이불 속에서 뒤척이며 잠에서 깼다.



강태리
일어났어?


최연준
...


최연준
...?

연준은 자신의 옆에 누운 태리를 보고 놀랐는지 두 눈을 번쩍인다.



강태리
어제 기억은 나?


최연준
..어제요?


강태리
데리고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ㅎㅎ


최연준
...아


최연준
죄송해요


최연준
너무 오랜만이라..


최연준
제가 뭐 실수했어요?


강태리
실수라기 보다는..


강태리
괘씸했지-


최연준
?


강태리
여친 없다는 거짓말은 왜 해가지고..~


최연준
네?


강태리
새벽 내내 얼마나 울려댔는지 알아?

태리는 연준의 앞으로 부재중 문자가 가득 찍힌 연준의 폰을 들이밀었다.


최연준
...

..최수빈,,

이 녀석 뭐 이렇게 많이..

연준은 눈더미처럼 쌓인 부재중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



강태리
...


강태리
...뭐, 난 상관없어

탁.-


강태리
여친 있든 없든 알게 뭐야?

태리는 연준의 얼굴 앞으로 바짝 다가와 눈을 맞추었다.

숨소리가 코끝에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 태리의 입술이 가까워져갔다.


최연준
...

탁.-


최연준
죄송해요, 저 먼저 가 볼게요

연준은 태리를 가볍게 스쳐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태리
...뭐?

태리는 조금 당황한 눈치다.



최연준
집에 기다리고 있는 녀석이 있어서..


최연준
죄송해요, 누나

연준은 그렇게 말하며 호텔방을 나섰다.

철컥.-

탁.





강태리
...


강태리
...허,,


강태리
뭐야, 진짜 여친이야?

태리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연준이 나간 문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





02:40 AM
연준이 형한테 연락이 닿지 않는다.

벌써 5시간째 그의 집 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최수빈
...


최수빈
...(까득)

수빈은 불안한 손톱만 까득 물어 뜯었다.

한 손에는 전원이 꺼져있다는 소리만 징하게 울리길 반복했다.


최수빈
...


최수빈
...시발..(중얼)

갔다 온다는 사람이 몇 시간째 연락 한통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지금 누구랑 있는 건데?

전원은 왜 껐어?

문자는 왜 읽고 씹었는지..

그에게 추궁하고 싶은 충동이 몰아쳤다.


처벅처벅...

그때 수빈의 앞으로 발소리가 멈춰섰다.

스윽.-


최수빈
...

고개를 들어 보니 눈 앞에 보이는 건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사람이었다.


최연준
...뭐야, 아직도 기다리고 있었어?


최연준
설마하긴 했는데..


최수빈
...


최연준
올 때까지 기다리면 어떡하냐.. 들어가지..


최수빈
...


최수빈
...왜 이제 와요?

수빈은 지금 당장 추궁하고 싶은 충동을 꾹꾹 눌러가며 물었다.


최연준
...아, 있다보니까


최연준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몰랐어..

연준은 낯선 수빈의 굳은 표정에 수빈의 눈을 피했다.


최수빈
...

스윽.-

수빈은 연준에게 바짝 다가갔다.


최연준
!(흠칫)


최수빈
...

술 냄새에 얕은 담배 냄새...

그리고 지독하게 배어서 온 여자 향수 냄새가 그에게서 진동했다.


최수빈
...


최수빈
...술 많이 마셨어요?


최연준
...좀.. 마셨지..


최수빈
...속 괜찮아요?

묻고 싶은 건 이게 아니었다.

지금 그에게서 진동하는 낯선 여자의 대한 대답이었다.


최연준
괜찮아, 얼른 너도 들어가


최연준
집에서 걱정하시겠다

연준은 바짝 다가온 수빈을 슬쩍 밀어냈다.

압박감에 숨이 막혀 도처히 마주보고 서 있을 수 가 없었다.


최수빈
...

밀어나는 순간에도 수빈은 연준에게서 시선을 고정했다.

아니 오히려 집요하게 뜯어냈다는 표현이 맞다.

평소보다 흐트러진 동공과 머릿결

급하게 옷무새를 정리한 것 같은 어수선함.

그리고...

셔츠 안, 목덜미에 붉은 립스틱 자국...


최수빈
...

아, 이럴거라 예상은 했지만 더 좆같다...

투둑.-

수빈은 연준의 셔츠 뒤 옷깃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최연준
..?

연준은 뭐하는 건데라는 눈빛으로 수빈을 바라보았다.


최수빈
...


최수빈
옷깃이 구겨져 있길래

수빈은 연준의 목덜이에 묻은 립스틱 자국에 손가락 끝으로 문질렀다.

쉽게 번지는 것을 보아 묻은지 얼마 안된 게 분명하다.

아아..

내 부재중이 실시간으로 찍히는 와중에 그는 다른 일로 바빴겠구나.. 라는 상상력을 자극했다.


최수빈
...

수빈은 웃음도 안 나왔다. 표정만 더 굳어질 뿐이었다.

그리곤 연준의 옷깃을 정돈했다.


최수빈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쉬어요


최연준
...어, 그래,,

연준은 멋쩍은 얼굴로 수빈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집으로 들어갔다.


최수빈
내일 봐요


최연준
...으응

내일 보자는 수빈의 인사에 섬뜩함은 기분탓일까..

...

..

.




다음날 아침

웬일로 오늘 하루종일 최수빈이 보이지 않았다.

평소같으면 항상 붙어있는 녀석인데

오늘은 아침 등교에도 쉬는 시간에도 도통 보이질 않았다.


등장인물
야, 최연준

등장인물
네 애는 어디갔냐ㅋㅋ

등장인물
둘이 맨날 붙어 다니더만

등장인물
오늘은 안 보인다?


최연준
그러게..ㅋㅋ


최연준
바쁜가..

아님 설마..

어제 일로 나한테 단단히 삐진건가.

내가 뭐 잘못했나..

전화 안 받아서..?

기다리게 해서?

뭐든.., 그런거라면.. 내가 싹싹 빌어야지 원..

애 마음 하나 달래기 여간 쉬운 게 아니라니깐..




"야, 최수빈"


최연준
아직도 삐져있냐?

연준은 수빈의 반에 찾아와 그를 툭툭 건드렸다.


최수빈
...

수빈은 잠든 것처럼 책상에 납작 엎드려 아무 미동조차 없다.


최연준
...아 진짜,,


최연준
미안하다니깐.. 응?


최수빈
...


최연준
어제 많이 기다렸어?


최수빈
...

수빈은 입을 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최연준
...아 정말;


최연준
말 좀 해봐라, 어?


최연준
뭐해주면 화 풀건데..;;


최수빈
...


최수빈
...들어주게요?

아무 반응 없던 수빈이 빼꼼 얼굴을 들어보였다.


최연준
뭔데, 말 만해


최연준
들어 줄 수 있는 건 다 해줄게 인마-


최수빈
...


최수빈
그럼.., 저랑 어디 좀 가요


최연준
..?

...

..

.




-


-


...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