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6. 데이트


"어디 좀 가자는 게 영화관이냐.."

...


최수빈
영화 싫어해요?


최연준
아니 싫어하진 않는ㄷ


최수빈
그럼 됐네요

...


영화관의 모든 조명이 꺼지고

정적이 찾아왔다.



최연준
근데, 뭔 영화야?


최수빈
몰라요


최수빈
그냥 시간 빠른 거 예매한 건데요..ㅎㅎ


최연준
...?

때마침 스크린에 빛이 들어오고 영화가 시작했다.

영화 내용은 평범한 로맨스였다.

남자 둘이서 로맨스라니 조금 징그러웠지만..

뭐, 나름 영화에 몰입하느라 금방 잊은 채 감상했다.

여주와 남주의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로맨스답게 사랑과 그 속에 삐걱거리는 상황들에 애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오해하고 상처 받으면서 간절한 그들의 관계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

툭...-


최연준
!


최수빈
아, 죄송해요 (작게)

팝콘을 향해 손을 뻗다가 수빈의 손과 맞부딪쳤다.


최연준
...아냐, 괜찮아

...

...손 되게 크네

키 큰 건 원래도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는데

손도 클 줄은..

길게 뻗은 솓가락 마디, 반듯하게 정돈된 손톱과 울긋하게 솟은 핏줄이 섬세하다.


최연준
...

시발..

남자 손을 봐서 뭐할건데.. 미쳤나..

연준은 자신도 모르게 든 생각에 흠칫 놀라 고개를 획 돌린다.



최수빈
...영화 재미없어요? (속닥)

수빈은 어느새 연준에게 바짝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


최연준
..!


최연준
아,


최연준
아, 아니.. 재밌어

연준은 말을 절면서도 삐걱거리늗 고개를 옮겨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했다.



최수빈
...?

...

..

.




"뭐 먹을래요?"


최연준
...음

우리는 영화가 끝나고 가까운 맛집을 찾아왔다.

어째...

그 흔한 데이스 코스처럼 흘러가는 건 기분탓일까.



최연준
나 잠깐 화장실 좀

연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최연준
음식 오면 먼저 먹고 있어


최수빈
네

...

연준이 자리를 비운 뒤

달그락..-


최수빈
...

수빈은 물컵에 잔을 기울였다.

잔에 있는 얼음이 자기들끼리 부딪히며 달그락 소리를 냈다.

잔에 송골송골 맺힌 결로가 잡은 손 위로 주륵 흘러 내린다.

띠링.

잔 앞에는 연준의 폰 화면에 여러번 반짝임이 울렁거렸다.


최수빈
...

스윽..-

수빈은 연준의 폰에 손을 뻗었다.

광고 알람 위로 아직 읽지 않은 문자 메세지 몇통

그리고 낮선 이름


최수빈
강태리..

아무래도 여자 이름이다.

수빈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연준의 폰에 잠금 화면이 걸려 있지 않은 덕분에 손쉽게 메시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메시지 표시 (*)


강태리
*연준아, 뭐해?


강태리
*어제 슬 많이 먹은 것 던데, 속은 괜찮아?



최수빈
...

연준 형이 어제 술 먹은 걸 아는 사람인 것을 보아 이 사람은 그 자리에 같이 있던 사람인가보다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친분이란 건

이 사람이 연준이 형에게 립스틱을 묻힌 사람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최수빈
...

토독.. 토도독..-

...

..

.


"많이 기다렸어?"


최수빈
아뇨, 별로


최연준
먼저 먹고 있지.. 기다렸냐..


최수빈
같이 먹어요

수빈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달그락..-


최수빈
형


최연준
응?


최수빈
밥 먹고 카페도 가요


최수빈
제가 예쁜 카페 찾아봤어요


최연준
...어, 그래;ㅋㅋ

이거 완전 데이트잖아...




띠링.-


이진우
?


이진우
뭐야, 최연준..


이진우
안 하던 문자를..

진우는 연준에게 온 문자 메세지를 확인했다.

(*)

* 지금 xx로 와

* 태리누나도 온대



이진우
...태리 누나도 온다고?

등장인물
? 뭐냐, 여자?


이진우
아, 뭐..


이진우
야. 나 오늘 먼저 가 본다?

등장인물
뭐야, 네가 술 먹자며~;


이진우
나 갑자기 일이 생겨서ㅎㅎ


이진우
미안 미안~

등장인물
자식.. , 뭐야 여자인가 보네

등장인물
그니까ㅋㅋ


이진우
^^

아..씨, 뭐 입고 가지

태리 누나도 온다는데, 교복은 좀 그런가

...

..

.


"형, 저희 오락실 갈래요?"


최연준
?


최연준
뭐야, 카페 가자며;


최수빈
가기 전에 들렸다 가요

수빈은 근처에 있던 오락실 방향을 가르키며 눈을 반짝였다.


최연준
...


최연준
...허, 그래

연준은 그런 수빈이 귀엽기라도 한듯 한번 픽 웃음을 터트리고는 수빈의 방향대로 걸어갔다.


"진짜 오랜만이다.."


최수빈
와 본적은 있어요?


최연준
아놔ㅋㅋ


최연준
나도 오락실 와봤지;


최수빈
근데 왜...

근데 왜... 못하는 건지라는 눈빛으로 연준을 바라보았다.


최연준
...하;


최연준
그래, 솔직히.


최연준
오락실에 앉아있는 형들 구경만 했어


최수빈
ㅋㅋㅋㅋㅋ


최수빈
아 괜찬아요ㅋㅋ


최수빈
제가 알려줄게요ㅋㅋ


최연준
...

뭔가.. 기분 나쁘네


딸칵.-


최수빈
이게 공격이고, 저건 스킬이에요


최수빈
그리고 화면에 줄 같은 건 피니까 저거 떨어지면 죽는 거예요


최연준
ㅇ..어..어..

연준은 수빈의 설명에 맥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작법이 뭐 딱히 어려울 건 없었는데

그러나 실전은 달랐다.

케이오


최연준
...


최수빈
어떻게 한대를 제대로 못 때리지..


최연준
...


최연준
...조용히 해, 인마.

연준은 수빈을 찌릿 노려보았다.


최수빈
ㅋㅋㅋㅋㅋ


최수빈
다른 거 할까요?


최수빈
이번에는 형이 하고 싶은 거 해요


최연준
...그럼..~


최연준
농구나 한판 하자

연준은 의기양양하게 농구대 하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최수빈
..어, ㅇ..알겠어요

수빈은 잠깐 주춤하더니 연준의 손에 이끌려 농구대 앞에 섰다.



최연준
점수 내기야, 아이스크림 사기


최수빈
아깐 조건 없었잖아요..


최연준
응, 방금 생겼어^^


최수빈
...하하,,


최연준
그럼, 준비 시


최연준
그럼, 준비 시-작!

...

뭐 결과는 당연했다.

최연준 승.


최수빈
...


최수빈
이럴 줄 알았어


최연준
야, 니 아이스크림 사라ㅋㅋ


최수빈
...네

수빈은 멀대같이 큰 키를 가지고 있었지만, 운동 신경은 그에 반비례했다.

어쩌면 운동 신경이 키 크는 데 다 갔을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그렇게, 잠깐 있들렸다 가자는 말이 무색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최연준
이제 가자


최수빈
...아

오락실을 나오기 직전, 수빈의 눈길을 멈추었다.


최연준
?


최연준
왜, 저거 하고 싶어?

연준은 인형뽑기에 시선을 빼앗긴 수빈의 눈빛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최수빈
..좀 귀여운 것 같아서,,


최연준
덩치는 산 만한 게..


최연준
귀여운 취향이네..ㅋㅋ


최수빈
...뭐가여,,


최수빈
가요, 그냥..-


최연준
...ㅋㅋㅋㅋ



최연준
저거?


최연준
저정도면 쉽게 나올 것 같은데?


최수빈
...뽑게요?


최연준
ㅋ


최연준
형님이 함 보여준다. 딱 기다려.

딸칵..-

위잉..-



최연준
이쯤이면 될 것 같은데..


최수빈
...형, 목 빠지겠어요;


최연준
있어봐~, 형이 뽑아 줄테니까ㅋㅋ

연준은 그렇게 말하며 온 집중력을 쏟아 인형 뽑기 집게를 움직였다.

툭.-

하지만, 가볍게 집게에서 떨어져 나가는 인형..


최연준
...


최수빈
...


최수빈
...그러게 그냥 가자고 했잖아요,,


최연준
...


최연준
...저거 사기야, 사기.


최연준
이걸 뽑으라고 해놓은 게 아닌거야.


최연준
사기꾼, 상술이야. 이런.

연준은 애꿎은 기계에 승질을 냈다.

...

..

.




-


-


...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