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소녀
22. 왜 그랬어


탕 -

곧 몰려올 강도 높은 고통에 겁이 나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나를 맞이해준 건, 단단한 총탄이 아니었다.

변백현의 품.

나
ㅂ..변백현?

변백현
ㅇ..으...

그의 배에서 검붉은 혈이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내 어깨를 감싸던 두 팔에 힘이 빠져 툭 떨어진다.

김종아
벼, 변백... 현?

변백현
만족..해?

나
어떡해, 백현아 나 똑바로 봐


변백현
괜찮아, 괜찮아..

김종아
ㄴ..난 잘못 없어.. 난 저 년 쏘려고 했단 말이야!!!!

김종아가 소리를 지르며 나간다.

나
왜 그랬어요, 괜히 나 때문에 -


변백현
뚝.


변백현
그만 울고 신고나 해, 나 아파 -

머릿 속 온갖 생각들이 뒤죽박죽 엉켜있다.

내가 김종대와 시간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괜한 질투심 갖지 않았더라면,

말 듣고 약혼식에 가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문 넘어 수술 중인 변백현이 다치지 않았을 텐데.

밀려오는 죄책감과 두통에 머리를 감싼다.

그때, 반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종아
하아.. 변백현 어딨어!!!!!!!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변백현을 찾던 김종아가 나를 발견하곤, 비틀거리며 뛰어온다.

김종아
너만.. 너 같은 년 하나만 없었으면 이런 일 없었다고!!!!!!!!!!!

찰싹 -

손바닥이 꽤 얼얼했지만, 태연하게 말 한다.

나
닥쳐.

김종아
ㅈ, 지금 출신도 구린 년이 감히 -



김종인
김종아 그만 해.

김종인은 왜 온 거야.

김종아
하지만 -


김종인
그만 하라고 했을 텐데.

김종아가 하려던 말을 멈추고, 조용히 중얼거리며 밖으로 나간다.

뒤이어 김종인이 가려다가, 멈추곤 나를 보며 말 한다.



김종인
힘들게 해서 미안해.

위로하듯 살짝 웃어주고 가는 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아프지마, 변백현.

의사
수술은 잘 됐어요, 총탄이 신경 부분을 다행히 피해서 치료가 끝나면 별 무리 없이 생활 가능할 테니 너무 걱정 마시구요 -

나
네, 정말 감사합니다.

의사가 나간 후 병실은 고요했다.

잠이 든 변백현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대신 총을 맞아줄 정도로 날 정말 사랑하는 구나.

나도 변백현처럼 돈 많고 명예있는 사람이었다면,

.. 김종아의 말 그대로였다.

난 타고난 집안에서 자란 이름있는 회사의 후계자도 아닐 뿐더러,

내가 말만 잘 들었어도 이런 일 없었다.


어쩌면, 내가 이렇게 예쁜 변백현의 삶을 망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날 위해,

나
.. 왜 그랬어

노래 나비소녀 중 - "그대가 살고 있는 곳에 나도 함께 데려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