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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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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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여주 시점

...

오여주 image

오여주

"하... 진짜 피곤하다."

어떻게 집을 돌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청소하고 텐트 정리하고 차에 오르기까지만 반나절이 걸렸던 거 같다.

겨우 올라탄 차에서는 피곤해 할 새도 없이 아이엠그라운드와 3, 6, 9 를 무한반복 해야 했고, 갑자기 무선 마이크로 돌아가면서 노래까지 불러야 했다.

그렇게 내가 숨을 쉬는 건지, 숨이 나를 쉬는 건지도 모를 정도로 벅차게 달려 왔고,

결국 집에 도착해 눕고 나서야 모든게 끝난단걸 인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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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그래도 진짜 재밌었다..."

힘들기만 한 거 같았는데 몸이 편해지니 정신도 고생한걸 망각했는지 좋았던 기억만 꺼내 나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자꾸만 새어 나오는 웃음을 힘없이 뱉어대며 한참을 누워있던 그때...

지잉-

짧게 울리는 진동 소리를 들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어딘가에 대충 던져 둔 폰을 찾아 들었다.

화면을 열어 알림을 확인하는데...

최연준 image

최연준

-자?

연준이에게 온 문자 한통.

무의식 중에 읽어버린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어렵게 자판을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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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아니... 아직

문자를 보내자마자 바로 돌아오는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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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혹시 이거 너꺼야?

짧은 문장과 함께 사진 한장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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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헐, 내 파우치!"

나의 화장품과 여성용품이 담긴 파우치 사진이였다.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나는 창문 앞으로 다가가며 답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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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내꺼 맞아! 나 그거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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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잠깐 나올래?

창문 앞에서 커튼을 걷던 나는 연준이의 답장을 보고 곧바로 몸을 돌렸다.

오여주 image

오여주

"창문으로 던져 달라 할 뻔"

곧바로 걸음을 옮겨 방을 나가려는데...

순간 스쳐 지나갈 뻔한 거울 앞에서 걸음이 굳어지고 말았다.

거울에 비춰진 산발이 된 머리와 꾀죄죄한 몰골을 발견하고 나니 차마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여주 image

오여주

"아이...씨"

급하게 거울 앞으로 다가간 나는 손으로 대충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분홍빛이 나는 립밤도 발라 주었다.

그렇게 조금은 봐줄만한 얼굴이 되고 나서야 현관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었다.

'... 근데 내가 왜 꾸몄지?'

잠깐 파우치 받으러 가는건데 나도 모르는 무언가를 의식해 버리고 말았다.

.

끼익-

대문을 열고 나서자 보이는 커다란 한 남자의 뒷 모습.

오여주 image

오여주

"연준아"

"빨리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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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쉬고 싶었을텐데, 미안해"

나는 파우치를 받기 위해 손을 내밀며 나 때문에 바로 쉬지 못한 연준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그러자 살풋이 웃더니 나의 손에 무언가를 올려주는 연준이.

최연준 image

최연준

"미안하면 조금 놀아주던가"

나의 손에 올려진건 파우치가 아닌 초코우유였다.

연준이의 갑작스런 제안에 잠시 고민하던 나는 천천히 대문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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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뭐... 하고 놀아? 이 시간에"

쭈뻣쭈뻣 걸어나와 연준이 앞에 선 나는 눈만 떼구르르 굴릴 뿐 이였다.

그러자 같이 고민하는 척 하더니 한발짝 앞장서 어디론가 걷기 시작하는 연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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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이엠 그라운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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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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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니면 삼육구?"

푸스스- 결국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곧이어 연준이를 따라 걷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

오여주 image

오여주

"맞아, 나 궁금한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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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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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영서한테는 왜 그렇게 차갑게 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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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

오여주 image

오여주

"불편하면 말 안 해도 돼!"

갑자기 궁금해진걸 참지 못하고 대뜸 말을 꺼내버린 나는 막상 대답을 어려워 하는 연준이를 보니 아차 싶었다.

그냥 넘어가려는 그때...

"그냥, 자꾸 기대하게 만드는거 같아서"

오여주 image

오여주

"뭐를?"

최연준 image

최연준

"자꾸... 여지 주는거 같아서"

조금은 차분해진 목소리로 답을 하는 연준이의 모습에 덩달아 차분해진 나는 긴 고민 끝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여주 image

오여주

"여지 주기 싫을 정도인데... 왜 굳이 어울려 다니는거야?"

말을 해놓고도 고민이 됐다.

너무 선넘는 질문을 한건 아닌지 순간 미안한 마음이 짙게 번져 당장이라도 했던 말을 모아 다시 입 안으로 집어 넣고만 싶었다.

그때 우뚝- 멈춰선 연준이.

'망했다'

괜한 질문을 했다는 생각에 연준이를 올려다 보지도 못하고 허공만 응시하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나의 손에 들려있던 초코우유를 갖고간 연준이가 우유에 빨대를 꽂아주었고, 자연스럽게 연준이를 올려다 보게 된 나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있는 연준이와 마주하게 되었다.

"아직 여주 너가 영서를 몰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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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 그게 무슨"

최연준 image

최연준

"너무 영서 비위 맞추려 애쓰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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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

최연준 image

최연준

"그러다 진짜 다쳐"

그 말을 끝으로 걸음을 옮기는 연준이.

방금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들은거 같았다.

절대 잊지 말고 계속 생각해야 할 것 같이 아주 중요한 이야기 같았다.

"그만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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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까

여러분은 영서를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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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작가 너가 알려줘야 알지... 영서 안보인지 엄청 오래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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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까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