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46


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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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내일 뭐해?"


오여주
"내일?... 내일 왜?"

혹시 둘이 만나서 놀자고 하려는건지, 떨리는 마음에 바로 답하지 못하고 되묻자 돌아오는 재현이의 대답.


명재현
"아니, 예원이가 갑자기 영화표를 줘서 혹시 시간 되면..."


오여주
"미안. 생각해 보니까 어제 약속이 있던걸 깜빡했다."


명재현
"아... 그래?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예원이가 그걸 왜 너한테 줬겠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툭툭 털며 재현이를 향해 말했다.


오여주
"이만 들어갈까?"

나의 물음에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툭툭 터는 재현이.

"데려다 줄게"

그 말을 끝으로 나를 지나쳐 앞장 서는 재현이를 보던 나는 따라가지 않고 우뚝 섰다.


오여주
"재현아."

나의 부름에 나를 향해 돌아선 재현이.

나는 재현이 앞으로 한발짝 다가가 말을 이었다.


오여주
"나 사실 불편해"


명재현
"...어?"


오여주
"너가 아무렇지 않게 베푸는 친절들..."


명재현
"..."


오여주
"너가 아무렇지 않게 하는 다정한 말들이, 불편해 나."

나의 말에 한참을 입만 오물거리던 재현이는 이내 뒤로 한발짝 멀어지더니 '하하' 소리를 내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명재현
"그럴 수 있지, 맞아. 내가 좀 부담스럽게 굴었지?"


오여주
"..."


명재현
"말해줘서 고마워, 나도 빨리 들어가 봐야겠다. 여주 너도 조심히 들어가!"

그 말을 끝으로 돌아서 가는 재현이를 바라보던 나는 끝내 고개를 돌려 나의 집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야 뭔가 모든게 깔끔하게 정리된 기분이 들었다.

정말 재현이와도 연준이와도 복잡한 감정과 일들이 더이상 생기지 않을것만 같았다.

...

명재현 시점

...


명재현
"내일 약속 있다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어폰을 꽂고 친구와 통화하면서 하소연을 시작했다.


최예원
"까비, 어쩔 수 없지. 아, 영화표 다음주까지 일텐데 한번 더 물어봐!"

예원이의 말에 고개를 떨군 나는 눈 앞에 보이는 돌멩이를 툭툭 치며 걷기 시작했다.
툭-

"근데..."
툭-

"여주가..."
툭-

"불편하데"


최예원
"어?"

차던 돌맹이가 또르륵- 굴러 하수구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떨구고 있던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본 나는 곧이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다시금 걸을을 이어 걷기 시작했다.


최예원
"왜 불편하다는데?"


명재현
"내가 아무렇지 않게 친절하게 굴고, 다정한 말을 하는게 불편하데..."


최예원
"아... 뭔 느낌인지 알겠다."

번쯕- 예원이 말에 눈이 커진 나는 곧바로 숨도 죽인채 예원이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예원
"너가 아무 한테나 그런다고 생각해서 그런거 아니야? 너 전에 나랑 사귄다고 오해 받았을때도 너가 장난으로 사귀는 사이라 그래서 애들 다 믿었었잖아"


명재현
"그거랑 이게 무슨 상관이야..."


최예원
"그니까 너가 남들 오해하는 행동이나 말 같은 걸 잘 하고 다니는 스타일이라는 거지."


명재현
"나 여주한테 밖에 안 그러는데..."


최예원
"그건 니 생각이구요~"


명재현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데?"


최예원
"그것도 니 사정이구. 나 잔다. 엄크 뜸."

뚝- 전화가 끊어지고...


명재현
"남들이 오해하는 행동... 내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솔직히 방금 예원이가 했던 이야기는 내가 그런 스타일이여서가 아닌, 그땐 진심이였기 때문이다.

예원이에게 한때 관심이 생겨 예원이한테 잘 해주다보니 오해가 생긴건 맞지만 내가 아무에게나 그러는 사람이라 그런건 아니였다.

여주에게도 마찬가지로 잘 해보고 싶은 마음 뿐인데...

...

처음 봤을 때는 그냥 굉장히 예쁜 친구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볼수록 느껴지는 여주만의 신념과 당당함이 엄청난 매력이라고 느꼈고

방금 전 도...

"너가 아무렇지 않게 베푸는 친절들, 너가 아무렇지 않게 하는 다정한 말들이, 불편해 나."

할 말 다 하는 여주가.

"멋있어"

분명 대차게 차인거 같은데 자꾸 실실 웃음이 나왔다. 이런 여자라면 조금 더 애써도 아쉬울거 없을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

오여주 시점

...


오여주
"다녀오겠습니다~"

길게만 느껴졌던 주말을 지내고 학교로 향하는 길...

막상 가면 영서랑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걱정도 됐지만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고작 동갑내기 친구와의 다툼이라 생각한 나는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며 당당하게 학교로 들어갔다.

그런데...

교실로 향하는 길 내내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들...

처음에는 착각인가 싶었지만 반으로 향하는 길 노골적으로 나를 노려보고 가거나 어깨를 치고 가는 친구들이 있어 확실히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내 앞에 우뚝 선 한 여자.

일진1
"너가 오여주냐?"


자까
여러분.... 저 아직 안 죽었어요... 기다려 주신거 맞죠?(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