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 전원우
13.벌칙


눈이 평소보다 일찍 떠졌다.

아침 바람을 쐬러 절뚝거리며 텐트 밖으로 나왔다.



계곡으로 내려오니 우리 학교 아이들이 몇 있었다.

그 중에는 전원우도 있었다. 아까 텐트에 없었나..?

나는 굳이 전원우의 옆으로 가지 않고 따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원해...


전원우
"야. 나 봤으면 옆으로 와주지."


수하나
"아. 좋은 아침."


전원우
"응. 좋은 아침."

전원우가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전원우
"부기는 좀 가라앉았네."


수하나
"걷는 것도 안불편해."


전원우
"그래, 다행이네."

이거 적응 안되네...

걱정해주는 전원우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전원우
"너 표정 왜 그러냐."


수하나
"내가 뭐, 뭐!"


전원우
"주름생겨."

전원우가 내 미간을 꾸욱 눌렀다.


전원우
"야. 얜 네 친구야?"

전원우의 얼굴이 갑자기 훅 다가왔다.

안그러던 애가 갑자기 이러니 얼굴이 화악 빨개졌다.


전원우
"무슨 애벌레를 머리 위에,..."


전원우
"수하나 얼굴 빨개졌다."

전원우의 손에 들려있는 애벌레는 보이지도 않았다.

내 두 눈은 전원우의 입술에 고정되어있었다.

뭐지 이 감정..?

...

설마,



전원우
"귀여워."


수하나
"ㅁ,뭐??"

전원우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전원우
"배고프다. 애들 깨우러 가자."


수하나
"어,어어..?"

분명 전원우가 나한테 귀엽다고...

진짜 얼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문준휘
"벌칙이 이거였단걸 알았더라면 난 어제 그 친구가 들고있던 상자를 뺏었을거야."


권순영
"그건 동감..."


장은우
"힘들어도 열심히 해야지! 준휘야, 우리 저쪽으로 가서 치우자!"

밥을 먹고 우리 다섯은 어제 들어갔던 산속으로 다시 들어왔다.

벌칙은 쓰레기 치우기...

준휘는 아까부터 투덜투덜 저 상태다.

그리고 전원우는 아까부터 날 따라다니고있다.


수하나
"왜 자꾸 따라와?"


전원우
"혹시라도 넘어지면 안되니까."


수하나
"..?"


전원우
"왜?"

얘 이제 나한테도 이미지관리하나?

갑자기 전원우가 무서워졌다.


수하나
"평소에 하던대로 해도 되는데,.."


전원우
"싫어. 어, 거기 쓰레기."


수하나
"아아, 응."


권순영
"하나야. 나랑 저쪽 가서 치우자."


수하나
"응, 그러자."


전원우
"같이가."



아까부터 계속 아무 말도 안하고 쓰레기만 줍고있다.

숨막혀 죽을 것 같네...


수하나
"나,난 저쪽가볼게. 너넨 여기 계속 치워."


권순영
"응. 조심해."


전원우
"또 넘어지지 마라."


수하나
"응응."


약 30분 후,

개, 개미친,

욕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다.


수하나
"여기 어디야..?"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길을 잃다니...

나도 참 대단하다...


수하나
"무슨 나무가 다 거기서 거기같냐고오..."

왔던길로 되돌아가고 싶었지만 방향감각을 잃었다.

방향감각도 잃고, 길도 잃고...


수하나
"왜 걸으면 걸을수록 애들이랑 더 멀어지는 것 같냐..."

애가 탔다.

애들을 못찼으면 어떡하지,

집에도 못돌아가면 나 혼자서 어떡하지...

사람들이 날 못찾으면 정말 어떡하지...


수하나
"아, 머리 아파..."

머리는 아파오고 발목은 욱씬거리고 초조하고, 무서웠다.


수하나
"..."

눈 앞이 뿌예진다.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뚝 뚝 떨어진다.


수하나
"... 무서워..."

어제 들었던 맑고 경쾌하던 새소리가 무섭고 시끄럽게 느껴졌다.


수하나
"아아악,!!"



발을 또 잘못 헛디뎌, 깊고 큰 구덩이에 빠져버렸다.




끄댕이
뻔한 전개 오예-


끄댕이
뻔하면 뻔할수록 재밌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