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에 사라지는 신데렐라
어쩌다보니 같이



홍여주
"지훈아!!"


박지훈
"누나!"

혹여나 늦지는 않았을까 하며 뛰어갔다. 박지훈은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홍여주
"허억.."

박지훈 앞에 도착해 숨을 몰아쉬며 시계를 확인해보니, 늦기는 커녕. 오히려 약속시간보다 빨리 왔다.


박지훈
"빨리 왔는데 왜 뛰어와. 걸어오지."


홍여주
"..늦은 줄 알았지."

괜히 뛰었나 하는 생각에 어딘가 억울하기도 하고 빨리 왔으니 너를 더 오래 볼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좋기도 했다.


박지훈
"갈까?"


홍여주
"......응.."

박지훈이 내민 손을 엉거주춤 잡고 제대로 일어서 헤헤 웃었다.


박지훈
"뭐하는데 시간이 이렇게 걸렸어? 나는 진작 나와 있었는데."

말을 툴툴거리는 듯 보여도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꿀이 떨어지고도 남았다. 말과 표정이 다르네 참.

손을 꼭잡고 걸어가는 길은 평소보다 느리게 느껴졌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꽃잎도,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바람까지도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둘이서만 데이트하는게 얼마나 좋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홍여주
"진짜 좋..."


박혜승
"여주야?!"

내 생각은 박혜승과 김재환의 등장으로 곧 깨지고 말았지만 말이다.

눈치도 없게 박혜승은 김재환과 손을 잡고 환하게 웃으며 나와 박지훈 사이로 끼어들었다.

다른 때는 보이지도 않더구만 이럴때만 나타나가지고....

내가 눈으로 둘을 흘기며 쳐다보자 김재환도 심술이 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김재환
"...나도 좋아서 온거 아니다."


홍여주
"안 물어봄."

그러자 김재환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는 전생의 전생부터 원수 사이었나 보다.


박혜승
"우리 이렇게 만난것도 만난거니까, 같이 놀자!!!"


박지훈
"그럴까요?"


홍여주
"싫어."


김재환
"싫어."

박지훈은 웃으며 쉽게 승낙했지만 나와 김재환은 서로를 노려보며 차갑게 거절했다. 쉬는 날에도 김재환을 봐야한다니.

나는 박지훈과 둘이서만 놀고 싶다고.

두명이 반대하니 나는 이대로 헤어져 각자 놀러갈줄 알았다.

...


홍여주
"...."


김재환
"....."

목적지가 같을 줄은 몰랐다.


박지훈
"누나 표정이 왜 그래요? 놀러가는데 기분 안 좋아?"

내 속은 알지도 못하고 싱글벙글 웃기만 하는 박지훈은 이번에는 정말 한대 때리고 싶었다.

박혜승이고 박지훈이고 어쩜 이렇게 눈치가 없을까.

둘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래, 너희들이 무슨 잘못이겠니.

한참을 버스 창문에 기대어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박지훈이 심심한지 나를 톡톡 건드렸다.


홍여주
"왜."

둘만의 데이트를 망쳐버렸다는 생각에 괜히 혼자 뾰로통해져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박지훈
"어, 고개 돌려야 하는데.."


홍여주
"...?"

뚫어지게 쳐다보는 박지훈의 시선이 느껴져 결국 고개를 돌렸다.

"쪽."

박지훈은 몸을 숙여 내 이마에 입을 짧게 맞췄다가 뗐다.

두번째로 날아온 기습 스킨십에 나는 얼빠진 표정으로 이마를 만지작거렸다.


박지훈
"다음에는 꼭 둘이서만 가자. 오늘은 잊고 재밌게 놀고."


홍여주
"...흠흠.."

조금 비뚤어졌던 마음이 미소 하나로 눈 녹듯이 풀어지고 말았다.

...4명이서 가는 것도 뭐, 나쁘지 않네.

4명으로 시작됬지만 끝은 6명이라는걸 몰랐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