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3] 너는 민트향 라벤더 (시즌 2)

EP15. 이기적일래

※이번화도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째깍째깍'

정국과 석진이 나가고 홀로 거실에 남아 여주를 기다리는 지민이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뻔 했다는 말이 있듯이 그는 여주가 심각한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애가 탔고 괴로웠다

멀쩡하게 돌아가는 시곗바늘 소리마저 신경이 쓰일 만큼 예민한 상태인 지민은 처음에는 손을 떨더니 어느샌가 미세하게 온 몸을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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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하아...왜 안 오는거야"

기다리고 기다리기를 반복해도 여주는 좀처럼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벌써 9시 30분, 퇴근을 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전화도 받지않는데다 어두컴컴한 밤하늘에 지민의 한숨만 깊어갔다

'철컥!'

그때, 간격이 느린 도어락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여주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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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ㅇ,여주야...!!"

역시나 거친호흡과 불덩이같은 온몸을 이끌고 돌아온 여주였고 닫히는 현관문에 기대어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그녀를 지민이 재빠르게 안아들었다

분명 어제와 같은 증상이었는데 상태는 어제의 배가 된 것만 같은 느낌에 지민은 당장이라도 약을 먹이고 싶었지만 그녀를 위한 일이라는 석진의 말이 머릿속을 멤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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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야 조금만, 진짜 조금만 참아"

김여주

"....."

지민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 것인지 여주는 그의 품에서 헐떡이기만 했고 고통에 못이겨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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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하아...젠장"

미칠 것 같은 긴장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하는 마음에 지민의 입에서는 욕이 튀어나오기 일쑤였다

약을 먹일 수가 없는 상황에 우선 지민은 여주를 안아들은 채 냉동실 문을 열어 아이스팩을 꺼내 입에 문채 물수건까지 적셔 다급히 거실로 향했다

김여주

"지..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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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프지 너무 아프지...미안해 조금만 참아줘 여주야"

웅얼거리듯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여주는 지민의 이름을 불러댔다. 거의 모기만큼의 소리였지만 다 안다는 듯 지민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달래고 있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질문 한마디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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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야...오늘 회사가서 뭐 했어...?"

김여주

"박ㅈ...민...나..너무...아...파..."

쉽게 답변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답변은 고사하고 날아와 심장에 꽂히는 그녀의 목소리, 고통에 몸부림치는 목소리가 그에게 들려왔다

그녀를 위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달래가며 겨우 웃어보였지만 그가 쓴 이 가면은 그녀의 목소리에 맞춰 서서히 금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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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야...미안해...제발..제발..끕...아무 말이라도 해줘...내가 미안해..끄흑.."

김여주

"......"

결국 가면은 금이 갔던 결을 따라 부서져버렸고 가면 뒤로 감춰왔던 눈물이 터져버린 동시에 여주의 상태는 더욱 심각해져갔다. 거친 호흡마저도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고 곧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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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ㅇ,안돼...김여주!! 여주야....제발...끅...제발..흐흑...."

지민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뜨거운 그녀의 손을 울며 붙잡았다

그 순간, 지민의 눈에 들어오는 피멍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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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뭐야..이건"

여주의 손에는 혈관이 터지면서 생긴 피멍자국이 자리잡고 있었다

폭행에서 발생하는 타박상이라기에는 군데군데 주삿바늘이 눈에 띄었고 무언가가 쌔한 기운이 지민의 주위를 멤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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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크흑..씨발 이제 더 이상은 못해먹어"

심각해져만가는 여주의 상태를 더 이상은 내버려 둘 순 없던 지민은 곧바로 여주를 품에서 떼어내 해독약을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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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끅...크흑...끕..."

스르르 잠이 든 여주를 지민은 조심스럽게 다시 안아들고는 그 속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눈물을 서럽게 토해냈다

제대로 하지도 못할 거면서, 결국 이렇게 아프게만 할거면서 약을 먹이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심장이 찢기는 듯했고

장작 몇 십분을 자칫하면 그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불안감을 끌어안은 채로 외로이 싸운 그의 공포가 오늘도 아무도 모르는 적막에서야 겨우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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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내가....크흑...미안해...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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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냥 다...끄흑...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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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런데...나..진짜 더 이상은 못 버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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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다 죽어가는데...끄흡...그걸 어떻게 그냥 있으라는거야...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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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냥 내 방식대로, 내가 할 수 있는대로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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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무도 안 도와준다 해도 그냥 이기적일래. 이번만큼은"

한참을 끌어안고 넋을 놓기도, 울기도 하던 그가 '이기적'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결심이라도 했는지 여주를 살며시 눕히고는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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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잠시만 눈감고 있어,여주야. 눈 뜨면 그땐 다시 웃을 수 있게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