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친구로는 부족해
깨진 우정


급하게 일어나 전정국을 쫒아가보려 했지만, 순간 욱씬거리는 팔 때문에 포기하고 다시 침대에 눕고 말았다.


전정국은 왜 그렇게 상처받은 눈을 한걸까.

적어도 내 다친 팔에 대한 죄책감보다는 무거운 감정이라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눈치챘다.


배주현
여주야!

보건실 문이 급하게 열어 젖혀지더니 주현이가 내가 누워있는 곳을 향해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내가 다친것에 대해 적잖히 놀란 듯 싶었다. 눈에 눈물까지 메달고 온 것을 보면.



배주현
진짜...마음 아프게 왜 다치고 그래.

나
나 하나도 안 아파. 괜찮으니까 걱정마.



배주현
내가 같이 있어 줬었어야 했는데...

나에게 폭 안겨오는 주현이를 말없이 토닥여주었다. 얼마나 놀랜건지 주현이는 몸을 들썩이면서까지 울어댔다.



김태형
야. 배주현.

그런 주현이를 김태형은 싸늘한 목소리로 불렀다.

그제서야 주현이는 내 옆에 김태형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힉, 하고 잔뜩 겁먹은 듯 한 소리를 내며 더욱 내게 안겨왔다.


김태형
너 진짜...

나
그만해, 김태형.

잔뜩 겁먹은 주현이의 눈물을 닦아주며 김태형에게 그만하라고 얘기했다.

아까 반에서도 그렇고, 왜 김태형이 주현이를 싫어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은 우는 주현이를 달래주는것이 먼저였기 때문이었다.



김태형
야, 넌... 됐다.

김태형은 화가 잔뜩 난 채로 거칠게 머리를 털며 보건실을 나가버렸다.

쾅 소리가 들리게 문을 닫고 간 김태형 덕분에 주현이는 다시끔 훌쩍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주현이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배주현
아, 맞다... 여주야. 내가 니꺼 책가방 챙겨서 다시 내려올게. 집 같이 가자.

나
그래줄 수 있어?


배주현
친구라면 당연히 해 줘야지. 빨리 가져올게!

주현이는 언제 울었냐는 듯이 밝아진 얼굴로 내 책가방을 들고오기 위해 교실로 갔다.

나
아, 맞다. 핸드폰...

주현이가 교실로 가자마자 내가 놓고 온 핸드폰 생각이 났다. 이제와서 주현이를 다시 부르기는 무리겠다 싶어 아픈 팔을 이끌고 보건실을 나섰다.

야자를 시작했는지 복도는 깜깜해서 간신히 교실에서 새어나오는 빛으로 더듬거리며 길을 찾아야 할 정도였다.

조금씩 교실에 가까워지는데, 교실 안에서 주현이의 말소리가 들렸다. 이상하게 숨을 죽여야 할 것만 같아 문 뒤에서 주현이를 지켜봤다.

주현이는 혼자가 아니었다. 주현이의 주변으로 학교 내에서 질 안좋기로 유명한 아이들 몇명이 서 있었다.

처음에는 주현이가 괴롭힘을 당하는 줄 알고 교실 안으로 들어가 꺼내주려 했지만, 이어지는 주현이의 말을 듣고 나는 문고리에 올린 손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배주현
왜 김여주 걔를 전정국이 싸고도는지 모르겠다니까.

친구
그러니까. 전정국도 참 바보같아. 김여주 걔 진짜 여우인줄도 모르고.



배주현
안그래도 보건실 가보니까 김태형 앉아있더라. 근데 김태형 걔도 생각보다는 순진하던데?

친구 2
맞아. 지난번에 김여주 까다가 걔한테 걸렸었잖아. 그때 진짜 무서웠었는데~



배주현
김여주가 나 안피하는거 보니까 김태형이 말하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 김여주는 좋겠다~ 어장속 물고기가 두마리나 있어서.

내가 아는 주현이가 맞나 싶었다.

지금 내가 듣고있는게 사실이 아니길 바랬다. 아려오던 팔이 더욱 아파져오는 것 같았다.

손이 벌벌 떨리고, 힘겹게 뒷걸음질 치려던 그때, 누군가가 내 뒤로 다가와 따뜻한 손으로 내 귀를 막아주었다. 마치 저런 말은 듣지 말라는 것처럼.

뒤에 있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향취가 전정국이라는 것을 알게 해줬다. 익숙하고 포근한 전정국만의 향기.



전정국
저런거, 듣지 마.

순간, 마음속에서 와장창 하고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 오랫동안 지속되던 우정이 깨져버렸다. 그 깨진 우정은 전정국일까, 배주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