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친구로는 부족해
폭풍전야




배주현
뭐야, 누가 있나?

눈치빠른 주현이는 복도에 누가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주현이가 곧장 복도로 나와봤지만, 나를 옆 교실 안으로 이끄는 전정국이 한발 더 빨랐다.



배주현
...없네.

친구
뭐냐, 배주현. 갑자기 복도로 나가기나 하고.



배주현
누가 있는 것 같아서. 내가 예민했었나 보다. 그나저나 나 빨리 내려가봐야돼. 김여주 걔 나 기다리고 있거든.

친구 2
김여주도 참 불쌍하다. 잘 가고 카톡해 주현아.

나를 빠르게 옆반으로 데려 간 전정국덕분에 들키지는 않았지만 제일 친한 친구라고 믿었던 주현이에게서 받은 배신감이 너무나도 컸기에 눈에서는 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그런 내 눈물을 전정국은 자신의 손으로 말없이 닦아줄 뿐이었다. 별다른 위로의 말은 없었다.

... 차라리 그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괜찮아? 같은 위로의 말을 들었다면 그자리에서 무너져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전정국
빨리 내려가야 될 것 같은데.

나
아, 맞다...

전정국의 말을 들으니 그제서야 주현이는 내가 보건실에 있는 줄만 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정국은 나를 보건실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나는 보건실에 도착하자마자 아까 전, 누워있었던 것처럼 누워있던 침대에 누웠다.

간 줄만 알았던 전정국은 내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 있는 다른 침대에 자리를 잡았다. 칸막이가 쳐져있어 내가 누워있는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배주현
여주야~ 나왔어!

조금 기다렸을까, 보건실 문이 열리더니 주현이가 밝은 표정으로 내가 누워있는 침대 근처로 뛰어왔다.



배주현
많이 기다렸지? 오는길에 애들을 좀 만나가지구.

나
아냐 괜찮아.

최대한 덤덤한 척 해보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까 전 주현이의 무서웠던 모습이 지금의 순진한 모습과 겹쳐보이는 것 같았다.



배주현
...뭐야, 여주 너 울었어?

역시 주현이는 눈치가 빨랐다. 지운다고 지웠는데 볼에 아직까지 찍혀있는 눈물자국이 있던 모양이었다.

나
어? 어... 팔이 좀 아파가지고.

갑자기 지어 낸 별명이라 믿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지어낸 것 치고 괜찮은 변명이었는지 주현이는 수긍하는 눈치였다.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주현
으휴. 전정국 걔 진짜 너무했어. 싫으면 싫다고 말로 하지...

나
응?



배주현
소문 자자해. 여주 니가 정국이한테 일방적으로 들이 댄 거라면서? 그래서 전정국이 너 팔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구.

나
무슨소리야...

처음듣는 소리에 뒷덜미가 오싹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아까 전 주현이가 반 아이들과 한 얘기가 이건가 싶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 소문의 근원지는 주현이라는 소리였다.

내 옆 침대에 있는 전정국도 주현이의 말을 듣고 화가 많이 났는지 부시럭 하는 소리가 들렸다.

폭풍우가 치기 전 잔잔한 바다처럼, 나는 이 공간이 폭풍전야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