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키스할 시간이에요
하지 못한 말


재환은 길을 걸었다. 한 사람의 마음이 진심이 되면 저주는 키스의 유무와 상관없이 발동된다? 생각이 많아진 재환이다.

의문의 여자
저기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 재환. 처음 보는 여자가 나를 부른다.


재환
누구시죠?

의문의 여자
비가 오는데, 우산 같이 쓰실래요?

비가 무성히도 온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는지 거세게 쏟아진다. 우산 없이 모든 물줄기를 받아쓰고있는 재환에게 싱긋 웃어주는 의문의 여자.


재환
... 그러죠.

재환은 그녀의 우산을 들고는 발길이 닫는대로 걷는다. 옆에는 오늘 처음 본 여자가 재환의 종점없는 길 위에서 같이 걷고 있다.

횡단보도 앞, 그녀가 묻는다.

의문의 여자
당신, 나랑 키스할래요?


재환
네?

의문의 여자
지금 키스할 시간이에요.

재환은 자신의 허리로 훅 들어오는 그녀의 손을 막았다.


재환
무슨 짓입니까?

의문의 여자
보니까 당신.. 블랙홀에 빠졌군요?


재환
블랙홀...?

알 수 없는 여자가 알 수 없는 말만 내뱉는다. 재환은 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해 우산을 다시 쥐어주고는 길을 나서버린다.

의문의 여자
조심해요! 우리 같은 사람은 입술이 목숨이니까!

횡단보도를 건너던 재환이 놀라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 여자는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우리 같은 사람?

길을 걷고 걷다 다시 그 카페로 들어와버렸다.

또 오셨네요!


재환
먹던 거로요.

자리에 앉아 비가 오는 길을 쳐다본다. 방금까지 저 빗속에서 처량히 걷던 내가 지금은 따듯한 카페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니.


재환
나한테 진심이 아니라고..? 말도 안돼

민현의 말을 다시 곱씹어본다. 그 눈빛, 키스할 때의 그 호흡, 끝난 뒤 서로를 바라본 느낌 모두가 진심이었다.

지은
재환아...


재환
유지은...?

지은은 재환의 목 뒤에 선명히 남아있는 흉터를 보고는 조용히 앞 의자를 끌어 앉았다.

지은
또 늑대로 변했어?


재환
... 어.

지은
우린 분명 어제 키스를 했는데 말이야?


재환
진심이..

지은
응?


재환
진심이.. 아니었어?

지은
... 그런거 아니야


재환
맞다잖아, 둘 다 진심이거나 아니어야만 다음날!

지은
진심이야. 나는 정말 진심이었어.


재환
근데.. 근데 왜..

지은
네가 널 속이고 있잖아.


재환
내가 대체 뭘 속이고 있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