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오! 마이 보스

01화; 버블티와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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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성매매 조직 건을 맡은 이후로 계속 드는 생각인데,"

보스가 말을 멈춘다. 그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그가 나를 쳐다볼 때면 나는 불안해진다. 나는 내가 오늘 무엇을 잘못했는지 곰곰이 떠올려 본다.

첫째, 어제 혼난게 아무래도 억울해 오늘 아침, 보스의 커피에 침을 뱉었다. (하지만 그 커피는 찬열씨가 마셨다. 미안해요, 찬열씨.)

둘째, 이 회의에 1분 30초 지각했다. (그정도는 애교라고 생각한다.)

셋째, 지금 보스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 (어제의 일에 대한 분함과 그의 잘생김에 대한 경이로움이 뒤섞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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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신입이 워낙 어리바리한데다 사고만 쳐서 말이지."

나는 억울하다. '사고만' 친다니. 알파팀에 합류한지 겨우 4일째이고, 성매매 조직 구속 작전은 대부분 내가 짰으며 잠입을 위해 시스템을 잘 제어한것도 나다. 사고는 내 자신이 블라이트의 흑장미라고 밝힌, 딱 하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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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나름 비밀경찰 최정예팀 알파팀인데 4명으로는 부족한 감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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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생각해두신 인원이라도 있으십니까,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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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있긴 있는데, 잘 안넘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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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그렇다면 무슨 묘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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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녀석이 환장하는게 딱 두가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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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여자랑, 버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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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버블티야 카페에 가면 다 있을 테고, 여자는...아."

찬열씨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아-하고 작은 탄성을 내뱉는다. 왜... 왜그래요? 내가 여자인 걸 잠시 잊고 있었던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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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우리 팀엔 흑장미가 있으니, 버블티만 한손에 들면 게임 끝이지."

언제는 예쁘지도 않다면서 나를 흑장미라고 부른다. 찬열씨와 경수씨가 조그맣게 웃는다. 나는 부끄럽다. 그냥 흑곰이나 해야겠다.

엉덩이를 겨우 가린 짧은 치마에 긴 외투, 한 손에는 버블티. 내가 생각해도 웃긴 조합이다. 신입 모집에 왜 알파팀 전원이 나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귓 속의 초소형 통신 장치에서 경수씨의 '화이팅'이라는 응원이 조그맣게 들린다. 고맙네요, 참.

여기가 그 클럽이다. 보스의 원픽이 자주 다닌다는 그 클럽. 나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테이블 의자에 앉아 버블티를 들이킨다.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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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김여주, 왔어. 영상으로 보고는 있지만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소리질러. 문 밖에 내가 대기한다."

보스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귀에 울린다. 그 순간 문을 열고 한 남자가 들어온다.

찬열씨만큼이나 큰 키에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그 남자. 생김새와 다르게 한 손에 쥔 버블티가 마냥 귀엽다.

나는 그 남자를 유혹한답시고 다리를 꼰다. 안그래도 짧은 치마가 허벅지 위로 쑥 말려올라가 엉덩이 밑까지 왔다. 제발 내 쪽으로 와라- 제발- 나는 속으로 빈다.

남자의 시선이 나의 시선과 맞닿는다. 남자의 시선은 내 허벅지로 한번 내려갔다 테이블의 버블티로 다시 올라온다. 남자가 얇은 웃음을 띄더니 나에게로 걸어온다.

빙고- 나는 속으로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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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그래서, 여주씨 직업은 뭐에요?"

통성명은 끝난지 오래다. 분위기가 어색해질 틈 없이 질문을 던지는 남자. 덕분에 유해진 분위기는 자연스레 계속 흘러간다. 선수네, 나는 중얼거린다.

김여주

"그냥 뭐, 공무원? 세훈씨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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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예전엔 운동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뭐... 돈이 넉넉하니까 굳이 직업을 가져야겠단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공무원이면 안정적이고 좋네."

비밀경찰이 안정적인 직업은 아니지만 공무원은 맞다. 이제 슬슬 미끼를 던질 때인가.

김여주

"운동 잘하면... 경호원? 경찰? 이런 직업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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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경호원은 별로고, 경찰은 할까 했는데 공부할것도 많고 영 복잡해서."

남자가 슬쩍 말을 놓는다. 그럼 이 분위기 그대로.

김여주

"만약 공부 안해도 되니까 당장 경찰 시켜준다면, 할건가?"

남자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걸렸나? 나는 태연한 척 버블티의 마지막 버블을 빨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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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여주씨가 멋지게 봐준다면. 당연히 해야지."

잡았다- 찬열씨와 경수씨, 보스의 목소리까지. 나는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

김여주

"알파팀에 들어온 걸 축하해요, 세훈씨."

세훈씨의 동작이 멈추더니 표정이 일그러진다. 손을 머리에 갖다대고는 깊은 한숨을 들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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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변백현... 결국..."

찬열씨와 경수씨가 클럽 문을 박차고 들어와 세훈씨를 데려간다. 젠장- 내 버블티 안들고 왔다고- 세훈씨의 목소리가 실내에 울린다.

나는 의자에서 폴짝 내려온다. 나도 이제 가볼까-

그 순간, 내 팔목을 붙잡는 누군가에 의해 내 몸이 돌아간다.. 뭐지?

???

"혼자 오셨으면 저랑 놀래요? 재밌게 해드릴게."

나는 그 남자의 급소 중 어디를 공격할지 고민한다. 관자놀이를 가격해야 하나. 별 변태같은게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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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팔 좀 놓으시지. 장미 꺾일라."

갑자기 등장한 보스가 남자의 팔을 내게서 띄어낸다. 나는 그를 쳐다본다. 나는 어이가 없다. 그는 흑장미로 나를 평생 놀려먹을 기세다.

김여주

"흑장미 아니고, 흑곰이거든요?"

나는 그에게 쏘아붙인다. 그는 나를 잠깐 쳐다보더니 피식 웃는다. 저 비웃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주 그냥 얄미워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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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나가. 이걸로 다리 좀 가리고. 곰 다리 봐서 뭐해."

보스가 수트 재킷을 벗더니 내게 건넨다. 곰 다리? 나는 화가 나지만 일단 후퇴한다. 오늘 세훈씨를 알파팀에 영입했으니 칭찬 받을건 받고, 내 화를 내야겠다. 나는 곰처럼 쿵쿵거리며 클럽을 나간다.

*'곰 다리라니-!!!' 화가 난 여주와 함께, 02화에서 계속*

(작가의 말) 총 조회수 200건 돌파!!! 첫 팬픽 연재인데 과분한 관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댓글은 일일이 답댓글 달아드리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