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생 그녀

띠리릭- 띠리릭-

귀를 찢는 따갑고 날카로운 알람소리에 눈쌀을 찌뿌리며 눈을 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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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으음…

아직 잠이 덜 깼지만, 옆에서 세상 모르고 푹 잠들어 있는 손님을 깨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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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여보, 여보, 이제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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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 민우 유치원 가는 첫 날인데, 늦으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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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으음… 5분만 더, 딱 5분만

자다 깬 말랑한 얼굴로 부탁하니 어쩌겠어, 마음 약해지면 안 되는 일이지만 귀여운 걸 어떡해

사실 나도 잠이 덜 깬 것도 있었기에

잠이나 깨자- 싶은 마음에 침대 옆 작은 탁자에 올려져 있는 핸드폰을 집어들어 타이머를 딱 5분 맞춰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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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딱 5분 말고, 5분 59초

졸린 와중에도 시간 개념은 있는지 누워있을 시간 59초를 더 원하는 손님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배어나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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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 그러면 5분 3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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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니야, 5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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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5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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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이라는 말로도 부족했는지 고개까지 끄덕이는 손님의 이마에 흘러내린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겨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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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좋아, 그러면 0분 59초만 더 누워있기로?

라고 말하자 옅은 미소를 띄고 있던 손님의 입이 절벽에서 떨어지듯 쭈욱 내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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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에이, 어떻게 그런 장난을…

손님의 귀여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웃었어

내가 웃자 손님은 왜 웃냐는 눈으로 쳐다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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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귀여워서, 오빠 귀여워서 그래

오랜만에 손님을 오빠라고 불러주자 손님은 다시 활짝 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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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제야 내가 오빠가 된 거야? 맨날 손님 손님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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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옛날부터 계속 손님이라 했더니, 오빠나 자기야 말이 잘 안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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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러면서 나 깨울 땐 잘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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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사람 마음을 그렇게 막 쓰면 안 된다, 김여주?

진지한 손님의 말과 목소리 그리고 표정이 또 웃겨서 또 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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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오늘 기분 좋아 보여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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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민우 유치원 첫 가는 날인데 엄마 아빠가 기분이 좋아야 민우도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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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리고 배도 안 고파야 기분이 더 좋겠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지? 란 표정으로 손님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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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오늘만 내가 양보해준다

라며 엄청 아쉬운 표정으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손을 꼭 잡고 침대에서 일으켜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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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 뭐 먹고 싶어요, 아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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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음… 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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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좋아, 오늘 아침은 토스트다!

순식간에 아침 메뉴까지 정하곤 부엌으로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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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식빵.. 여기 있고 딸기쨈이랑 슬라이스 치즈..

필요한 재료들을 읊으며 냉장고를 뒤졌어

다행히 다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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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손님! 손님은 가서 민우 깨워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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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깨워서 세수 시키고 옷 갈아입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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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민우 침대에 옷 걸어뒀어요

내가 도울 건 없어? 라는 생각으로 내 옆을 멤돌고 있던 손님에게 일을 시켰어

아침 잠 많은 민우를 깨워라!

태형 시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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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민우야~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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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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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그래 아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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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엄마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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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리 민우 줄 맛있는 밥 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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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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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그러니까 얼른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밥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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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싫은데!

한순간 민우가 나에게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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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오늘 유치원 가는 날이잖아요! 싫어! 절대 안 가!

그러더니 침대를 꼭 잡고 절대 일어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 민우의 모습을 예상했는지, 여주가 멀리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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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일부로 막 데리고 나오려 하지 말고 잘 달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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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야 민우도 일어나지

여주의 말을 듣고 조심스럽게 민우의 침대 귀퉁이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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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민우, 오늘 유치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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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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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진짜로?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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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응! 오히려 유치원 가면 후회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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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왜 그럴까- 유치원 가면 더 재미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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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민우 맨날 집에서 엄마 아빠가 안 놀아준다고 짜증 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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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그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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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근데 유치원 가면 연우같은 친구들 진짜 많을 거야!

연우는 예림이와 지민이의 아들인데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같이 지냈더니 이젠 정말 친한 친구가 되었다

고작 다섯 살 인생에 가끔은 엄마 아빠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연우라는 게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연우와 민우는 같은 유치원을 다니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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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그… 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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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연우처럼 민우랑 같이 놀 친구들이 진짜 많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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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러면 우리 민우, 하나도 안 심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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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응! 나 유치원 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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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좋아, 그러면 어서 가서 세수하고 옷 갈아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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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응! 빨리빨리!

재촉하는 민우를 안고 화장실로 향하는 길에 터주와 눈이 마주쳤다

여주에게 성공한 자의 당당한 윙크를 보냈더니 여주는 잘 했다는 눈빛으로 따봉을 보내줬다

다시 여주시점_

토스트 세 개가 완성돼 민우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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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자, 여주야! 놀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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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나 멋있어서 놀래지 마 엄마!

손님과 민우가 벽 뒤에 숨어 얼굴만 빼꼼 내민 채로 말했다

그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어 사진으로 남겨둔 뒤 놀라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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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후, 준비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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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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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와, 민우 잘생겼네! 아빠가 저렇게 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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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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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빠 잘했다! 따봉~

내 말에 손님은 헤헤 웃으며 내 옆에 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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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리도 얼른 먹고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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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런 모습으로 갈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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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 민우 얼른 먹이고 우리도 준비하자!

기진맥진한 상태로 세 명 다같이 차에 올라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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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민우는 카시트에 앉자~

자칫하면 늦을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늦진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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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제 얼른 유치원으로 가자!

손님이 운전대를 잡고, 난 그 옆에서 화장을 했어

그리고 뒷자석, 카시트에 앉은 민우는 들뜬 표정으로 동요를 신나게 불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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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신 나, 민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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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응! 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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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기대돼, 민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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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응! 완전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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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지민이도 같이 가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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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민우랑 연우랑 친하니까 적응도 더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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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괜찮아, 걱정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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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민우가 누구 아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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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편의점에서 길 못 찾는 척 연기했던 사람 아들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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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당연히 잘 할 수 있지, 김태형 아들인데

내 말에 손님은 허허 웃으며 내 얼굴과 민우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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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 우리 잘 하고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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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여기다, 민우야!

유치원 옆에 주차를 해두고 민우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들어갔어

유치원 선생님

어머, 얘가 민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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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우리 민우 담임선생님이신가요?

유치원 선생님

네네, 맞아요! 민우 잘 돌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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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민우 노는 거 좋아하니까 잘 놀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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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친구 잘 사귀게 도와주시고요

유치원 선생님

아이고, 부모님들께서 걱정이 참 많으시네

유치원 선생님

민우야, 엄마 아빠한테 오늘 잘 하고 올게요- 라고 인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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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오늘! 잘 하고 올게요!!

당찬 민우의 말에 우리도 더 이상 끌 순 없었지

민우의 손을 잡고 쭈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춘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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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친구들이랑 싸우지 말고 잘 놀고, 선생님 말 잘 듣고!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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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밥도 잘 먹고, 민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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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응응! 알겠어!

걱정되는 우리의 표정이 민우에게도 보였는지 작은 두 팔로 우리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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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잘 하고 올게, 엄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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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이따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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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 잘 갔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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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따 아빠가 맛있는 거 사서 데리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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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응! 아, 아이스크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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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알겠어~ 잘 하고 와!

유치원 선생님

이따 4시쯤 데리러 오시면 돼요, 민우 잘 돌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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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

네~

선생님과 민우가 사라지자 우리도 그제야 발걸음을 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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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민우.. 잘 할 수 있겠지?

어느새 손님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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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럼, 걱정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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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걱정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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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민우 벌써 보고 싶어서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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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시간 금방 가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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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랜만에 우리 둘이 데이트나 할까?

분명 밝게 웃으며 응! 이라 대답할 손님이 아무 말 없자 손님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쳐다봤어

손님은 뒤돌아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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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이고, 울지 마 왜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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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벌써 이렇게 컸나, 가슴이 벅차올라서..

울먹이는 손님을 안고 토닥토닥 달래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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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민우, 유치원 보낼 때까지 잘 키웠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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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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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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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후, 왜 눈물이 다 나오냐

어느새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고, 우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좀 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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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김태형 코 빨개졌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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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넌 눈화장 다 흘러내린다~

좀 웃고 나니 걱정은 다 사라지고 빨리 민우만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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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빨리 민우 데리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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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시간은 많으니까, 우리 둘이 데이트 좀 하다가 지민이랑 예림이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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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좋아, 그리고 민우 올 때쯤 되면 아이스크림 사서 데리러 가자

오래간만에 둘이서 알콩달콩 보낼 시간에 마음에 두근거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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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디로 먼저 갈까요~

손님이 차 시동을 키며 밝게 말했지

민우가 유치원에서 좋은 하루를 보낸 만큼 우리도 재미있게 보내보자

우리 셋이서, 영원히

그냥 갑자기 편알그 생각 나서 써봤어요

그리고 받은 지 오래 되었지만, 표지 신청했던 거 자랑도 좀 하고 싶었구요! ㅎㅎ

민우 유치원 가는 거 써봤는데, 알콩달콩은 오랜만이라 조금 뭔가 어색한 느낌은 잇네여 ㅎㅎㅎㅎ

그래도 오랜만이니까 이쁘게 봐주세요🫶❤️

후 비주얼은 진짜 오래간만이라 되게 신기해요

약간 되게 팬플 시작했던 초반으로 돌아온 느낌

완결된 작 업데이트 알림 떠서 오륜가 생각하셨을 수도 있는데요!!

진짜 업데이트가 맞앗슴다!!!

제가 이거 구독 취소하지 말고 기다리고 계시면 뭐 있다고 했엇잖아요

기억 나실지 모르겠는데

이게 그거예요!!

완전 서푸라이주란 말이져

아무튼 이런 글 또 쓸 수 있게, 용기를 주신 건 독자님들이기 때문에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댜

사랑해요 쪽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