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임무
[미리별유치원 : 의학과] 그들의 속마음



나는 서정대 병원 영상의학과 레지던트 3년 차인 서여주다. 영상의학과는 CT나 MRI 같은 방사선을 이용하여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의학과다. 뼈 빠지게 공부해서 선택한 의사의 길, 나름 만족스러웠다.

옛날과는 다르게 영상 검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게 되면서 영상의학과는 인기학과로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득이 높은 반면, 타과에 비해 수련 환경이 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나는 전문의 수료 과정인 지금을 꽤나 만족하고 있다.

서여주 [28]
"검진 끝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다.


서여주 [28]
"신입 레지던트?"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그래- 진짜 반가운 소식 아니냐?"

서여주 [28]
"그러게... 요즘 바빠서 걱정이었는데."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그건 그렇고. 오늘 뭐해?"

서여주 [28]
"오늘...은 정시 퇴근 가능할지도?"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그래? 간만에 밥 먹고 갈래?"

서여주 [28]
"너가 쏘게?"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아이고, 우리 서 쌤."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그건 내가 할 말 아닌가요~?"

이 남자는 나와 10년째 절친이자 동기인 정호석. 고등학생 때 같은 학과 진학을 꿈꾼다는 걸 알게 된 후부터 매일 붙어 다니며 보고서도 같이 써서 내고 공부하다 힘들 때는 의지도 하면서 지내다 보니 정말 같은 학교, 같은 학과 진학에 성공했다.

그리고 해가 바뀌면서 찾아온 희소식, 바로 신입 레지던트가 들어온다는 소식이었다. 가뜩이나 바빠서 일손이 부족했던 터라 신입 레지던트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던 우리 과에는 정말 희소식이었다.

서여주 [28]
"근데, 똑부러진 애였으면 좋겠다. 일 잘 하고."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그러게. 못 버티고 나가는 애들도 있으니까 그런 애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서여주 [28]
"아니겠지~"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그래서, 오늘 밥 어디서 먹을래?"

서여주 [28]
"너가 쏘면 먹어드림-"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아, 진짜~ 알겠어. 서여주랑 같이 밥 먹기 겁나 힘드네."

서여주 [28]
"아싸, 비싼데 가야지~ 아웃백 갈까?"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간만에 당직 좀 서볼래, 서 쌤?"

서여주 [28]
"농담농담~"


서여주 [28]
"내가 알아서 가겠다니까 또 뭘 데려다줘..."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너네 집 외진 곳에 있잖아. 위험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며 정호석은 항상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곤 했다. 학생 때는 같이 걸어 다니면서, 버스 타면서. 그리고 레지던트로 들어온 때부터는 자가를 뽑아서 날 데려다준다. 혼자 다닌다 해도 꼭 이렇게... 진짜 이상한 애야.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조심히 들어가. 연락하고."

서여주 [28]
"...알겠어- 너도 조심히 들어가."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내일 봐요, 서 쌤~"

그렇게 말하곤 차 창문을 올리며 출발하는 정호석. 쟤도 참... 여러모로 대단하다.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환자가 밀려들어와서 정신 없는 하루의 시작을 맞고 있었다. 어제, 그리고 그저께와 다름 없이 MRI실에서 환자를 검진하고 있었는데... 어제, 그저께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서여주 [28]
"...어?"

"저... 선생님?" (뭐야, 이 사람.)

바로, 사람이 속으로만 생각하는 소리가 들렸다.

서여주 [28]
"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검진 끝나셨습니다-"

"네..." (검사 결과가 안 좋은가.)


환자를 내보내고 멍한 와중에도 잠깐 환자 텀이 생겼다는 걸 확인했다. 요즘 내가 잠을 못 자서 피곤해 환청이 들리는 건가, 싶어 머리도 식힐 겸 정호석을 만나러 향했다.


서여주 [28]
"여기 있었네, 정호석..."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서여주 왔어?" (왜 이렇게 힘이 없어보이지.)

또 환청이 들리네. 오늘 좀 일찍 자야겠다.

서여주 [28]
"오늘 좀 힘들다..."

"어... 안녕하세요!"

서여주 [28]
"...누구..."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이번에 DR(영상의학과)의 신입 레지던트로 들어오게 된,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서여주 [28]
"아, 너가 신입 레지던트구나."

서여주 [28]
"반가워! 나는 3년 차 레지던트, 서여주라고 ㅎ,"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와... 진짜 이쁘시다.)

서여주 [28]
"뭐?!"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어... 어, 네?" (뭐지... 내가 밖으로 말 했나.)

서여주 [28]
"아... 아니야. 미안. 요즘 내가 피곤해서."

서여주 [28]
"아무튼... 서여주라고 해. 잘 부탁해."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네!" (꼭 친해져야지.)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서여주. 너 어디 아파?"

서여주 [28]
"응? 아니..."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봐봐." (의사면서 자기 몸은 절대 안 지켜.)

정호석은 얼굴이 발그랗게 상기된 나를 본 정호석은 가까이 와 내 이마에 손을 올렸다. 걱정인 듯 잔소리 같은 속마음은 덤이었고.

서여주 [28]
"야, 나 괜찮..."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열은 안 나는데 혹시 모르니까 IM(내과) 가서 진료 받아."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내가 진료 잡아주고 다음 환자 받을 테니까."

서여주 [28]
"아니야. 나 괜찮아...!"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괜찮긴 뭐가... 하, 저 고집불통.) "가라."

서여주 [28]
"...알겠어."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서 쌤! 같이 가드릴까요?"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저게...) "전 쌤. 너는 나랑 같이 진료 도와."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앗... 아 넵." (아깝다.)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서 쌤, IM 김 쌤한테 가서 받아."

서여주 [28]
"...알겠다고오."

이 과에 오래 종사하다 보면 사람 뇌 사진을 찍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속마음 환청까지는 패시브인가. 그나저나 정호석 쟤는 오늘 또 왜 저런데. 어휴, 진료 안 받으면 난리 칠 거 뻔하겠다. 갑니다, 가요~


똑똑- 가볍게 문을 두드리자 진료실 안에서 들려오는 김 쌤 목소리. 다정한 저 목소리를 어떻게 365일 24시간 내내 유지하시는 건지, 언제 봐도 신기했다.

서여주 [28]
"김 쌤, 저 왔어요-"


![김석진 [29]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4_20230828222636.png)
김석진 [29]
"서 쌤! 오랜만이네~"

서여주 [28]
"죄송해요. 정호석이 별 것도 아닌 걸로 진료 잡아서..."

![김석진 [29]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4_20230828222636.png)
김석진 [29]
"아니야, 괜찮아. 그래도 꼼꼼히 보긴 볼게-"

![김석진 [29]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4_20230828222636.png)
김석진 [29]
"정기검진... 뭐 그런 거! 알지?"

서여주 [28]
"알겠습니당-"

![김석진 [29]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4_20230828222636.png)
김석진 [29]
"뭐, 정 쌤이 나한테 신신당부 했거든. 잘 챙겨주라고."

서여주 [28]
"진짜요? 유난이다..."

![김석진 [29]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4_20230828222636.png)
김석진 [29]
"...서 쌤. 아직도 몰라?"

서여주 [28]
"네? 뭐를요...?"

![김석진 [29]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4_20230828222636.png)
김석진 [29]
"서 쌤 빼고, 여기 병원 사람들 다 아는데."

서여주 [28]
"아 뭔데요..."

![김석진 [29]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4_20230828222636.png)
김석진 [29]
"정 쌤이 너 좋아하는 거- 몰라?"


김 쌤이 간단하게 이것저것 진료를 봐주는 게 그 말을 들은 이후로 아무것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정호석이... 나를? 그리고 병원 사람들 다 안다고? 그 정도로 정호석이 티를 냈다고?

복잡한 마음에 DR이 있는 건물로 가지 못 하고 IM이 있는 본원만 빙빙 돌았다. 남녀 사이에 친구 없다는 말을 들을 때면 널 떠올리곤 했다. '우리 둘은 친군데.' 라고. 내가 우리 사이를 친구로 정의 내릴 때마다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서여주 [28]
"...하. 정호석 바보, 진짜..."

김 쌤 말로는 우리 둘이 신입 레지던트였을 때 처음 보고 정호석이 날 좋아하는 걸 딱 알아차렸고, 이미 병원 내에서는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그러면 적어도 네가 나를 마음에 품은 건 3년, 어쩌면 그것보다 더 많이. 너는 나와 어떤 세월을 보냈니.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어? 서 쌤!"

서여주 [28]
"...전 쌤?"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서 쌤. 본원에서 뭐 해요?"

서여주 [28]
"너야말로 여긴 무슨 일이야?"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아... 정 쌤이 서 쌤 찾으셔서요." (기분이 안 좋으신가...)

서여주 [28]
"...하, 그놈의 정 쌤."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네?" (방금 분명 욕을...)

서여주 [28]
"아니야, 아니야. 가자."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저... 서 쌤."

서여주 [28]
"응?"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이거... 제 번혼데." (아, 떨려...)

서여주 [28]
"...응?"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해도 돼요?"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제가 서 쌤한테 반해서요.)

...아무래도, 제대로 꼬여버린 거 같다.


복잡한 마음에 무작정 병가를 쓰고 집으로 돌아왔다. 전 쌤 번호는 일단 받아놨는데... 이 연하를 내가 어떡하면 좋아... 아니, 일단 그것보다 정 쌤이 더 문제야. 좋아하는 걸 3년 이상을 숨기는 애가 어디 있냐고...!

띠링_ 띠링_

그때, 동시에 문자 두 개가 각각 다른 사람에게서 왔다. 하나는 정호석, 다른 하나는 전 쌤...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_ 많이 아파? 괜찮아? 죽 사갈게. 조금 쉬고 있어.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_ 서 쌤. 저 전정국 레지던트입니다! 혹시 내일 저녁에 시간 되시나요?


두 개의 문자를 보자마자 냅다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싶었다. 안 그래도 난데없이 환청이 들리질 않나, 갑작스럽게 접하게 된 10년 절친의 짝사랑 상대가 나라질 않나, 오늘 온 신입 레지던트는 직진 플러팅을 해대질 않나...

서여주 [28]
"...그래도. 역시."


ㅈ

지

집

집 ㅇ

집 이

집 아

집 압

집 앞

집 앞 ㄱ

집 앞 ㄱㆍ

집 앞 고

집 앞 공

집 앞 공ㅇ

집 앞 공으

집 앞 공우

집 앞 공유

집 앞 공워

집 앞 공원

집 앞 공원ㅇ

집 앞 공원으

집 앞 공원으ㄹ

집 앞 공원으ㄹㆍ

집 앞 공원으로

집 앞 공원으로 ㅈ

집 앞 공원으로 지

집 앞 공원으로 자

집 앞 공원으로 잠

집 앞 공원으로 잠ㄱ

집 앞 공원으로 잠ㄲ

집 앞 공원으로 잠끼

집 앞 공원으로 잠까

집 앞 공원으로 잠깐

집 앞 공원으로 잠깐 ㄴ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니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ㅇ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ㅇㆍ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오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외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와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와ㅈ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와즈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와주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와쥬

집 앞 공원으로 잠깐 나와줘



어느새 단풍이 선명하게 물든 풍경을 보며 생각했다. 너도 이 낙엽들처럼 물들듯이 나에게 스며들었다가, 가을이 끝나면 너한테 무관심했던 나를 애써 무시해 보려고 겨울에는 앙상한 나뭇가지로 돌아갔다가 봄에 다시 꽃으로 마음이 피는 걸 반복했던 거니.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참 많네.


"서여주!"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오늘도 이쁘네.)

매일 보던 네 얼굴인데, 오늘은 왠지 새로웠다. 늘 그런 눈빛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날 바라봤겠지.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몸은 괜찮아? 내가 집으로 간다니까 답도 않고."

서여주 [28]
"...괜찮아. 여기 앉아봐."

널 내가 앉아있던 벤치의 옆자리에 앉혔다. 가까이 있는 게 익숙했지만 이제 보니 유달리 네 귀가 빨개지는 이유, 손을 꼼지락거리며 긴장해 보이는 모습까지. 이젠 하나하나 눈에 밟히며 그 행동이 이해가 됐다.

매일 같이 꼬박 집에 데려다주던 너, 아프다면 한걸음에 달려와서 밤낮 새며 간호해 주던 너,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울고불고 난리 피우면 위로해 주다가도 묵묵히 도수 높은 술을 들이켜던 너. 이런 너에게 내가 도통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이 됐다.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뭐야... 왜 이렇게 뜸을 들여. 나 무섭게~"

서여주 [28]
"...호석아."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어?"

서여주 [28]
"우리 무슨 사이야?"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어?" (갑자기 얘가 이런 소리를 왜 하지...)

서여주 [28]
"...내가 우연히 들었는데."

서여주 [28]
"너 나 좋아한다며."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어떻게 들킨 거지.)

서여주 [28]
"...왜 말 안 했어?"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뭐라 답을...)

서여주 [28]
"너 최소 3년 넘게 나 좋아해오면서, 내가 우리는 친구 사이라고 정의 내릴 때마다 무슨 기분이었어?"

서여주 [28]
"그때 차라리 말해주지 그랬어. 죄책감 덜 들게, 내가..."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어, 어... 야, 울지 마..."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내가... 미안해. 너랑 혹여나 멀어지기 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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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내 마음을 너한테 내비치는 순간,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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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그래서... 그랬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널 내가...)

서여주 [28]
"뭐,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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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너 그걸 어떻게."

서여주 [28]
"...너,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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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미안해...! 진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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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이제 내 사랑도 끝이네, 여주야.)

서여주 [28]
".....그거 알아?"

서여주 [28]
"...나 너 2년 좋아했다?"

서여주 [28]
"인턴부터, 레지던트 1년 차 때까지."

서여주 [28]
"포기한 이유가 뭔 지 알아?"

서여주 [28]
"너 옆에 나보다 더 좋고 잘난 애들이 많아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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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그건 너 생각이잖아. 그럴 리가 있냐고. 내 눈엔 네가 제일...)

서여주 [28]
"야. 속으로 그만 말하고 입 밖으로 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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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너 자꾸 그런 건 어떻게 아는 거야..."

서여주 [28]
"아, 그게 중요해? 빨리 솔직하게 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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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너만 그렇게 생각한 거야. 너야말로 그때 말해주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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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내 눈에는, 너가 제일 이뻤어. 그래서..."

서여주 [28]
"아아, 그만 말해!"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얼굴 빨개졌다 ㅋㅋㅋ" (귀여워...)

서여주 [28]
"...오늘, 전 쌤이 나한테 플러팅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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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8]
(...그 어린놈이 기어코.)

서여주 [28]
"너랑 걔랑 동시에 연락 왔어."

서여주 [28]
"근데... 날 걱정해 주는 게 너뿐이더라."

서여주 [28]
"그래서 널 불렀어. 그래서..."

![정호석 [28]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3_20230826221426.png)
정호석 [28]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서여주 [28]
"......우리 이제라도."

서여주 [28]
"다시 시작해 볼까?"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아쉽게 됐네요. 서 쌤."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그래도..."

![전정국 [26]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580370/244574/character/thumbnail_img_12_20230826204813.png)
전정국 [26]
"서 쌤에 맞는 좋은 남자인 정 쌤을 만난 거 같아 다행이네요."


그렇게 나와 정호석은 긴 시간, 거의 10년이라는 시간을 돌아 손을 잡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뚝 생겨난 속마음을 읽는 능력은 나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호석이는 그렇지 않았다. 항상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우리는, 서정대 병원 공식 커플이 되었고 속마음도 스스럼없이 공유하는 연인이 되었다. 물론 내가 반강제로, 어쩌면 강제로 읽는 거지만... 호석이에겐 당분간 비밀로 해야겠다. 이제 영원히, 허물 없이 사랑할 일만 남았다.


짜잔 🌟 매번 크미마다 돌아오는 간단한 글 설명! 4번째 글도 어김없이 설명하겠습니다 🤗

여주의 속마음을 읽는 능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건 맞지만, 여주의 직업인 영상의학과 레지던트와 아예 관련이 없는 건 아닌데요! 영상의학과는 초반에 설명 드렸듯이 초음파, CT, MRI로 체내의 질병을 확인하는 과입니다.


보통 뇌를 찍는 걸로 많이 알려져있죠? 요런 기계들! 그래서 사람의 마음, 즉 뇌에 있는 생각들을 읽는 설정으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의학이라는 소재는 다루기도 어렵고, 의학 체계 지식들이 많이 필요해서 이번에는 중심 내용을 전개하는 게 어려웠던 게 아니라 용어 공부나, 의학 공부를 더 많이 했고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 거 같아요 🥲

그러니 잘못 된 정보가 있어도 너그러이 눈 감고 용서해주세요 🥹 이번에는 중심 내용에서는 많이 설명할 게 없지만...! 뭔가 진행을 훅훅 해버린 거 같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써봐야겠어요 😌

그리고 비하인드로... 호석이 사진은... 로고가 너무 거슬려서 편집해서 슬쩍 없애봤는데 멀리서 보니까 티 안 나죠?! 🤪


원본!


그리고 편집본... 가까이서 보니까 티 나네요 헤ㅎㅔ... 🫠

아무튼! 이벤트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부님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_ 글자수 : 6485자


_ 미리별유치원 라벤더반 아지 2023. 08. 29 이벤트 제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