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외전] 그들만의 추석 (3)



유여주
으하아암...

여주는 쭉 기지개를 켜다가 옆에 윤이가 깰까 살금살금 나왔다.

석진은 이미 주방에 나와있었다.


유여주
뭐야.. 같이 하자니까..

서둘러 앞치마를 두른 여주가 석진 옆에 섰다.


석진
아니 뭐. ㅎㅎ 이게 별거라고...


한켠에 가지런리 전들이 쌓여있었다.


유여주
나는 그럼 뭐하면 되..?


석진
나물도 어제 다했고...옆에서 고기 구을래..?

둘은 나란히 서서 음식을 하기 시작했다.


유여주
그.. 윤이한테 언제 얘기할까..?


석진
본 김에 얘기해야지... 늦게 얘기했다가 윤이에게 무슨 원망을 들으려고.. ㅎㅎ


유여주
그것도 그렇네... ㅎㅎ 알았어.. 있다가 상황봐서...

거실 한켠을 치우고 차례상을 차리기 시작하자,

그 소리에 윤이와 정국이도 일어나 내려왔다.



국
뭐 이런걸 이렇게 새벽부터 해..?


유여주
아침이거든...? 해뜬 지가 언제인데...ㅎㅎ


차례상은 금새 마무리되었다.

차례는 꽤나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지민 곧 깨졌다.


윤
소곤)그런데, 원래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해..?


유여주
소곤)나야 모르지.. ㅎㅎㅎ


국
소곤)나도 몰라 ㅋㅋㅋㅋ..???

옆에서 술 따르던 정국이 마저 뒤를 돌아보며 모르겠다하자,

상황을 지켜보던 석진은 퇴주 그릇에 술을 버리고는 뒤돌아 씩 웃었다.


석진
여기서 어릴때 차례 지내 본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나도 썩 좋진 않았어.


석진
엄마아빠 없이 고모집에 얹혀사는데, 고모부네 집안 제사드린다고 친척들 오시면, 나는 다른 집안 사람이라 부정탄다고 방안에 맨날 숨어있었어.


석진
그래도 윤이가 삼촌 챙겨주고 싶대서 나름 책도 보면서 열심히 준비하긴 했는데,


석진
솔직히 이게 산 사람을 위해 하는 거지 죽은 사람을 위해서 하는 거겠냐,


석진
오늘 일단 지내보고 의견모아서 우리식으로 바꾸자.. 아마 지민씨도 그러길 바랄 것 같다. .. ㅎㅎ

수목장으로 치룬 지민의 나무는 무럭무럭 커있었다.


윤
성묘는 여기서 하는 거지..?

오면서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던 윤이가 조금 알 것 같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석진
응, 맞아.. ㅎㅎ

돗자리 위에 성묘용로 가져온 명절 음식들을 두고 성묘를 마친 뒤, 네 사람과 두 아이들은 둘러 앉았다.

전과 마른 북어에 술도 있겠다, 성묘가 끝나자마자 국이와 석진은 술 한 잔씩 걸치기 시작했다.


석진
캬~ 국아 그래서 말이야 너네 삼촌이 내 허벅지에 꽂힌 칼을 뽑고는 뒤를 도는데 그때 왠지 방심한 것 같아서 그때 확 지민씨를 넘어뜨렸지.


윤
아.. 진짜 내가 그날 생각하면..


윤
우리 아저씨 그날 근데 쫌 멋있었다.


윤
그땐 우리 삼촌이 개과천선하기 전이어서, 날 데리고 가면 어떻게 지냈을지... 참... 눈앞이 캄캄하다...


윤
나 진짜 칼부림 나는 줄 알았어..


석진
아 칼부림이 나긴 난거지.. 내 허벅지에 아직도 흉터 있다구우....


윤
그런거 말고 더 심한 사건이 일어날 줄 알았었다고! ㅎㅎ 아무튼!!! 아저씨는 정말 날 여러번 살렸네.. ㅎㅎ

윤은 말하다 말고 또 눈가가 그렁그렁해졌다.


아이들
아저씨가 엄마를 어떻게 살렸는데..?


윤
말하자면 길어... ㅎㅎㅎ 엄마가 나중에 이야기해줄께!


윤
애들 좀 커서 시간 생기면, 우리 윤이랑 작가님이랑 자서전이라도 써볼까봐

갑자기 생각에 잠겨있던 듯한 윤이 여주에게 말했다.


유여주
오오! 그럴까...? 나 진짜 구미가 땡기는데,


석진
그래~~~ 남겨진 의자같이 누군가를 덧입힌 윤이 말고 진짜 윤이 이야기를 써보자.. ㅎㅎㅎ


유여주
좋아~~ 접수했으!!!

여주와 윤은 서로를 보고 웃었다.

성묘나 차례 제사 등의 자리에서 고인의 살아 생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고인을 기리는 의미라고 해요..ㅎㅎ

앞담화 아님요...^^;;;

그나저나 구독자가 30명이 되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_@;;;;;

저의 첫 작을 사랑해주시고, 구독해주시는 여려분 감사해요...💜

자 그러니까 댓글이랑 응원도 좀...^^,,,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추신- 손팅, 응원, 별점 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