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외전] 그들만의 추석 (4)



국이와 주거니 받거니 술 한 잔 하던 석진은


석진
국아, 요번에 막잔 하자


국
네! 형님~~~

술자리를 얼른 마무리하였다.

그리고는 석진은 집로 돌아가기 전에 잠깐 쉬자며, 일행을 데리고 근처 카페로 향했다.

수목원 근처 카페... 성묘가 몰리는 날이라서인지 사람들도 많았다.

석진은 음음, 하고 목소리를 다듬었다.


석진
윤이야, 국이야.. 여주랑 내가... 저기... 할말이 있는데.... 너무 놀라지 말고 들어...


윤
음.. 뭔데, 뭔데...?


윤
설마... 여주랑 둘이 정식으로 만난다, 이런 거 아니지...?

윤이 말이 살짝 정적이 흘렀다.


국
으악... 누나 뭔소리야, 말조심해..

국이가 윤이에게 눈치를 주는 사이 여주가 말했다.


유여주
어..?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


윤
아니 아침에 음식 준비할 때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두 사람 분위기가 완전 다르던데..?


윤
뭔가 둘이 어우러진다는 느낌이 있다고 해야 할까..


윤
전에는 단 둘이 붙어 있질 않았잖아.


윤
내가 그 정도도 몰랐을까봐..?


유여주
자식... 하여간 눈치는 빨라가지고...!

여주는 윤이 말에 눈이 커다래 졌다가 이내 방긋 웃었다.

그에 반해, 이 순간 눈이 동그래져서는 말없는 정국...


국
형님이랑 누나랑...?? 나는 좀 충격인데예.....


윤
예전에 여주가 아저씨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아..?


국
진짜가..? 나는 왜 몰랐지..?


윤
그야 그 땐, 너가 우리를 만나기 전이었으니까.. 생각해보니까 진짜 한참 되었네...


국
와.. 그럼 진짜 오래됬네...


윤
나는 그래서 있지 너무 좋다... 이거 완전 Dream comes true잖아...

윤이 여주의 두 손을 잡았다.


윤
진짜 정말 멀리멀리 돌아서 왔네~ 여주야 축하해!

윤이의 밝은 표정 끝 눈가에 물기가 내비쳤다.


유여주
뭐야 너 왜 울고 그래..이건 좋은 일, 기쁜 일이잖아... 그치?


윤
아니, 니가 너무 돌고 돌아온 것 같아서 ㅜㅠ


윤
그동안 아저씨가 너 힘들 때마다 너가 이겨낼 수 있게 옆에서 잘 버텨준 건 알지만...


윤
어떤 부분은 아저씨가 좀 원망스러워~

윤이는 아무말 안하는 석진을 바라봤다.


윤
그래서 아저씨, 난 둘이 싸우면 무조건 여주편들꺼야 알지...?


윤
여주한테 상처주면, 내가 가만 안둘 줄 알아!

석진이 웃으며 말했다.


석진
윤아, 니가 그 말 하면 살짝 오싹한데..


석진
어째뜬 여러모로 내가 진짜 잘 할꺼거든?.. ㅎㅎㅎ

석진이 웃으며 여주 어께에 손을 얹자 그런 석진을 격려하듯 여주가 자신의 손을 겹치며 말했다.


유여주
그래 오빠가 이미 잘해주긴 한데, 윤이 눈밖에 나지 않으려면 우리 둘 다 진짜 잘 지내야겠다.. 그치?

여주가 석진을 보며 웃자 석진도 미소를 지었다.


석진
그럼 이만 일어날까..? 애들 졸려하니까 차에서 재우자..


국
저.. 그럼 운전은...


유여주
돌아갈 땐 내가 운전하기로 했었어..ㅎㅎ 이미 그렇게 정하고 왔지롱~~


윤
어..? 뭐야, 여주가 운전한다고....??

윤이 바로 정색했다.


윤
아저씨, 이거 어떻게 된거야..? 벌써 여주 힘들게 할 것 같은 기색이 보이잖아 ..?


윤
이거이거... 안되 안되애~~


유여주
안되.. 석진오빠랑 국이 이미 술 마셨잖아...


윤
내가 여주 고생하는 건 못 보지..! 그럼 내가 운전할꺼야!

윤이는 여주 손에 들려있던 차키를 가로 채더니 뛰어나갔다.


유여주
야 안되에!! 내가 하려고 했는데..!

여주가 뒤따라 윤이를 잡으러 주차장으로 뛰어나갔다..

카페를 나와 주차장으로 가던 국이 말했다.


국
형님~ 여주누나랑 윤이 둘, 말려야하나요..? ㅎㅎㅎ

저멀리 이리 뛰고 저리뛰며 서로를 쫒는 윤이와 여주가 국이와 석진의 눈에 들어왔다.


석진
내비둬...쟤네 예전에 저러고 놀았는데 나이먹고 뛰어다니는 거 보니까, 옛날 생각나고 좋다. ㅋㅋㅋ


석진
둘다 여전하네^^


석진
우리는 애들이나 챙기자..


국
네~~

국이는 아이들을 불렀다..


국
얘들아~ 차타러 가자:)

국이 부르자 아이들이 와서 석진과 국이 사이에 서더니 각각 손을 잡았다.


국
오늘 어땠어..? 다음 명절에도 이렇게 다같이 볼까..?


아이들
응응 좋아좋아... ㅎㅎㅎ 재미있었어..


석진
그럼 길 막히기 전에 얼른 출발하자..

네 사람은 아직 옥신각신하는 여주와 윤이에게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지진정입니다.

첫 작은 불쑥불쑥 생각나봐요... 추석 때 생각나서 외전을 적어봤습니다.

여전히 사랑으로 끝맺어지지 않는 남녀관계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주는 너무 고생했으니까요.. 끝맺음은 이렇게 둘이 만나는 것으로 끝내려고 합니다... ㅎㅎ

그럼 이만 물러갑니다.. ㅎㅎㅎ

2022년 9월 29일 지진정 드림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