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수사일지

Ep. 68 ° 명문유치원 아동학대 사건 (9) _

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당장이라도 공개 수배로 전환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이유는 아이들의 안전 때문이었다. 원장이 아이들의 신상을 다 알고 있기도 했고 현재는 새롭게 떠오른 조직의 정보 확보가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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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메드'라... 뭐 아는 거 있는 사람 없어?"

민윤기 [32] image

민윤기 [32]

"처음 들어봐요. 약물 파는 회사인 거 같긴 한데..."

박지민 [30] image

박지민 [30]

"김 경사님, 인터넷에 뭐 나오는 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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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다 긍정적인 기사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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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약물로 치료를 했다거나, 불치병 환자를 완치 시켰다는 기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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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그래서 더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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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비우호적인 기사가 하나 쯤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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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원장 자리에서 나온 만큼 그냥 넘어갈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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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이미 마약 검출도 됐고... 그 흰 가루도 마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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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이 기업을 찾아가보는 게 나을 거 같아요."

하여주 [29]

"주소는 나와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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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메드'... 있긴 한데 본사는 아닌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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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건물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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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그러면 김 경장, 전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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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다녀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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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저야 뭐,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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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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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몸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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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그리고 정 경사는... 오연후군 병원 가서 소견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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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입원한 다른 원생들 있는지 확인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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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확인하는 건 김 경사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

정호석 [31] image

정호석 [31]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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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네. 원생들 학부모 번호 확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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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나머지 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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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나, 민 경위, 박 경장, 하 순경은 원장 수색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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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다들 몸 조심하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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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혼자 배정된 인원은 아무도 없으니까 개인 행동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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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자, 이제 움직이자."

규모가 생각보다 작다는 김 경사의 말과 달리 건물 앞에 도착한 김 경장과 전 순경은 보란듯이 건물의 위압감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게 작은 거라고 생각한 거면 조직 규모가 얼마나 큰 건지 감조차 안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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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와... 김 경사님 우리한테 거짓말도 치시고."

그렇게 건물에 진입하려 들자 입구에 서있던 경호원처럼 보이는 인물이 둘을 가로막았다. 덩치 큰 경호원 몸에 살짝 부딪히자 김 경장과 전 순경은 그 사람을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

"무슨 연유로 방문하시는 거죠?"

전정국 [28] image

전정국 [28]

"...아. 저희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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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회장님과 할 얘기가 있어서요."

곧이곧대로 소속을 밝히려던 전 순경의 입을 김 경장이 막았고 방문 이유를 대충 둘러대자 아니꼽게 보던 경호원이 그제서야 길을 비켜줬다. 웃으며 가볍게 목례 후 경호원을 지나친 김 경장은 이내 표정을 굳히곤 전 순경에게 조용히 소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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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이런 데 오면 함부로 소속 밝히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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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경찰이라고 하면 들여보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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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조심하겠습니다.”

둘은 생각보다 보안 병력도, 직원도 많이 없는 조직 건물을 손쉽게 들어와 회장실까지 다다랐다. 예상했지만 회장실 문 옆에 붙어있는 이름은 유치원에서 발견된 서류에서의 '메드' 회장 이름과 달랐다. 적어도 이렇게 텅텅 빈 데가 본사일리는 없으니까.

김태형 [30] image

김태형 [30]

"회장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네, 들어오세요-"

경계하는 꼴 하나 없는 것 하곤... 김 경장은 여기서 대화를 나눠봤자 시간 낭비일 거 같다는 생각이 순간 머릿속을 스쳤지만 팀원들을 생각해서라도 빈 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으로 회장실 문을 열었다.

배용현 [35]

"...누구시죠?"

문을 열자 1층에서 낯선 사람에 대한 보고를 전혀 못 받고 그저 일개 직원인 줄 알고 문을 열어줬는지 당황한 얼굴로 우리를 반기는 회장이라는 사람에게 김 경장과 전 순경은 그제서야 제대로 된 자기소개를 할 마음이 생겼다.

김태형 [30] image

김태형 [30]

"안녕하십니까. BU경찰서 강력 1팀 김태형 경장입니다."

전정국 [28] image

전정국 [28]

“같은 소속 전정국 순경입니다.”

배용현 [35]

“경찰…이라는 소리네요.”

배용현 [35]

“경찰이 여긴 어쩐 일이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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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뭐… 여쭤볼 게 좀 있달까요.”

배용현 [35]

“허가도 없이 오신 거에 대해 설명을 먼저 해주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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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경찰이 수사하는 데 이유가 있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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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메드’ 조직에 대해 묻고 싶은 게 있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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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그냥 잠깐 얘기 좀 하시죠.”

배용현 [35]

“강력 1팀… 소문대로 대단하네요.“

배용현 [35]

“뭐, 일단 들어보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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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네. 시간 관계상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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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메드’라는 조직… 대외적으로는 제약 회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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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근데 다른 용도로도 운영되고 있는 게 있습니까.”

배용현 [35]

“약물 사고팔고 하는 것 이외엔 하지 않습니다.”

배용현 [35]

“저희의 철칙이기도 하고요.”

전정국 [28] image

전정국 [28]

“그러면… 소망유치원이랑 거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배용현 [35]

“…소망유치원?”

배용현 [35]

“아~ 그 현부동 명문유치원인가.“

배용현 [35]

“뭐… 제가 직접적으로 거래하진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배용현 [35]

“아마 유치원 운영에 필요한 상비약 같은 거 오고간 거 같네요.“

배용현 [35]

“유치원 이름값도 있으니 저희 회사에서 나오는 비싼 약을 거래했나 보죠.“

배용현 [35]

“저 같은 경우는 결재만 하니까 아는 게 이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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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소망유치원에서 마약 성분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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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원생들 손에 닿는 놀이도구부터 식기도구, 또 원장 방에서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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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그와 같이 메드와의 거래 서류도 나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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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배용현 [35]

“그 서류에 저희와 마약 성분을 거래했다는 말이 정확히 적혀있었나요?”

배용현 [35]

“그게 아니라면 확실한 증빙 서류로 쓰일 순 없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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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그러면 직접 거래한 직원한테 연락해서 어떤 약물 거래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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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저희가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배용현 [35]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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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저희가 해야할 일이니까요.”

김 경장의 말에 헛웃음을 터뜨린 ‘메드’ 조직 회장은 이내 끼고 있던 안경을 벗고 그 안경알을 닦으며 앞에 있는 둘을무시하는 태도로 입을 열었다.

배용현 [35]

“당신들은 이미 첫 단추부터 잘못 됐습니다.”

배용현 [35]

“그만큼을 건들 자신이 있으셨다면 더 큰 곳으로 나가셨어야죠.“

배용현 [35]

“이런 조그마한 건물에서 정말로 그 정도를 파헤칠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배용현 [35]

”허술한 입구 보안에, 텅텅 빈 건물에…“

배용현 [35]

“좀 더 조사하고 오셨어야 합니다.”

배용현 [35]

“들어올 때 절 정말 회장으로 생각하셨나요?”

배용현 [35]

“제약 회사인 걸 넘어서… 더 큰 곳이란 걸 아셨어야 했고요.“

배용현 [35]

“그리고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돌아가실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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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네? 무슨,”

그 사람의 말이 끝나자마자 건물 전체에 요란스러운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졌고 얼마 되지 않아 회장실로 무기와 방어구로 무장한 병력들이 들어왔다. 아까 건물에 들어왔을 때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인원들이었다.

배용현 [35]

“데리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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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하아아……”

팀장님.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 순경을 배치한 게 다행이면서도 그래서 이렇게 더러운 일이 꼬이나 싶습니다. 전 순경이 가진 건 테이저건 10발 정도인데 버틸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해보겠습니다. 우리팀을 위해서요.

김태형 [30] image

김태형 [30]

“…전 순경. 나는 내가 최대한 방어할테니까 너는 돌파를 우선으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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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0]

“인이어… 꾹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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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네.”

전 순경이 대답을 하며 손을 인이어가 꽂힌 귀로 갖다댄 순간 그 손이 강하게 휘어잡혔고 그대로 인이어가 귀에서 빠졌다. 전 순경이 손 쓸새도 없이 인이어는 배용현씨의 구둣발에 밟혀 산산조각이 났다.

배용현 [35]

“하여간 짭새 새끼들…”

배용현 [35]

“머리도 나쁘면서 대가리는 또 엄청 굴려대요.”

전 순경 인이어가 그렇게 된 사이 김 경장은 무사히 인이어를 눌렀고 이 신호는 고스란히 팀원들에게로 넘어갔을 거다. 여기서 우리가 못 버티더라도 우리를 찾아올 수 있도록 말이다.

원장 수색팀이 제일 먼저 했던 건 원장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이었다. 전원이 꺼지기 전 마지막 위치는 원장의 본가와 5km, 소망유치원과는 3km 떨어진 곳에 있는 산중이었다. 제발 아니길 바라며 한달음에 그곳으로 달려갔다.

김석진 [33] image

김석진 [33]

“자살 시도중일 수도 있으니까 빠르게 찾아!“

여기서 원장이 허무하게 죽어버리면 안된다. 원생 수십명과 오연후군의 몫까지 다 죗값으로 치뤄야 했다. 그래서 지금의 우린 이 깊은 숲속을 달려야만 했다.

20분 정도가 지났을까. 어느 한 부분에서 우뚝 멈춰선 하 순경. 그 시선 끝에는 의식이 없어보이는 원장 한서인씨가 있었다. 천천히 몸을 숙여 한서인씨의 맥박을 확인한 하 순경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팀원들에게 무전을 쳤다.

하여주 [29]

@ “…한서인씨 찾았습니다.“

민윤기 [32] image

민윤기 [32]

@ ”상태는 어떤가.“

하여주 [29]

@ “심정지 상태인 거 같습니다.”

하여주 [29]

@ ”옆에 약들도 많이 보입니다.“

아마 약물 중독에 의한 자살시도겠지. 참 원장다운 끝에 하 순경은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죽어야 마땅할 자의 죽음 앞에서 떳떳해지지 못하는 건 왜일까. 적어도 마음의 짐은 내려놓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얼마 안 지나 나머지 팀원들이 도착했고 민 경위가 찬찬히 시체 수색을 하기 시작했다. 약물 쇼크사는 맞는 거 같고… 특이점이 하나 있었다면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끼워진 반지였다. 그것도 ‘MD’ 이니셜까지 박혀있는 반지 말이다.

박지민 [30] image

박지민 [30]

“…아무래도 ‘메드’에서 지시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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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이따 ‘메드’ 수색팀 돌아오면 더 자세한 얘기를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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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그래… 그러자. 수고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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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일단 시체 옮기자.”

한서인씨의 시체를 옮기기 위해 라텍스 장갑을 끼고 한서인씨의 몸에 손을 댔을 때 팀 인이어에서 긴 신호음 소리가 났다. 이건 팀원 중 누군가 연락을 하지 못하는 상황일 때 인이어만 꾹 눌렀을 때 나는 소리인데…

더 큰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의사 소견을 듣고 원생들 학부모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정 경사와 김 경사는 아닐 확률이 크고… 그럼 설마…

김석진 [33] image

김석진 [33]

“…야. 김 경장이랑 전 순경 연락 되는지 확인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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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김 경장 전화 안 받습니다.“

하여주 [29]

“전 순경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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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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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지금부터 모든 거 스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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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김 경장 전 순경 둘 구하는 데 집중한다. 알아들었으면 차로 달려.”

김 경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출발 준비를 마쳐놓은 팀원들. 김 경감은 한서인씨의 시체를 뒷 자석에 싣고 운전석에 앉은 뒤 익숙하지만 조금은 격양된 목소리로 업무를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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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박 경장, 하 순경은 정 경사랑 김 경사한테 병원에 있든 서에 있든 2호차 끌고 ‘메드’ 건물 주소로 오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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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3]

“민 경위는 윗분들한테 지원 요청 연락 좀 해줘.”

업무 지시에도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김 경감은 그러려니 했다. 대답 없는 건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반증이었으니까.

김 경감은 그 조직을 잡는 것보다도 1년만에 돌아온 이 팀을 지키고 싶었다. 그때의 책임감과 남은 죄책감을 이번에는 꼭 갚아야만 했다.

[사건번호 2003라375 : 명문유치원 아동학대 사건 종결]

[수사일지 공개]

[수사일지 공개]

[수사일지 공개]

수사일지 : 작가가 에피소드로 사건 풀어내기 전 직접 쓴 사건 원고를 비유적으로 일컫음.

여러분 너무너무 오랜만이죠… 🥺 일단!! 거두절미 하고 죄송합니다 🙇🏻‍♀️ 첫 종강이니만큼 글을 많이 쓸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

특히 이 사건은 시즌2의 중요한 첫 단추이다보니 신경을 많이 쓰느라 더더욱 시간이 오래 걸렸던 거 같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아무튼 이렇게 시즌2의 첫 사건이 종결됐습니다!!! 🥳 뭔가 시즌2 시작을 새롭게 쓰고 싶었어서 아마 사건 종결화 치고 제일 분량이 짧지 않나… 🧐 그리고 우리 강력 1팀… 조용히 넘어가는 사건이 언제 올지… 😭

시즌2는 정말 이제야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앞으로 이 뒤의 이야기도 함께 해주실 거죠?! ☺️ 제가 더 잘하겠습니다… 😂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지금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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