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망상증의 망상회로
이상형은 이상혁2


“마셔라 부어라!!!”



문하나
으으..

울렁거려…

신입생 환영회랍시고 이건 술판 술잔치아니냐고…



문하나
하아..

그새 몇잔 주워먹었다고 정신이 어질하다.

기숙사 통금시간은 지켜야 되는데…

눈치가 보여 시간이 넘어서도 꿋꿋이 앉아있었다.


등장인물
남자| 아~ 내가 미술학부 미남 데려왔습니다~


김동현
안녕하세요~


문하나
..?

어, 저 남자

그때 이상혁 옆에 붙어있던 남자다.

이름이 뭐였더라..



김동현
김동현이라고 합니다~


문하나
!

아 그래 김동현

저 남자도 환영회 왔나

주위 얘기를 들어보니 몇몇 학과들도 여기 주변에 신입생 환영회를 한다고 들었다.

저 사람 미술 학부였구나…



김동현
?


김동현
어, 안녕 여기서 보네

동현은 하나를 보자마자 손을 들어올린다.


문하나
아, 안녕하세요


김동현
체육과였구나?


문하나
네


김동현
..?


김동현
오늘은 말 안 떠네


문하나
네?


김동현
그때, 처음봤을 때 말 엄청 떨었잖아


문하나
아,


문하나
…낯가려서요

실은 이상혁 때문이긴 하다.



김동현
지금은 괜찮나봐


문하나
네, 뭐..


김동현
ㅎㅎ

동현은 하나를 보며 실실 웃었다.



문하나
…

뭐야, 왜 웃지



김동현
상혁이형도 여기 근처에 있는데


문하나
…진짜요?

나는 눈을 번쩍인다.


김동현
응~, 주변에서 신입생환영회한다고 끌려갔어ㅎㅎ


문하나
아 그래요??

그럼 잘하면 만날 수 있을까..?



김동현
근데


김동현
너 상혁이형 얘기하니까 얼굴색이 바로 달라진다?


문하나
예?


김동현
아까는 심드렁하더니, 지금은 눈이 반짝거려


김동현
봐봐

동현은 손거울을 하나에게 들이밀었다.


문하나
…아, 뭐


문하나
…그래서요?

이 사람 뭐지

설마 내가 이상혁 좋아하는 걸 눈치 챘나.



김동현
상혁이형 어딨는지 알려줄까?


문하나
…어딨는데요?


김동현
ㅎㅎ


김동현
비


김동현
비밀*^^*


문하나
…

뭐하자는 거지.



김동현
알려주면 뭐해주게?


문하나
…


문하나
…취했어요?


김동현
안 취했는데


문하나
…


문하나
술 좀 곱게 마시지


김동현
안 궁금해?


문하나
…


문하나
됐어요, 가서 뭐 불러낼 수 도 있는 것도 아니고..-


김동현
난 할 수 있는데


문하나
…?


문하나
예, 좋으시겠어요


김동현
해줄까?


문하나
…


문하나
…진짜요?


김동현
응ㅎㅎ


김동현
그대신, 내 소원 하나 들어주기~


문하나
…


문하나
선배 은근 실속 잘 챙기는 타입이네요


김동현
싫음 말ㄱ


문하나
좋습니다


문하나
해요, 해

술기운에 김동현의 제안을 덥석 물었다.

뭔 자신감인지, 이상혁을 보러 가겠다니

가서 뭐 어쩔건데





“뭐야, 왜 불렀어?”



문하나
아, 안녕하세요..!!


이상혁
?


이상혁
아, 하나구나?


이상혁
오랜만이네


문하나
네,,

하나는 수줍게 고개를 떨군다.



이상혁
근데 하나는 어쩌다가


김동현
형 부탁 하나만 할게여


이상혁
? 뭔데


김동현
얘 좀 데려다주세요


김동현
밤길에 돌아가는 길이 무섭다고 혼자 못가겠대요


문하나
…???

아니 저 양반이

거짓말도 참 기상천외하게 하네



이상혁
그럼 너가 데려다주면 되잖아..?


김동현
저는 얼굴마담가야돼서요ㅎㅎ


김동현
지금도 잠깐 나온거예요


김동현
그러니까 쟤 좀 부탁해요, 형


이상혁
뭐, 일단 알겠어


문하나
…

이게 통하네



김동현
그럼 저 먼저 갈게요~


이상혁
그래


문하나
…들어가세요,,

그렇게 동현은 사라졌다.



이상혁
…갈까?


문하나
…네!?


이상혁
집 방향 어디야?


문하나
아, 그 여자 기숙사…


이상혁
아, 기숙사 생활해?


문하나
네,, 집이 멀기도 해서..!


이상혁
나돈데


이상혁
잘 됐다 가는 길에


문하나
하하, 그러게요..(화악)

술기운인지 이상혁 때문인지

얼굴이 쉽게 붉어졌다.



이상혁
…빨개졌다?

상혁은 하나의 얼굴을 슥 보더니 말했다.


문하나
..네!?


이상혁
진짜 술 많이 마셨나보다


문하나
아..! 네!!


문하나
그쵸 ..그, 그랬죠..!!

말이 더 버벅거리는 것 같다.

어쩐지 진짜 취해보이잖아………





“죄송해요 저 때문에 괜히…”


이상혁
응? 뭐가?


문하나
저 때문에 괜히 못 놀고..


문하나
저 데려다주시는 거 아니에요..?


이상혁
오히려 좋은데?


문하나
…네? (두근)


이상혁
사실 술자리 별로 안 좋아해


이상혁
나오라니까 꾸역꾸역 끌려온거지


이상혁
어쩌면 이렇게 빠져나온 게 나한텐 더 좋은 기회인 걸


문하나
…


문하나
…다행이다,,

어쩜 말도 저렇게 이쁘게 해??

아 진짜 심장 터져버리겠네!!!



이상혁
하나는 운학이랑 어쩌다 친해졌어?


이상혁
보니까 과도 다르던데


문하나
아, 고등학교 동창이라..


이상혁
?


이상혁
운학이랑 동창이면 우리학굔데?


이상혁
한문고 다녔어?


문하나
아, 네..!

역시나 날 기억 못하는 구나..

그치, 뭐 고등학생때 말을 해봤어야지..



이상혁
와.., 신기하다


이상혁
고등학교 후배일 줄이야


문하나
그러게요..ㅎㅎ


이상혁
어쩌면 복도 지나가다 만났었겠네


문하나
그니까요ㅎㅎ..

사실 대놓고 따라다닌 건 난데



이상혁
아직도 00쌤 학교에 계신가?


문하나
아, 그 쌤 작년에 다른 학교로 가셨어요


이상혁
진짜?


이상혁
몰랐네..-


문하나
ㅎㅎ,,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로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이상혁과 말이 오고 갔다.

이게 웬 꿈같은 일인가.

내가 지금 이상혁과 단둘이 나란히 길을 걷고 있다고..!!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오가며 어느새 여자 기숙사 앞에 도착했다.

철컹..-


문하나
아, 역시나 닫혀있네..


이상혁
여자 기숙사는 통금이 12시지..?


문하나
네..


문하나
어쩌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이상혁
난 괜찮아


이상혁
근데 넌 괜찮겠어..?


문하나
그러게요..


문하나
모텔 잡고 하루 자야될지..


문하나
길에서 노숙을 해야될지도…


이상혁
…에이, 그건 좀


이상혁
어쩔 수 없다


이상혁
일단 나 따라와봐

상혁은 따라오라며 손짓했다.


문하나
…네?





상혁을 따라 도착한 곳은 바로

여자 기숙사 바로 건너편 남자 기숙사 방향이었다.



문하나
? 여긴 왜..


이상혁
여기 건물이 좀 특이하게 여자 기숙사랑 남자 기숙사가 연결되어 있거든?


이상혁
학교 사정상 막아두긴 했는데


이상혁
학생들 중에서 가끔 몰래 만나려고 들락날락하는 통로가 있긴 해


문하나
…진짜요??


이상혁
아는 사람 얼마 없긴한데


이상혁
거기로 가면 여자기숙사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거야


문하나
…무슨 방탈출 같은데요


이상혁
ㅋㅋㅋㅋ


이상혁
암튼 남자 기숙사 통금은 1시까지니까 들어갈 수 있거든?


이상혁
그 길로 여자 기숙사까지 가면 될거야


문하나
근데…


문하나
제가 어떻게 남자기숙사를 뚫고 가죠..?


문하나
거기도 경비아저씨가 있는 걸로 아는데…


이상혁
…ㅎㅎ


이상혁
최대한 숨겨 봐야지

스윽..-

상혁은 자신의 후드집업을 벗어 하나의 머리 위로 슥 덮었다.


문하나
..?


문하나
이게 뭐예요..?


이상혁
지금부터 남자 기숙사로 들어갈거야


문하나
이러고요??


이상혁
너는 취한 척 나한테 기대있으면 돼


이상혁
그리고 옷으로 얼굴 꼭 가리고, 알겠지?


문하나
에..?? 자, 잠시만요..!


문하나
그게 가능해요..??


이상혁
안 돼도 해봐야지ㅎㅎ


이상혁
일단 밤이라서 잘 안 보일거야


문하나
…에??

상혁의 파격적인 작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진짜 이게 가능하다고..?



이상혁
자, 얼른


이상혁
곧 있으면 1시야

덥석.-

상혁은 하나의 손을 낚아 채 자신의 어깨 위로 둘렀다.

하나는 상혁과 바짝 몸이 붙은 몸에 빳빳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문하나
..엣,, 어..?


이상혁
조금 더 기대


이상혁
넌 지금 만취상태야, 알지?


문하나
…


문하나
…네에,,

하나는 상혁의 어깨위로 어깨동무를 하며 상혁을 향해 바짝 기대었다.




남자기숙사 대문을 지나면서 식은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들킬까봐 조마조마한 발걸음이 괜히 더 수상해보인다.


등장인물
경비원| 어이, 거기 학생 둘


이상혁
네?

등장인물
경비원| 일찍 일찍 다녀

등장인물
경비원| 곧 통금시간이다-


이상혁
네~ 죄송합니다~

상혁은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등장인물
경비원| …쯧쯧, 옆에 친구는 술에 잔뜩 취했구만?


이상혁
하하, 얘가 좀 오늘 무리를 해가지고~ㅎㅎ


문하나
…


문하나
…(긴장)


등장인물
경비원| 그래 얼른 들어가라-


이상혁
네~





“ 이 담만 넘으면 여자 기숙사야 “



문하나
헉, 감사합니다..!!


이상혁
조심히 들어가


문하나
네..!


문하나
아, 이거

하나는 상혁에게 아까 머리에 뒤집어쓴 후드집업을 건넸다.


이상혁
됐어, 걸치고 가


이상혁
밤길 추워


문하나
아, 그래도..


이상혁
괜찮아, 내일 학교에서 줘


문하나
아, 네에.. 꼭 드릴게요..!


이상혁
그래ㅋㅋ


이상혁
얼른 들어가


문하나
네..! 감사합니다! 진짜..!!

그렇게 품안에 상혁의 후드집업을 끌어 안고 담을 넘어 여자 기숙사로 향했다.





“ 이게 진짜 꿈이 아니라고..? ”


문하나
…말도 안돼

나는 기숙사 방에 들어와 방금 있었던 일들을 곱씹었다.

이상혁을 만나고 대화를 하고 심지어 그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어 기숙사까지 왔다.

게다가 그의 후드집업이 지금 내 손안에 들려있다는 사실

이 모든 게 믿기지 않았다.



문하나
…하아

진짜 이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그의 후드집업을 품에 안고 얼굴을 묻었다.

달콤한 냄새가 났다.

자기랑 잘 어울리는 게 딱이었다.



문하나
…아, 변태같아…

혼자 후드집업에 얼굴을 묻고 냄새를 맡는 꼴이라니

갑자기 수치스러움이 몰려왔다.

이걸 어떻게 돌려주지..

…

..

.





다음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