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망상증의 망상회로
이상형은 이상혁1


”하아..“


김운학
뭐야, 너도 이 교양임?


문하나
ㅇㅇ..


김운학
어쩐일이래, 너 다른 교양 들을 거라고 하지 않았어?


문하나
조용히해라..


문하나
수강신청 실패했다고


김운학
아ㅋㅋ


문하나
하아..

지금쯤이면 다른 교양 듣고 있겠지..?

내가 이렇게 수강신청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를 보기 위해서

교양까지 남모르게 훔쳐볼 생각이었는데

그것마저 실패하다니

이대로 내 짝사랑은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하자마자

“뭐야, 김운학 너도 이 교양 들어?”


김운학
어, 동현이 형?


김동현
진짜 김운학이네


김운학
동현이형도 이 교양이에요?


김동현
엉


김운학
뭐야, 나 아는 사람 짱많아


이상혁
나는 안 보이냐


문하나
…!


김운학
아, 상혁이형!!


김운학
뭐야, 형 이거 말고 딴 교양 아니었어요?


이상혁
수강신청 실패했는데?


김운학
형이요? 왠일이래


이상혁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곤 해 임마


김동현
ㅋㅌㅋㅋㅋㅋㅋ


문하나
…

미친, 이럴 수가

이게 말이 되나.

…이상혁이 왜 여기 있어?



김동현
옆엔 누구?

동현은 하나를 힐끗 보더니 묻는다.


이상혁
?


문하나
…아, 안녕하세요

이상혁이랑 눈 마주쳤다, 악악!!

어쩌지,

뭐지

이건 꿈인가.

지금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가 내 눈앞에 있다고!!!



문하나
문하나입니다, 올해 신입생..입니다

나 침착하게 굴었나, 아니 조금 어색한가

나는 속으로 요동치는 속마음을 다스렸다.



김동현
문하나? 이름 특이하다


이상혁
그러게, 문둘도 아니고


김동현
…와


김운학
…형 감잃었는데?


이상혁
…ㅎㅎ


문하나
아ㅋㅋㅋㅋㅋ

나는 그의 개그에 파앗 웃음을 터트렸다.

여전하다, 그때랑 다를 것 없이


내가 이상혁을 좋아하기 시작한 시점은 꽤 오래 전 일이다.

무려 고등학생때, 첫사랑이었으니까.



문하나
하.. 하아..-

등장인물
선생님| 숨 쉬어, 호흡 조절 하자


문하나
하아, 하아..

17살에 나는 육상부의 중심이었다.

전국 육상대회의 상을 휩쓸고 다녔을 때기 때문이다.


어릴때부터 운동신경이 좋았다.

그중에서도 체력하면 웬만한 남자애들보다 더

어릴때 육상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키도 몸집도 커졌다.

중학교때 170을 넘어섰고 덩치도 누가보이게 운동선수같은 모습이었다.

운동선수의 꿈으로서는 매우 탁월한 장점이었다만

여자 문하나, 나에겐 콤플렉스 중 하나였다.



등장인물
남자1| 와, 쟤 여자 맞아?

등장인물
남자2| 육상부잖아, 피지컬은 뭐ㅋㅋ

등장인물
남자1| 나보다 큰 것 같은데;;

등장인물
남자1| 옆에 서긴 좀 싫다ㅋㅋ

등장인물
남자2| 나도ㅋㅋ



문하나
…

흔하게 듣는 말들 중 하나다

여자애가 뭐 이렇게 크냐

옆에 서는 게 두렵다

여자로는 안 보인다.

등등

한창 예쁘고 싶은 나이에 또래 남자애들이 툭 던지는 말에 속이 상할 때도 많았다.

나도 여잔데, 작고 가냘픈 여자가 부러웠다.


등장인물
남자1| 근데, 저렇게 크면 여자로 안 보이는데

등장인물
남자2| 여자냐? 저건 남자지ㅋㅋ


문하나
…

“그럼 넌 여자네“

그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하나
…?

등장인물
남자2| …뭐?


이상혁
쟤보다 작은 너가 여자 아닌가

등장인물
남자2| 하??

남자는 인상을 구겼다.


이상혁
옆에 서기도 두려워서 어떡해?


이상혁
고추는 달려있냐


박성호
오우야..


명재현
아 이상혁 개욱기네ㅋㅋㅋ

등장인물
남자1| …뭐야, 시발(중얼)

남자는 자존심이 상한 듯 중얼거리곤 달아났다.



이상혁
진짜 없나보네


명재현
앜ㅋㅋ싴ㅋㅋ개욱기다고 이상혁


명재현
바로 고자 만들어버리네ㅋㅋㅋ


박성호
가끔 놀란다니깐..,


박성호
은근 말하는 게 거침없어,,


이상혁
ㅎㅎ

상혁은 아무렇지 않게 싱긋 미소를 지었다.


문하나
…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반했다.

분명 보기에 나보다 작은 것 같은 남자가

이렇게 크게 느껴질 수 있을까

저 한마디가 17살 어린 나의 마음을 지켜줬다는 걸

그는 알까.




그 이후부터 쭉 그를 남몰래 따라다녔다.



명재현
아, 오늘 점심 아는 사람~


이상혁
카레, 분홍소시지, 김치, 방울토마토, 사과주스***


박성호
저거, 급식 자판기네..


이상혁
급식표정도는 외우지 않나


박성호
다 외우진 않지..


이상혁
다들 삶이 힘든가 보네


명재현
앜ㅋ핰ㅋㅋㅋㅋ





문하나
…푸흨

나는 3학년 교실에 몰래 찾아가 그를 염탐하곤 했다.

친구들이랑 떠드는 모습, 웃는 얼굴, 가끔 툭 던지는 개그에 피식 나도 모르게 따라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여어-, 문 하나~”


문하나
?


문하나
아, 뭐야 김운학이네


김운학
? 내가 뭐


문하나
됐다, 됐어


김운학
허어?


김운학
너 또 상혁이 형 쫒아다니냐


문하나
..뭐, 어쩌라고..-

찔렸다.

이상혁이 주로 여기로 산책한다는 말을 듣고 괜히 길을 서성이고 있었다.



김운학
참 짝사랑 쉽지 않지?


문하나
…


김운학
이 오빠가 도와줄까?ㅋ


문하나
오빠는 무슨;


문하나
지는 쌤한테 폰도 뺏긴 주제에


김운학
아니..!! 그건!


김운학
누나가 갑자기 전화를 거니까.. 어떻게 안 받냐고..-


문하나
…너도 참, 짝사랑 징글징글하게 한다.


김운학
지고지순한거거든!!


문하나
ㅇㅇ..~


문하나
별로 알고 싶지도 않지만..~


김운학
…허어,,,



문하나
됐고, 나와봐


문하나
난 기다리는 사람 있으니까


김운학
상혁이형 이제 안 나올텐데


문하나
뭐?


김운학
고3이잖아, 친구들이랑 자습실 갔대


문하나
…뭐어??


문하나
그걸 왜 이제 말해!


김운학
지금 봤으니까..;;


문하나
아 진짜아아…


문하나
자습실이면 고3밖에 못 들어가잖아…


김운학
그렇지


문하나
하아,,


김운학
상혁이형 요즘 열심히더라


김운학
한국대간다고 했나


김운학
다들 뭐만하면 다 한국대래


김운학
이현누나도 그렇고,,


문하나
…


문하나
…한국대?

그때부터였다.

나의 목표는

나의 목표는 한국대라고.


마침 단임쌤의 체대입시 제안에 덥썩 한국대를 가겠다고 선포했다.

공부는 영 가망이 없기도 했고

게다가 마침 한국대에 체육과가 있는 게 아닌가

단지 이상혁과 만나기 위해

체육과를 목표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이르기까지

나는 한국대에서 이상혁을 다시 마주했다.



문하나
…

긴장하지말고, 티내지 말자 문하나..

후우..

속으로 심호흡을 했다.



이상혁
옆에 앉아도 돼?

상혁이 하나의 옆 2자리를 가르키며 물었다.


문하나
..네!?


이상혁
옆에 자리 있어?


문하나
아, 아뇨!! 없어요!! 절대!!


이상혁
절대..?ㅋㅋ

상혁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문하나
아, 앉으셔도 돼요,,,

아, 쪽팔려 문하나.

말투가 이게 뭐냐ㅠㅠ




그렇게 속으로 요동치는 와중 교양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됐다.

교수님이 들어오시고 뭐라뭐라 앞에서 말씀을 하시는데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 내 옆에 이상혁이 앉아있다는 것 말곤


문하나
…

두근두근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서 터지는 건 아닌가 몰라



이상혁
…


이상혁
…하암,,


문하나
…

그가 손을 가리고 하품을 한다.

미친

너무 귀여워.



이상혁
지루하지? (속닥)

상혁이 내게 귓속말을 건네왔다.


문하나
(흠칫)!!


이상혁
이 교수님 말이 좀 많으셔ㅎㅎ (속닥)


문하나
아, 네에..! (작게)

와, 이렇게 가까이 닿아있던 적이 있나.

그의 숨소리마저 이렇게 간질거릴 이유인가??

다정한 말투가 내 심장을 팍 치고 들어온다.


오리엔테이션이 언제 끝났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흘렀다.

”오리엔테이션이라며, 뭐 이렇게 길어어..~“


김운학
으아-

운학은 찌뿌둥한 몸을 쭉 늘렸다.



이상혁
그래서 내가 이 교양은 피하고 싶었다고ㅋㅋ


김동현
난 좋은데?


이상혁
넌 강의가 길던 말던 딴짓하잖아..


김동현
ㅎㅎ,,


이상혁
밥이나 먹으러 갈래?


김운학
와, 형이 사주게요?


이상혁
뭐, 나쁘지않지





김운학
나쁘지 않다는 말이 학식이였냐고요..


이상혁
왜, 싫어? 싫으면 먹지ㅁ

상혁은 운학의 식판을 붙잡는다.


김운학
아잇, 그럴리가요~


김운학
잘먹겠습니다!!


이상혁
오냐


문하나
ㅋㅋㅋㅋㅋ


김동현
여기 우동맛잇는뎅 (오물오물)


이상혁
먹고 말해

상혁은 티슈를 꺼내 동현의 입에 묻은 건더기를 닦아준다.


문하나
…

남자한테도 이렇게 다정하다니..

뭐야..진짜..

어떻게 안 반해??



이상혁
하나는 왜 안 먹어? 학식 별로야?


문하나
아뇨!! 개맛있는데요?? 진심

상혁의 말에 밥을 우걱우걱 입에 집어넣었다.

조금 개걸스러워 보였으려나.

아, 또 흑역사 기록이다.



이상혁
오.. 잘 먹네


김동현
배고팠나보네ㅋㅋ


김운학
…(저거 또 고장났네)


문하나
…(우물우물)

하, 죽고 싶다.

…

..

.




다음화에 계속>>>>


이것도 길어질 것 같으니까 여기서 캇뜨.

단편으로 구상할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세계관이 확장되는 바람에 이렇게 됐네요

이것도 꽤나 길어질 듯! 싶네여

재미잇을랑가 모르겠어요 하하😅


그럼 담편 쓰러 갈게용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