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다

사라지다 04

내가 어제 무슨정신으로 들어와서 언제 짐을 싸놨고 어떻게 잠들었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그보다 중요한건 곧 아줌마가 말했던 9시가 다 되어간다는 것이다.

내 짐은 캐리어 하나와 백팩, 노트북, 그리고 작은 팬던트 목걸이가 끝이었다. 더 챙길게 있나 싶어서 방을 둘러보는데 초인종 소리가났다.

짐을 들고 서둘러 내려가니 처음보는 남자가 현관앞에 서있었다.

매니저

안녕하세요 여주씨. 처음뵙겠습니다. 방탄소년단에 매니저입니다. 방피디님이 여주씨를 숙소로 데려가달라고 부탁하셔서... 짐은 저 주시고 먼저 차에 타 계세요.

난 고개를 젓고 매니저님을 도와 짐을 싣고 차에 올라탔다.

매니저

여주씨 얘기는 방 피디님이랑 남준이한테 좀 들었어요. 피디님은 그냥 여주 좀 잘 챙겨주라고 하셨고 남준이는....

듣지않아도 뻔히 알수 있었다. 분명 왜 나를 숙소에 들이냐고 따졌을것이다.

매니저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사실 남준이와 다른애들이 여주씨가 자기들 숙소에 살게 된걸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매니저

워낙 자기들 영역에 누군가 들어오는걸 안좋아하는 애들이라서...

알고있었던 부분이라 작게 고개를 끄덕었다. 그럴꺼라고 생각은했지만 막상 그렇다고 말을 들으니 기분이 안좋아지는건 어쩔수 없었다.

매니저

그리고 죄송하지만 저도 솔직히 좀 불안해요. 아시다시피 애들이 힘들게 올라온 만큼 사생활관리에 철저한데, 여주씨가 숙소에서 생활한다는것을 들키면...

매니저님이 쳐다보는 눈빛에 걱정이 가득해서 난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말하는 도중에 도착한 숙소는 아줌마가 오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좋은 곳이었다.

매니저님과 함께 내 짐을 내리고 현관으로 가는데 왠지 모르게 매니저님 얼굴이 별로 좋지 않았다.

매니저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애들한테 여주씨 왔다고 얘기 좀 하고올게요.

내 대답을 들을세도 없이 신발을 벗고 집 안쪽으로 들어간 매니저님을 무료하게 기다리고있었다.

한참을 안나오시길래 날 잊으신건 아닐까, 난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생각하던 때 였다.

"알게 뭐야! 난 그딴 거 우리 숙소에 들어오는 거 짜증나. 내가 지 발로 나가게 만들거야."

그렇게 외치며 나오는 사람은 흰피부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느낌을 풍기는 사람이었다. 그의 뒤로 몇명이 따라 나왔다.

방탄소년단이 많이 유명해져서 인터넷을 하면 어느정도는 알게 되기도 하고 오빠가 처음 데뷔했을 때 관심을 갖고 찾아본 덕분에 내 앞까지 온 이 사람이 누군지 바로 알수있었다.

윤기 오빠 image

윤기 오빠

하... 야, 난 너랑 같이 살기 싫으니까 걍 꺼져라.

무섭게 말하는 윤기 오빠의 뒤로 망했다는 표정의 매니저님과 좋지않은 표정의 멤버들, 그리고 무표정의 남준오빠가 보였다.

윤기 오빠 image

윤기 오빠

안나가? 그래 그럼, 내가 나갈게.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그를 보던 남준 오빠는 나를 흘끗 보고는 한숨을 쉬며 나가버렸다.

석진 오빠 image

석진 오빠

맏형인 내가 반겨줘야하지만 그럴수 없어서 미안하네... 미안하지만 나는 저 둘의 의견이 더 소중해서 말이야.

그렇게 말하고 둘을 따라나간 석진 오빠의 말투는 분명 예의바른데, 예의바르다고 정의하기엔 눈빛이 너무 차갑게 느껴졌다.

호석 오빠 image

호석 오빠

아 너가 여주구나!! 남준이한테 얘기 들었어! 아 근데 남준이랑 형들이랑 이미 나가버려서 말이야. 나중에 친해지면 더 말하자! 알겠지??

해맑은 호석 오빠를 뒤이어 장난스럽지만 어딘가 무서운 태형오빠와 그냥 무서운 정국오빠가 한마디씩 던지며 나갔다.

태형 오빠 image

태형 오빠

음... 안타깝지만 지금의 난 널 도와주고싶다는 마음이 전혀 안들어서 말이야. 나중에 생기면 그때 말해줄께. 알겠지?

정국 오빠 image

정국 오빠

야. 형들 신경쓰이게 하지말고 숙소에 있을꺼면 앞으로 조용히 니방에 찌그러져있어. 숨소리도 내지마. 형들이 거슬려하면.

정국 오빠 image

정국 오빠

'널 먼저 매장시켜버릴꺼야.'

작게 속삭이며 지나가는 정국 오빠의 말을 태형 오빠는 들었는지 작게 웃으며 정국 오빠를 따라 나갔고, 뒤에있던 지민 오빠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지민 오빠 image

지민 오빠

하...하하.. 정국이가 원래 저렇게 농담을 심하게 하는 애가 아닌데...하하..

이미 굳어버린 입매를 끌어올려봐도 도무지 미소가 지어지지 않았다. 서있는 다리는 후들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지민 오빠 image

지민 오빠

난 박지민이라고 해. 방은 매니저 형이 알려줄꺼고 앞으로 잘 부탁해.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고 지나가는 지민오빠를 보며 생각했다.

이 곳에서 살아남기위해서는 철저하게 스스로를 지켜야겠다고. 날 도와줄 사람은 없다고, 철저하게 나 혼자서... 이겨내야겠다고 그렇게 다짐했다.

작가

안녕하세요 sugawings 입니다.

작가

쓰다가 저장하는걸 자꾸 깜빡해서 글이 세번이 날라가고 의욕을 잃어서 올리기로 계획한 날짜에 올리지 못하였습니다....ㅠ

작가

따뜻한 댓글과 많은 구독, 높은 별점 그리고 사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