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지 못한 기자님

| 46화 |

소중한 사람을 잃는 다는 건,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깨닫지 못한다.

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난 그게 얼마나 힘들고,

다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인지 깨달았고,

적어도 내가 죽기전까지는 이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익숙한 사이렌 소리,

붉은 빛을 내며 다가오는 구급차.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랑 똑같았다.

그 감정, 상황, 두려움.

하나도 다른게 없었다.

김여주

ㅌ...태형이....

김여주

태형아... ㅌ, 태형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내게 가장 불행한 일이 뭔지 다시 알려주고 싶었다.

기억 하나 못하는건 불행한 일이 아니었다.

내게 가장 불행한 건,

태형이와 함께 할 수 없는 거였다.

영원히 태형이를 보지 못하는 것,

그거보다 불행한 일은 없었다.

정신을 점점 잃어간다.

이러면 안 되는데,

얼른 일어나서 태형이 구해줘야 하는데.

어떡해.

우리 태형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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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게 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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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게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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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뭐야. 내 얼굴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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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왜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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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랑 완전 똑~같이 생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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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야 이게 어딜봐서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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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내가 훨씬 예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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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지만 잘 그려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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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ㅋㅋㅋㅋㅋㅋㅋ넌 이게 잘 그린거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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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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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더럽게 못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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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한 2시간동안 그려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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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옷은 도저히 못 그리겠어서 얼굴이라도 열심히 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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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열심히 그린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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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2시간 넘게 걸렸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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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 디테일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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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한쪽눈에 쌍카풀 있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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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어...너무 잘그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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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ㅎㅎ 이거 잘 보관해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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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액자로 만들어서 너 생일선물로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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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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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별로 안받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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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키야... 액자로 만들면 얼마나 더 멋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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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말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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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나저나 너 이제 나보다 많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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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어쩌라고요 아저씨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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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완전 꼬맹이 다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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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 시집 갈 때 쯤이면 키 차이 30cm는 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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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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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나 시집 안갈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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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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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서어어어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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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한테 오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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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미쳤냐, 내가!

그 날의 우리는 너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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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ㅋㅋㅋㅋㅋㅋ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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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사람 일 모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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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가 나한테 완전 푹 빠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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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그럴 일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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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아닌데~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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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너한테 시집 갈 바에 혼자 산다!

마치 너희들 옆에 있는 것처럼,

기억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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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야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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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너 저 사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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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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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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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아까부터 계속 우리를 보고 있길래.

뭐지.

단순한 기억이 아니다.

꿈인가?

어릴때의 너와 나의 모습이,

내 눈 앞에 보여졌다.

입이 떼어지지 않았다.

말할 수 없었다.

간절히 말하고 싶다.

왜 내가 지금 이 꿈을 꾸고 있는건지.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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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저기요, 저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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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왜 말이 없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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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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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생각보다 빨리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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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 너가 아는 사람이야?

어린 태형이가, 날 아는 듯 했다.

나를 어떻게 아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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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 왜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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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울지 마요... 무슨 일이에요...

울 생각은 없었는데.

그저 간절히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눈물이 뺨을 타고 내려와 똑, 하고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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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직은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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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더 행복하다가 오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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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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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여긴 우리가 잘 지키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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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 너 무슨 말을 하는거야...

눈물이 쉴 새 없이 나왔다.

왜 우는지는 몰랐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그냥 복잡했다.

조금 쉬고 싶었다.

멀리 밝은 빛이 보였다.

저기에만 가면 모든게 다 편안해질 것만 같았다.

그 빛으로,

한 걸음, 한걸음

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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