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지 못한 기자님
| 48화 |


영원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영원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 뿐이다.

언젠가는 비극을 맞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는 걸,

난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영원은 무슨,

잠시나마 행복을 빌었던 나였다.

지금까지 내 삶은 너무 고단했어서,

남은 삶이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작은 소망이었다.

정말 운명이라는 건 있었을까.

운명처럼 너를 만났고,

운명처럼

죽음도 함께한 것 같았다.

사실 내가 있는 이 곳이,

죽음인지도 잘 모르겠다.

정확한 건,

네가 행복하다는 것.

방긋 웃고 있다는 것.

마음이 좀 놓였다.

병실에 누워 생사를 오가는 것보다 훨씬,

넌 좋아보였다.

나도 죽은걸까.

정말 너와 죽음을 맞이한 걸까.


김태형
좋다.

김연서
뭐가?


김태형
여기.


김태형
그리고 너.

김연서
ㅎㅎ

김연서
나도 좋아.


김태형
사랑해.


김태형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김태형
너를 사랑해, 연서야.

.




.



김태형
아줌마. 좀 일어나지?

환하게 날 비추는 햇살.

귓가에 들리는 아이들의 말 소리.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김태형.


김연서
......!!


김태형
깜짝아...


김태형
뭘 그렇게 벌떡 일어나.


김연서
태형아...!!!

와락-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태형이를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저 잠을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마음이 편안했다.


김태형
...ㅁ...뭐냐..?


김태형
학교에서 이러는 건 좀...



김태형
...내 고백 받아주는거야?


김연서
고백?


김태형
응.


김연서
그래 뭐,


김연서
받아줄게.


김태형
진짜?????


김태형
진짜지????


김연서
어. 진짜.



김태형
그럼 오늘부터 우리 1일!!


김연서
ㅋㅋㅋㅋㅋㅋ 그래, 알았어.


김태형
뭐야. 완전 안받아줄 것 같이 말하더만.


김연서
아.


김연서
나 그리고 어학연수...!


김연서
그거 안가려고.


김태형
??? 진짜 ?????


김태형
와 대박!


김연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 놀래.


김태형
완전 김연서 짱!


김태형
내 여자친구 미쳤다.


김연서
ㅁ, 무슨 여자친구 ㅋㅋㅋㅋㅋ


김태형
그럼 남자친구냐?


김태형
1일이라며.


김태형
아 아무튼 너무 좋아!


김태형
날라갈 것 같아.


김연서
나도 좋아 ㅎㅎ



태형이가 말한대로.

태형이가 했던대로.

나도 현재를 사랑하며 살 것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받아들이며.

담담하게.

과연 이게 지금까지 다 꿈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중요한건,

나도, 너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거.

누가 만약

"너 지금 행복한 거 맞아?"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활짝 웃으며

"응. 무지무지 행복해."

"그러니까 내 걱정은 하지마."

라고 말해주고 싶다.

난 솔직하게 대답한 거다.

정말, 나는 정말로

행복하다.

네가 내 앞에 있어서,

네가 웃어서.

주변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예뻐서.

내가 존재하는게 감사해서.

이 모든 것이 나는 너와 함께라면,

행복하다.


.



"지금까지 [솔직하지 못한 기자님]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다음주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