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실격} [휴재]

47_ “친구로 보자, 예전처럼”

여주안

내일 출국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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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안

너무 급하게 가는 거 아니야?

여주안

원랜 다음주 출국 예정이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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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원래는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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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근데 사정이 좀 생겨서 그렇게 됐어

여주안

정호석이랑 윤초이한테는 말했고?

주안의 물음에 입을 앙 다문 윤기가 괜스레 커피만 들이켰다.

여주안

아직 말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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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초이한테만_

여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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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냥, 말하기 뭐해서

여주안

서운해 할 거 뻔히 알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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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건 그렇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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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냥 당일에 말할래

여주안

내가 윤초이한테 다 일러바칠 거라곤 생각 안 하나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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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일러바치면 넌 나랑 끝이야

여주안

ㅋㅋㅋ농담이야, 농담

여주안

내일 일 있어서 배웅은 못 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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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괜찮아_ 의사한테 내가 뭘 바라냐

여주안

나도 곧 여유 생기면 미국 한번 놀러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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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러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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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나 이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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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너도 네 일 봐

여주안

그래_ 잘 가고

여주안

연락은 꼬박꼬박해라

피식,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 한 윤기가 카페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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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내일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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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킴

*Yes, 방금 티켓팅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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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갑자기 왜 그렇게 급하게 가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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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킴

*그건 됐고, 멋쟁이 언냐한테 안부 꼭꼭 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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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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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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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도착하면 연락하고, 제발 나잇값 좀 하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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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킴

*Huh..달링이 언제부터 날 그렇게 생각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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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킴

*Anyway, 나 이제부터 내 꿀피부를 위해 잘 거니까 그만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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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킴

안녕~

뚝_

자기 할 말만 다 하고 전화를 끊은 셀레나에 한숨을 쉬는 남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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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하..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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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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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아뇨,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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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여 쌤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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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민윤기 만나고 온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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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올 때가 됐는데_

따르릉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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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한국대병원 외상센텁니다

응급 구조원

*지금 낙상 환자 수송중입니다! Bp 크게 떨어지고 있고 자가 호흡 불가능한 상탭니다!

응급 구조원

*40대 중후반 남성이고 3년 전에 허리를 크게 다쳐 철심을 박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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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알겠습니다, 서둘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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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정 쌤_ 40대 중후반 남성 낙상으로 실려오는 중입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Bp 계속 떨어지는 중이고, 자가 호흡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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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년 전에 허리에 철심 넣는 수술을 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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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김 선생, 여주안한테 빨리 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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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네!

다음 날_

여주안

*공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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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 한 시간 뒤에 출발이야

여주안

*정말 윤초이한텐 말 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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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난 말 안 했지만, 우리 누구 씨께서 벌써 말했을지도 모르지

여주안

*참고로 난 말 안 했다. 내 명예를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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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ㅋㅋ알았어, 끊을게

여주안

*그래, 도착하면 연락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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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

뚝_

전화를 끊은 윤기가 한숨을 내쉬더니, 초이의 전화번호를 쳤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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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걸지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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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뭘 걸지 마!!

갑작스레 들려오는 초이의 목소리에 당황하며 뒤를 도는 윤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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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네, 네가 여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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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왜긴 왜야, 애들한테 들었으니까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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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아니, 넌 도대체 왜 여주안한테만 오늘 출국한다고 말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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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안이 말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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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아니, 정호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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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이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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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나 보기 불편해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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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런 건 아니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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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나 할말 있어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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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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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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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우린 그냥 친구로 남는 게 최선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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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초이ㅇ_

초이가 검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윤기의 입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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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한국에서 미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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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서울-강릉도 결국 그 거리 때문에 헤어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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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근데..미국에 사는 너랑 어떻게 연애를 해

해탈한 웃음을 지은 초이가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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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난..너랑 그렇게 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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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안 그럴 자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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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그놈도 그랬어_ 자긴 여태껏 화내본 적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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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처음엔 다들 불태우잖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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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근데, 처음부터 그렇게 태워버리면 나중엔 태우고 싶어도 태울 게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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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넌 아메리칸 마인드라 어떨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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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난 너랑 헤어지게 된다면, 죽어도 네 얼굴 못 볼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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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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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힘들겠지, 시차 장벽을 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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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곧 탑승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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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20분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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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다음에 한국 올 때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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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그땐, 오늘 일 싹 다 잊고 예전처럼 친구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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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네가 원한다면_

초이는 씁쓸한 표정으로 윤기를 바라보다 뒤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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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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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이말은 네 얼굴 보곤 못 하겠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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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 도착하면 연락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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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이

그러시던지_

그렇게 두 사람은, 정반대로 놓여진 입구와 탑승장을 향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