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할래요?[연중]
Episode. 같이 먹는 밥


우리, 가족 할래요?_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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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여주
" 밥 먹어야죠? 어떤 음식 좋아해요? "


김석진
" 글쎄..이렇다 할 게 없네 맨날 사료만 먹었어서 "


채여주
" 아... 그럼 간단하게 김치찌개 끓여줄게요! "

짐작은 했지만 반은 사람인데 사료만 먹게 했다니 어이가 없어졌다 속으로 불법 실험실을 욕하며 냉장고에 있던 김치를 꺼내 손질을 시작했다

원장님이 담가서 보내주신 김치라 맛있겠다 흠흠~🎶

콧노래를 부르며 김치를 다듬는데 누군가 뒤에서 끌어안는 손길이 느껴져 숨을 헙- 하고 들이마셨다


전정국
" 흐헿 누나 맛있는 거 만들어여? "


채여주
" 아 정국이었구나 응~ 김치찌개 만들어 "

북적북적-

늘 조용하기만 했던 집이 처음 온기로 가득 찼다 늘 바라기만 했던 일들이 기적처럼 현실이 된 지금이 꿈인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며 요리를 서둘렀다


김석진
" 같이하자 나 요리할 줄 알아 이거 썰면 되는 거지? "


채여주
" 어?..와 칼질 엄청 잘하네요! "

갑자기 옆에 다가온 석진 씨..아니 석진 오빠가 큼 앞에 둔 참치 캔을 따서 놔주더니 막 썰려던 두부와 파를 가져다 썰어주는데 와 사료만 먹었다던 말에 의심이 들 만큼 칼질을 잘하는 것이 아닌가


요리하는 남자 요섹남 어쩌고 하던데 칼질하는 석진 씨를 보고 요섹남의 뜻을 바로 이해하게 됐다


김석진
" 음? 왜 그렇게 봐? "


채여주
" 아 아니에요! ㅎㅎ 이제 슬슬 끓겠다 "

너무 쳐다봤나 괜히 부끄럽네..///

챙- 끽끽- 냠냠-

숟가락이 부딪히는 소리, 한 냄비를 두고 숟가락 싸움 하는 소리, 웃는 소리 모든 소리가 눈에 담긴 풍경이 너무 정겨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처음으로 남들과 똑같은 식탁에 앉아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김석진
" 왜 안 먹어? "


전정국
" 우물우물) 그러게여 벌써 배불러여 누나? "


채여주
" 아니 그냥...좋아서요. "

젓가락으로 달걀말이를 집어 정국이의 밥에 놓아주었다 그러자 정국이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달걀말이를 입에 쏙 넣고 씹기 시작했다


김석진
" ...나도.. "


채여주
" 네? 뭐라고 했어요 석진오빠? "


김석진
" 아니야 아무것도, 너도 얼른 먹어 "

하얀 쌀밥 위에 달걀말이 한 점이 올라왔다 그게 왜 그렇게 기분이 이상하던지 울컥한 마음으로 달걀말이를 씹었다 그러자 앞에서 밥을 먹던 윤기 씨가 말없이 물이 담긴 컵을 밀어주었다


채여주
" 고마워요 "


민윤기
" 됐어 체할 거 같아서 주는 거야 "


정호석
" 형 말 좀 이쁘게 해요 "


박지민
" 맞아 형은 너무 츤츤거려서 문제예요~!! "


민윤기
" 츤츤은 개뿔 밥이나 먹어라 박지민. "

북적거리는 식탁이 이렇게 따뜻한 거구나

윤기 씨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는 거 같아서 내심 기뻤다 그렇게 처음으로 따뜻하고 배부르게 밥을 먹었다


채여주
" 아 배부르다- "


김석진
" 맛있게 먹었나 보네 "


채여주
" 네! "

밥을 다 먹고 다들 거실에 모여 앉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혼자였던 거실이 꽉 찬 느낌에 마냥 좋아서 배시시 웃으며 거실을 둘러 봤다

내 옆에 앉아있는 석진 오빠, 소파에 몸을 말고 누워있는 강아지로 변한 윤기 씨, 투닥거리는 지민이와 태형이 그리고

폴짝-)


멍멍-!!

내 품에 안겨들어 몸을 말고 누운 정국이까지.

정국이를 쓰담으며 석진오빠와 마저 담소를 나눴다


채여주
" 정국이가 제가 좋은가 봐요 "


김석진
" 정국인 거...알아 봐? "


채여주
" 그럼요~ 왜요? "

단번에 품에 안긴 강아지가 정국이인 걸 알아보자 석진 오빠가 놀란 눈치로 물어왔다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김석진
" 그냥 신기해서. 우리 맨날 보던 연구원들도 누가 누군지 구분 못했거든. "


채여주
" 아.. 난 그냥 알겠던데..어떻게 구분을 못하지?흠.. "


김석진
" 같은 종이잖아 비글ㅋㅋ "

참 이상하지 나는 누가 누군지 그냥 알 수 있었다 진짜 생각해 보니 다 같은 비글 반인반수인데 강아지일 때도 알아 보는 게 나도 참 신기했다

석진 오빠가 좀 감동이라는 듯 바라봤다 왠지 부끄러워져 정국이에게 시선을 돌리자 어느새 곤히 낮잠에 든 모습이 보였다 편안해 보여서 다행이다


채여주
" 다행이에요 "


김석진
" 뭐가? "


채여주
" 다들 조금은 편안해 보여서요(싱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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