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할래요?[연중]
Episode. 괜찮아, 지켜줄게


우리, 가족 할래요?_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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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스펙터클한 장 보기가 끝나고 물건들을 정리한 후 점심 준비를 시작했다

싹둑- 싹둑- 쏴아아-


김석진
" 이거 다듬으면 되는 거지? "


채여주
" 앗 네! "

투닥투닥- 시끌시끌-

여느 집과 다르지 않은 일상의 풍경이 우리에게 찾아왔다 가끔은 이 평화가 너무 어색해서 꿈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주도 아이들도 모처럼의 평화가 참,

행복했다


채여주
" 어? 윤기 씨도 요리할 줄 알아요? "


민윤기
" 큼 뭐 조금. "


김석진
" 윤기 요리 잘해 윤기랑 내가 애들 끼니 다 챙겼을 정도니까 말 다 했지 뭐 "


채여주
" 와... "

소리 소문 없이 어느새 다가와 국에 들어갈 파를 어슷 썰고 있던 윤기를 보고 여주가 묻자 석진이 대답하고 윤기는 쑥스럽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파만 썰었다

점차 조금씩 더 마음을 열어주는 윤기에게 여주는 많이 고마웠다 마음을 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여주에게 있어 윤기의 마음을 두드리는 일은 유독 조심스러웠다

딩동-! 딩동-!


채여주
" 응? 누구지? "


김석진
" 올 사람 있어? "


채여주
" 음 없을 텐데..택배도 시킨 거 없고.. "


민윤기
" 그럼 잡상인이네. "


채여주
" 그런가 봐요. "


김석진
" 내가 가서 보내고 올게. "


채여주
" 응 알겠어요 "

그렇게 따뜻했던 평화를 뚫고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딱히 올 사람이 없었기에 잡상인이다 싶어 석진이 나가보겠다며 다듬던 채소를 내려놓고 거실로 향했다

틱-


김석진
" 누ㄱ... "

인터폰 화면을 확인한 석진이 현관 앞에 종이 뭉치를 들고 사람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익숙한 중년 남성 둘의 모습에 말을 잇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덜덜 떨기 시작했다

올 것이 왔구나.

딩동-! 딩동-!

또 한 번 초인종이 울렸다


채여주
" 오빠? 안 열고 뭐..오빠 왜 그래요?! "

문 소리가 들리지 않아 살펴보러 거실로 나온 여주가 인터폰 화면을 응시한 채 떨고만 있는 석진의 모습에 한달음에 달려가 석진을 살폈다


민윤기
" 대체 뭔ㄷ..시발. "


박지민
" 형! 말 이쁘게 좀 하ㄹ... "


정호석
" 왜 거기 모여있... "


김남준
" .......... "


김태형
" 아..아니 저 인간들이 왜.. "


전정국
" ...우리 다시 잡혀가여? "

일제히 얼굴이 굳던 석진 오빠와 급격히 어두워진 윤기 씨와 아무것도 못하고 잘게 떨고만 있는 아이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시 잡혀가냐는 정국의 물음에 알 수 있었다

저 중년 남성들이 오빠와 아이들이 도망쳐 나온 불법 연구소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채여주
" 내가 나갈게요. "


김석진
" 안돼!!..절대 안 돼.. "


꼬옥-



채여주
" 오빠, 나 이래 봬도 꽤 강해요 "

내가 지켜줄게요 아무 걱정 말아요

덜컥-


연구원
" 아 저 실례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누굴 좀 찾고 있는데 이 근처에서 봤다는 제보를 받아서요, "


채여주
" 아 네, 그런데요? "



연구원_2
" 혹시 이렇게 생긴 사람들 보신 적 있으신가요? "

남자가 내민 들고 있던 종이엔 석진 오빠와 아이들의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언제 찍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채여주
" 아뇨, 없는데요 "


연구원
" 정말 보신 적 없으신가요? "


채여주
" 네 없어요 외모도 외모지만 이 정도 피지컬을 가진 사람들을 봤다면 제가 기억했겠죠 "


연구원_2
" ..강아지를 키우시나 봐요? "


채여주
" 네? 아 네..이번에 자취하면서 한 마리 입양했어요 "

순순히 가나 싶었는데 저번에 애들이 담겨있던 박스를 귀신같이 발견한 남자들이 물어왔다 박스 형태나 안에 남은 오줌 자국은 누가 봐도 박스에 강아지가 있었음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었다

하...진짜 채여주 안 치우고 뭐했니..


연구원
" 그럼 저흰 이만 가보겠습니다 "


연구원_2
" 혹시라도 이 사람들을 보시거든 연락주세요 "

하...다행이다.

남자들이 들어가고 긴장이 풀려 잠시 휘청였다 그것도 잠시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몰려왔다 이게 끝이 아닐 것만 같은 불안함은 왜 빗나가질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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