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귈래? 아니, 사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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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답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기다리던 성우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록 답은 오지 않았다


옹성우
으으....

예원이에게 답이 오지 않자 계속 초조하기만 하는데

기다림에 지친 성우는 예원이의 답장을 포기한 후 TV를 크게 틀어 놓았다

그제서야 조용했던 집안이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옹성우
후....

TV 채널을 돌리며 자신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성우

그렇게 2시가 넘어가고

2시 40분에 가까워져 오는 시간

카톡-

카톡이 왔다는 소리가 울리자마자 성우는 보던 TV 프로그램 시청을 포기하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예원이 성우에게 보낸 것은 성우가 예원이에게 보냈던 것과 같은 음성메시지였다


옹성우
.....

성우는 긴장되는 듯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TV를 끄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성우가 재생 버튼을 누르자 예원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예원
◈옹성우...


김예원
◈너의 말은 잘 들었어....


김예원
◈너의 뜻이 무엇인지 다 알지만...


김예원
◈내 대답은 아니야....


김예원
◈난 너랑 사귈 용기가 없어...


김예원
◈이ㄹ...

성우는 예원이가 보낸 음성메시지를 듣다 뒤로가기 버튼을 눌렀다

끊어져 버린 예원이의 말


옹성우
하아...

성우는 자신의 휴대폰을 소파에 던져 놓고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이건 누가 들어도 명백한 거절이었다

자신의 대답은 아니라는 말,

사귈 용기가 없다는 말,

사귀자고 고백한 자신의 말에 대한 답이었다

'미안해 너랑 못 사귈 것 같아'

직접적으로 내뱉지 못하고 간접적으로 내뱉은 거절의 표시였다

성우는 멍한 표정으로 자신 옆에 있는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예원이의 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되지 않을까....

성우는 다시 휴대폰을 들어 예원이의 채팅방으로 들어갔다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르기 두려웠다

성우가 시간이 지난 후에 재생 버튼을 누른다고 해도

바뀌는 건 없으니까

성우는 다시 한번 재생 버튼을 눌렀다


김예원
◈옹성우...


김예원
◈너의 말은 잘 들었어....


김예원
◈너의 뜻이 무엇인지 다 알지만...


김예원
◈내 대답은 아니야....


김예원
◈난 너랑 사귈 용기가 없어...


김예원
◈이런 말 자꾸 해서 미안하지만...


김예원
◈너가 자꾸만 신태한 같아서...


김예원
◈신태한이 아닌 줄 알면서도 신태한인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


김예원
◈너가 아무리 나에게 진심으로 잘해준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이 거짓으로 보일 것만 같아서....


김예원
◈너를 믿어야 하는데 믿을 수가 없을 것만 같아서.....


김예원
◈내가 너를 믿지 못함으로 인해...


김예원
◈너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아서....


김예원
◈그래서 더더욱 너의 고백에 긍정적인 대답을...


김예원
◈하지 못하겠어....


김예원
◈내가 너의 고백에 부정적인 대답을 하면서...


김예원
◈이미 너는 상처를 받겠지만....


김예원
◈너가 많이 아프겠지만....


김예원
◈이런 나를 이해해줄 수 있니..?


김예원
◈아니... 이해하지 않아도 돼.....


김예원
◈너가 나를 싫어하든, 미워하든 상관하지 않을게...


김예원
◈나에게 상처를 줘도 다 참을게....


김예원
◈내 트라우마로 인한 거절이기에....


김예원
◈이 트라우마는 누구를 탓할수도 없는 거잖아....


김예원
◈성우야, 이런 부탁 하는 거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김예원
◈우리 친한 친구로 지내자 나 너랑 어색해지는 거 싫어....


김예원
◈내가 이기적인 거 알지만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


김예원
◈많이 미안하고...


김예원
◈고마워, 성우야....

39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