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 신의 손

EP 12. 이 바닥이 다 그런거지 뭐

한바탕 진상 소동이 벌어진 후, 윤기는 정국을 응급실 구석으로 따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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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맞은덴 괜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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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괜찮아요. 감각이 없는것 같은것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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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안 괜찮다는거잖아. 이리와 약 바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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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제가 애도 아니고... 밴드 붙히면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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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쓰읍- 거부는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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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으...

연고가 닿은 볼이 쓰라렸는지, 눈을 움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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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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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아니요. 따가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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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조금만 참아. 손톱 오래도 길렀나봐 고양이가 할퀸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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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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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저 잘한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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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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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까처럼 대응한거..

순간의 화로 홧김에 내뱉은듯, 내심 신경쓰이긴 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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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됐어. 그 환자 그러는거 한두번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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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블랙리스트는 한번씩 잡아야 할 필요가 있어. 안그래도 환자 미어 터져서 베드도 모자랄판인데 찾아와서 태클을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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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도 환자는 환자잖아요. 우리도 사실상 따지고 보면 서비스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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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너때는 애들이 꼭 그런 고민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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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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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무리 질 나쁜 환자라도 조금 더 친절하게 대했을순 없었을까,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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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물론 나처럼 사람 안 가리는 노빠꾸는 다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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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자신을 잘 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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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런 고민 다 쓸모없어. 이 바닥이 다 그런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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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몇년만 여기서 굴러봐. 진상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고 환자만 보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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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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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서비스직이라도 우리가 왜 이 직업을 선택했고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작은 사명감이라도 있다면 그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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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우리의 본질은 사람을 살리는거지, 친절히 응대해주는게 목적인 A·I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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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럼 형한테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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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난 뭐 상관없어. 뺨을 갈기든 어딜 맞든간에 치료만 잘 끝내고 돌려보내면 우리 할 일은 끝이야. 환자는 환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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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형다운 대답이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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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갑자기 인생 조언 같은 얘기를 왜 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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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도 꼰대같다고 생각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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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런 생각 추호도 한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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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나저나 연고를 어디까지 바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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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

윤기의 손가락은 정국의 볼을 넘어 어느새 목까지 문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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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 이거 냄새 개쩌는 연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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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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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 야 잠만, 나한테서 좀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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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형!!!!!!!

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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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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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깜짝이야!!! 언제 왔어요??

태형은 뒤에서 달려들어 장난스레 팔로 정국의 목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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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방금. 블랙리스트랑 또 한바탕 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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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인턴때는 뒤에 숨어서 벌벌 떨더니 언제 이렇게 커가지곤 진상 퇴치를 다 하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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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 안 씻고 파스 붙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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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저 안 씻으면 죽는거 알면서 무슨 소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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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 알긴 아는데..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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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이씨~!!!! 너 파스를 얼마나 붙인거야!!

정국의 목덜미 냄새를 맡은 태형이 기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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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파스 아니고 연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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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아아악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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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진짜 형!!!!!!!!!

수간호사

민쌤-!! 좀 와보셔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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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네 가요~

수간호사

김쌤 전쌤 안 말리셔도 괜찮은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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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냅둬요. 저렇게 숨 쉴때도 있어야죠.

수간호사

혹시 그 진상이 컴플레인이라도 걸면 어떡하죠? 그럼 책임은 전쌤이 짊어지게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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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 큰 징계라도 받겠어요? 그런거 하루이틀도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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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저 봐요. 진상들이랑 몇년을 부대끼면서 쌍욕을 날리고 제압하고 별 짓을 다했는데 멀쩡하잖아요.

수간호사

..그런걸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사람은 이 병원에서 민쌤 밖에 없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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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 어때요. 틀린 말 한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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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럼 전 환자 보러 갑니다~ 4번 베드 맞죠?

수간호사

네. 어린이 고열 환자인데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조금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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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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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떨어져 이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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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형 인중에 묻혀 버릴거예요!!!!! 일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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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아아악 사람 살려!!!!!!

아직까지도 티격태격 싸우고 있는 정국과 태형.

환자

"엄마.. 저 선생님들 왜 싸워..?"

보호자

"지.. 지나가자."

아이의 호기심을 산 두 사람이었다.